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정신”…영남 이재민에 전달된 ‘광주 주먹밥’
서구-양동장금이 500인분 나눠
오월정신으로 영호남 연대 위해
“빠른 산불피해 극복을” 입 모아
지역소재 업체 구호물품 기부도
“전국적 도움 절실…위로됐으면”
오월정신으로 영호남 연대 위해
“빠른 산불피해 극복을” 입 모아
지역소재 업체 구호물품 기부도
“전국적 도움 절실…위로됐으면”
입력 : 2025. 03. 31(월) 18:49

양동전통시장 상인들로 구성된 ‘양동 장금이’와 김이강 광주 서구청장이 31일 오전 광주 서구청 주차장에서 ‘광주 주먹밥’을 만들고 있다. 윤준명 기자
“어려움을 함께 나누자는 광주시민들의 마음이 전해져 영남 지역 이재민들이 위안을 얻고, 다시 힘냈으면 좋겠어요.”
31일 오전 광주 서구청 일대는 이른 시간부터 빨간 두건과 앞치마를 두른 봉사자들의 분주한 움직임으로 활기를 띠었다. 아직 쌀쌀한 3월의 아침 공기 속에서도 봉사자들은 김이 나는 갓 지은 밥과 준비한 재료를 정성스럽게 버무려 주먹밥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마에는 금세 굵은 땀방울이 맺혔고, 구호 차량의 출발 시간이 다가오면서 이들의 손놀림은 한층 더 바빠졌다.
사상 최악의 화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영남 지역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광주 서구 주민들이 온정의 손길을 내밀었다. 주민들은 ‘오월 정신’을 담아 정성껏 만든 주먹밥과 십시일반 마련한 구호물품을 나누며, 국가적 재난 극복을 위한 연대와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이날 양동전통시장 상인들로 구성된 ‘양동 장금이’와 김이강 서구청장을 비롯한 서구 공직자들은 최근 잇따른 산불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경북 영덕에 보낼 주먹밥 500인분을 준비했다.
이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장 상인들과 양동 주민들이 시민군에게 주먹밥을 나누며 서로의 고통을 나누고 대동정신을 실현했던 것과 같이, 지역을 넘어서 영호남이 연대해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자는 취지다.
상인들은 수십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능숙한 손놀림으로써 주먹밥을 빠르게 만들어갔고, 탁자에는 순식간에 주먹밥이 가득히 쌓였다. 직원들도 주먹밥을 포장용기에 담아 신속하게 구호 차량으로 옮기는 등 각자 맡은 역할에 집중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당초 계획했던 500인분은 1시간도 채 되지 않는 시간 안에 포장까지 모두 마무리됐다. 재료를 넉넉히 준비한 덕에 남은 주먹밥은 함께 고생한 직원들에게 나눠졌고, 이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허기를 달랬다.
상인들과 직원들은 ‘광주 주먹밥’을 실은 구호 차량이 멀리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며 연신 손을 흔들었다. 상인들은 영남 지역 이재민들이 하루 빨리 일상을 되찾았으면 좋겠다는 염원을 내비치기도 했다.
전현민(44)씨는 “대형 재난이 영남 지역민들의 가족과 집을 앗아가는 모습을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다”며 “‘오월 정신’이 담긴 주먹밥이 이재민들이 다시 일어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정미경(59)씨도 “산불 피해 지역 이웃들의 삶의 터전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에 너무도 가슴 아팠다”며 “중학교 2학년이던 5·18민주화운동 당시에도 주먹밥을 나누며 서로를 위로했던 기억이 난다. 힘든 순간일수록 따뜻한 밥 한 끼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기에, 작은 정성을 보태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날 구호 차량에는 주먹밥과 함께 생수와 컵라면, 생필품 등 다양한 구호 물품도 가득 실렸다. 물마루·와이마트·신세계이마트·다르다김밥 등 서구 소재 업체들은 자발적으로 구호 물품을 기부하며 온정의 손길을 더했다.
뿐만 아니라 서구는 이재민들의 생활 편의를 돕기 위해 세탁차량을 지원하는 동시에 전 직원 대상으로 ‘산불 피해 지역 돕기 성금’을 모으고 있다. 또한, 고액 기부자 클럽인 서구아너스에서도 특별 성금을 모아 전달할 예정이다.
