[전남일보]민주, 양문석 공천 유지 가닥…수도권 민심 악화 우려
후보 등록 시작…번복 어려워
'추가 막말' 나올지 노심초사
이 “서울시, 총선 승리에 중요”
입력 : 2024. 03. 20(수) 18:13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예비후보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후보자 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더불어민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 논란이 일고 있는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의 공천을 유지하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당내에서 수도권 민심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민주당 등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안산갑 공천과 관련한 최고위원회의 소집 계획이 없는 상태다.

이재명 대표는 공천을 철회할 정도는 아니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고, 후보 등록이 21일 시작되는 것을 고려하면 공천 철회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높다.

김부겸 상임선대위원장이 양 후보 발언들이 “도를 넘었다”며 당 지도부에 재검증을 요청한 정도다.

정치권에선 이번 사안이 단순히 막말 논란을 넘어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간 당내 역학구도를 둘러싼 기싸움 성격으로 보고 있다. 친명계 지도부가 공천 철회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지난 15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양 후보에 대해, “정치인이 정치인에 대해 말하는 게 무슨 문제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최고위는 경기 안산갑 공천을 의결했다.

이 대표는 18일 마포구 유세 현장에서는 “발언이 지나쳤지만 책임은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며 국민 판단의 문제로 돌렸다.

‘목발 경품’ 발언으로 공천이 취소된 정봉주 전 의원과는 달리, 양 후보는 정치인에 대한 비판을 한 것이어서 같은 사안으로 보기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양 후보의 막말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당 소속 의원들에게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을 뜻하는 은어), 바퀴벌레라며 인격을 훼손하는 말을 반복적으로 해왔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지지하는 정당이 다른 국민을 ‘2찍’이라고 폄훼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해 “악취 섞인 발언 질식할 것 같다” 등의 또 다른 비하 발언도 나와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내에선 수도권 총선 후보들을 중심으로 앞으로 어떤 막말이 더 나올지 몰라 노심초사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들이 추가로 나올 경우 중도층, 특히 수도권의 민심 이반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김부겸 위원장도 양 후보의 공천 문제가 전체 선거에 미칠 영향이 분명히 있다고 보고 공천 재고를 촉구했다.

한 후보는 “총선이 20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불리한 여론이 만들어져선 안된다”며 “양 후보 막말이 추가로 나올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민주당 서울시당 선대위 출범식에서 “4월10일은 역사적 퇴행을 막고 다시 이 나라가 희망과 비전을 찾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총선 승리에 “서울시가 정말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당선대위는 결의문을 통해 “경제위기와 민생 경제를 극복하고 공정·상식·정의라는 가치를 되찾겠다”며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고 총선에서 승리해 대한민국과 서울의 미래를 열겠다”고 말했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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