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불통' 이미지 극복…이, 범야권 리더 자리매김
●尹-李, 영수회담 의미와 과제
첫 만남 의의…소통 필요성 공감대
이, 국정운영 한 축…정치자산 확보
민주 “기대 컸지만 변화 찾지 못해”
입력 : 2024. 04. 29(월) 18:37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첫 영수회담이 진행된 29일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시민들이 TV를 통해 영수회담을 시청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29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영수회담은 윤석열 정부 출범 2년 만에 처음으로 마주 앉았다는데 의미가 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앞으로도 종종 만나겠다고 합의한 만큼, 향후 야당과의 소통과 협치의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평가다.

다만 양측이 구체적인 합의는 물론 추후 만남이나 정례화가 논의되지 않았고, 회담 이후에도 정국이 크게 달라질 게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 입장에선 이번 영수회담을 통해 이미지 변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독선과 오만, 불통의 이미지를 극복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됐다는 것이다.

정부 출범 이후 갈등을 거듭하던 거대 야당과의 관계가 이날 회동을 계기로 대화와 타협의 정치로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협치의 필요성을 느끼고 야당과 소통했다는 것만으로도 국정 운영을 쇄신한다는 태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관측이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이 대표 입장에선 윤 대통령과 단독으로 만나면서 국정 운영의 한 축이라는 야권의 지도자 이미지를 구축하는 한편, 자신의 사법 리스크도 완화시킨 기회가 됐다는 평가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192석의 범야권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정치적 자산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이날 회담 모두 발언에서 작심하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윤 대통령에게 국정 기조 전환을 요구하면서 해병대 채상병 사건 외압의혹 특검법, 이태원 참사 특별법 수용은 물론,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대한 유감표명도 촉구했다.

의제에서 빠질 것으로 예상됐던 김건희 여사 특검과 관련해서도, “이번 기회에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면 좋겠다”며 에둘러 요구했다.

사실상 야당 대표로서 제기할 수 있는 대부분의 현안을 영수회담 의제로 선제적으로 올렸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이날 회담에 대해 “(윤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이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며 “크게 기대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회담에 배석한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는 이번 총선에 나타난 민의는 윤 정권의 일방 독주에 대한 심판이라고 말씀드렸다. 회담에서는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다만 박 수석대변인은 “소통 필요성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했다”며 “앞으로 소통은 이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이번 회담에 대해 “‘답답하고 아쉬웠다.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두어야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박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
국회 최신뉴스더보기

기사 목록

전남일보 PC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