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하나 사기도 힘들다"… 연말 서민들 '시름'
여름 폭염 여파 겨울까지 영향
딸기·감귤값 평년대비 40% 올라
원자재 상승에 가공식품도 인상
정부 “과일 생산·유통 관리 강화”
딸기·감귤값 평년대비 40% 올라
원자재 상승에 가공식품도 인상
정부 “과일 생산·유통 관리 강화”
입력 : 2024. 12. 22(일) 18:24
이상기후, 재배면적 감소 등의 원인으로 과일 및 가공식품의 가격이 줄인상되면서 서민들의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광주 서구의 한 마트에서 소비자가 물건을 고르고 있는 모습
지난 여름 기록적인 폭염 여파가 겨울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겨울철 인기 과일인 딸기와 감귤의 가격이 급등해 서민들의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기업들도 이상기후로 인한 카카오 등 국제 원료 가격 부담으로 가공식품 가격을 줄인상해 가정에서 간식으로 먹기 좋은 과일, 과자 하나 구매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광주지역 감귤(노지) M과 등급 10개 소매 가격은 4147원으로, 평년 가격인 2901원과 비교해 무려 42.95% 높았다. 평년은 5년간(금년 제외) 해당일에 대한 최곳값과 최솟값을 제외한 3년 평균값을 의미한다. 또 전월(4082원)과 비교하면 1.59%, 지난해(3853원)와 비교하면 7.63% 인상됐다. 12월 중순 4400원대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추세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딸기도 귀한 몸이 됐다. 지난 20일 기준 광주지역 딸기 상품 등급 100g 소매 가격은 3033원으로 지난해인 2230원과 비교해 36.01%, 평년과 비교하면 49.12% 올랐다. 500g짜리 딸기 한 팩을 집어 들면 1만5000원이 넘어가는 셈이다. 지난 20일 기준 광주지역 삼겹살 소매 가격이 100g당 2606원인 점을 감안하면 삼겹살 한 근 가격을 넘어서게 된다.
이처럼 겨울철 과일값이 급등한 것은 지난여름 유난히 길었던 폭염 여파 탓으로 추정된다. 딸기의 경우 고온으로 정식(아주심기) 시기가 늦춰지고 초기 생육이 지연되면서 출하량이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폭설까지 겹치면서 작황이 부진했다. 겨울철 인기 과일로 꼽혀 수요가 늘고 있지만 초기물량 부족 사태가 빚어지면서 딸기값이 오름세를 보인 것이다. 다만 이달 들어서는 작황이 회복되고 있다.
감귤은 여름철 폭염으로 인해 껍질이 벌어지고 터지는 ‘열과’ 피해가 컸다. 지난 10월에는 고온이 지속되고 강우가 잦아 병충해가 늘었으며, 열대야로 노랗게 착색되지 않는 감귤도 많아졌다. 재배면적이 매년 조금씩 줄어드는 탓도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노지 온주(감귤) 재배 면적은 지난해와 비교해 1.8% 감소했다. 농경연은 착색 부진과 부패율 증가 등으로 이달 노지 온주 출하량이 전년(12만4300톤) 대비 8.6%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이상기후로 제철 과일 가격이 치솟은 가운데 가공식품 가격도 줄인상 되고 있다. 코코아, 커피, 팜유 등 국제 원료 가격이 크게 상승한 데다가 원화 가치 하락, 환율 상승 영향으로 수입 가격이 더 오르면서 식품업계의 원가 부담이 커진 것이다.
오리온은 지난 1일부터 ‘초코송이’, ‘마켓오 브라우니’ 등 13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다. 가격 인상 대상은 카카오 등 가격이 급등한 원재료의 사용 비중이 높아 이익률이 급감한 제품이다. 해태제과도 ‘홈런볼’, ‘자유시간’ 등 10개 제품 가격을 평균 8.6% 올렸다. 앞서 동서식품은 지난달 15일 인스턴트 커피,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8.9% 인상했고 롯데웰푸드는 지난 6월 ‘가나초콜릿’ 등 17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2% 인상한 바 있다. 동아오츠카는 내년 1월 1일부터 ‘포카리스웨트’ 등 자사 음료 제품 가격을 평균 6.3% 인상할 계획이다.
