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2.50% 유지…집값·대출 안정 우선
집값 상승세에 인하 보류
미국 금리차·추경도 변수
8월 이후 추가 인하 가능성
입력 : 2025. 07. 10(목) 12:19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0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하며 하반기 첫 통화정책회의에서 부동산 및 가계부채 안정에 무게를 실었다. 집값 급등과 대출 증가세를 고려해 추가 인하보다는 현 수준 유지를 선택한 것이다.

이번 결정은 지난 5월 기준금리를 인하한 뒤 시장이 과도하게 낙관적인 기대를 형성하면서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가계대출이 급증한 상황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서울 아파트 가격은 6월 넷째 주 기준 전주 대비 0.43% 올라, 약 7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주택담보대출 한도 제한 등 고강도 규제를 병행했다.

가계대출도 같은 기간 은행권에서 6조2000억원, 전체 금융권에서 6조5000억원이나 늘어나며 금융시장의 불안을 키웠다. 한국은행은 “주택가격과 가계부채의 상승 폭이 확대되고 있다”며 “최근 발표된 대책의 효과를 지켜보기 위해 금리 동결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동시에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2.0%포인트)로 인한 자금 유출 우려, 이달 말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추경의 경기 부양 효과 등도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친 요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금통위가 일시적으로 속도를 조절했지만, 경기가 여전히 위축 상태라는 점에서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내수 부진과 미국발 무역 충격이 더해지면서 추가적인 완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앞서 “자산시장 과열을 초래하지 않는 선에서 신중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금통위 역시 이날 의결문에서 “성장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되, 인하 시기는 정책 환경과 금융상황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빠르면 8월, 늦어도 10월 중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추가 인하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기 침체와 금융안정이라는 두 축 사이에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조율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주목된다.
노병하 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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