김이강 서구청장은 “대규모 산불로 많은 분들이 희생되고, 수많은 이재민이 고통을 겪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전국적 도움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서구민들의 따뜻한 나눔과 연대가 이재민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고, 다시 일어설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 지역 5개 자치구는 각자 영남 지역 산불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해 구호 성금을 모금하거나 구호 물품을 전달하는 등 연대의 뜻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광주구청장협의회도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에 1000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
31일 오전 광주 서구청 일대는 이른 시간부터 빨간 두건과 앞치마를 두른 봉사자들의 분주한 움직임으로 활기를 띠었다. 아직 쌀쌀한 3월의 아침 공기 속에서도 봉사자들은 김이 나는 갓 지은 밥과 준비한 재료를 정성스럽게 버무려 주먹밥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마에는 금세 굵은 땀방울이 맺혔고, 구호 차량의 출발 시간이 다가오면서 이들의 손놀림은 한층 더 바빠졌다.
사상 최악의 화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영남 지역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광주 서구 주민들이 온정의 손길을 내밀었다. 주민들은 ‘오월 정신’을 담아 정성껏 만든 주먹밥과 십시일반 마련한 구호물품을 나누며, 국가적 재난 극복을 위한 연대와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이날 양동전통시장 상인들로 구성된 ‘양동 장금이’와 김이강 서구청장을 비롯한 서구 공직자들은 최근 잇따른 산불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경북 영덕에 보낼 주먹밥 500인분을 준비했다.
이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장 상인들과 양동 주민들이 시민군에게 주먹밥을 나누며 서로의 고통을 나누고 대동정신을 실현했던 것과 같이, 지역을 넘어서 영호남이 연대해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자는 취지다.
상인들은 수십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능숙한 손놀림으로써 주먹밥을 빠르게 만들어갔고, 탁자에는 순식간에 주먹밥이 가득히 쌓였다. 직원들도 주먹밥을 포장용기에 담아 신속하게 구호 차량으로 옮기는 등 각자 맡은 역할에 집중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당초 계획했던 500인분은 1시간도 채 되지 않는 시간 안에 포장까지 모두 마무리됐다. 재료를 넉넉히 준비한 덕에 남은 주먹밥은 함께 고생한 직원들에게 나눠졌고, 이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허기를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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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전통시장 상인들로 구성된 ‘양동 장금이’와 김이강 광주 서구청장을 비롯한 공직자들이 31일 오전 광주 서구청 주차장에서 구호차량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윤준명 기자 |
전현민(44)씨는 “대형 재난이 영남 지역민들의 가족과 집을 앗아가는 모습을 보며 속상하고 안타까웠다”며 “‘오월 정신’이 담긴 주먹밥이 이재민들이 다시 일어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정미경(59)씨도 “산불 피해 지역 이웃들의 삶의 터전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에 너무도 가슴 아팠다”며 “중학교 2학년이던 5·18민주화운동 당시에도 주먹밥을 나누며 서로를 위로했던 기억이 난다. 힘든 순간일수록 따뜻한 밥 한 끼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기에, 작은 정성을 보태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날 구호 차량에는 주먹밥과 함께 생수와 컵라면, 생필품 등 다양한 구호 물품도 가득 실렸다. 물마루·와이마트·신세계이마트·다르다김밥 등 서구 소재 업체들은 자발적으로 구호 물품을 기부하며 온정의 손길을 더했다.
뿐만 아니라 서구는 이재민들의 생활 편의를 돕기 위해 세탁차량을 지원하는 동시에 전 직원 대상으로 ‘산불 피해 지역 돕기 성금’을 모으고 있다. 또한, 고액 기부자 클럽인 서구아너스에서도 특별 성금을 모아 전달할 예정이다.
김이강 서구청장은 “대규모 산불로 많은 분들이 희생되고, 수많은 이재민이 고통을 겪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전국적 도움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서구민들의 따뜻한 나눔과 연대가 이재민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고, 다시 일어설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 지역 5개 자치구는 각자 영남 지역 산불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해 구호 성금을 모금하거나 구호 물품을 전달하는 등 연대의 뜻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광주구청장협의회도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에 1000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