연말대목 식품 가격 인상으로 가계 부담이 가중된 소비자들의 시름은 갈수록 깊어질 전망이다.
이날 마트에서 만난 주부 임모(61)씨는 “연말에는 가족끼리 모여 식사를 할 일이 많은데, 아이들이 먹을 만한 과일 가격이 1만원을 우습게 넘어가니 장바구니 부담이 매우 크다”며 “최대한 지출을 아끼기 위해 노점을 이용하거나 할인 행사 등을 알아보고 있다. 향후 물가가 안정될 거라는 확신이 없는 데다가 쓸 수 있는 돈은 한정돼 있으니 막막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한편 녹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는 생육관리협의체를 중심으로 과수산업에 대한 생산·유통 관리를 지속 강화해 과일의 안정적인 공급에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감귤은 제주도에서 착색도 기준을 완화하고 만감류의 무게 기준을 제외하도록 조례를 개정해 시중 유통 물량을 늘릴 수 있도록 했다. 대형마트 할인 행사 추진 등을 통해 소비자 부담 경감을 위해 노력 중이다. 딸기는 12월 들어 작황이 회복되면서 점차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딸기 소비도 늘어나고 있어 평년보다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가공식품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업계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식품업계는 수입선 다변화, 기술 개발 등을 통해 원가 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정부도 주요 원료 할당관세 운영, 원료 구입 자금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할 경우에도 소비자 부담이 크게 늘지 않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가격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광주지역 감귤(노지) M과 등급 10개 소매 가격은 4147원으로, 평년 가격인 2901원과 비교해 무려 42.95% 높았다. 평년은 5년간(금년 제외) 해당일에 대한 최곳값과 최솟값을 제외한 3년 평균값을 의미한다. 또 전월(4082원)과 비교하면 1.59%, 지난해(3853원)와 비교하면 7.63% 인상됐다. 12월 중순 4400원대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추세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딸기도 귀한 몸이 됐다. 지난 20일 기준 광주지역 딸기 상품 등급 100g 소매 가격은 3033원으로 지난해인 2230원과 비교해 36.01%, 평년과 비교하면 49.12% 올랐다. 500g짜리 딸기 한 팩을 집어 들면 1만5000원이 넘어가는 셈이다. 지난 20일 기준 광주지역 삼겹살 소매 가격이 100g당 2606원인 점을 감안하면 삼겹살 한 근 가격을 넘어서게 된다.
이처럼 겨울철 과일값이 급등한 것은 지난여름 유난히 길었던 폭염 여파 탓으로 추정된다. 딸기의 경우 고온으로 정식(아주심기) 시기가 늦춰지고 초기 생육이 지연되면서 출하량이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폭설까지 겹치면서 작황이 부진했다. 겨울철 인기 과일로 꼽혀 수요가 늘고 있지만 초기물량 부족 사태가 빚어지면서 딸기값이 오름세를 보인 것이다. 다만 이달 들어서는 작황이 회복되고 있다.
감귤은 여름철 폭염으로 인해 껍질이 벌어지고 터지는 ‘열과’ 피해가 컸다. 지난 10월에는 고온이 지속되고 강우가 잦아 병충해가 늘었으며, 열대야로 노랗게 착색되지 않는 감귤도 많아졌다. 재배면적이 매년 조금씩 줄어드는 탓도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노지 온주(감귤) 재배 면적은 지난해와 비교해 1.8% 감소했다. 농경연은 착색 부진과 부패율 증가 등으로 이달 노지 온주 출하량이 전년(12만4300톤) 대비 8.6%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이상기후로 제철 과일 가격이 치솟은 가운데 가공식품 가격도 줄인상 되고 있다. 코코아, 커피, 팜유 등 국제 원료 가격이 크게 상승한 데다가 원화 가치 하락, 환율 상승 영향으로 수입 가격이 더 오르면서 식품업계의 원가 부담이 커진 것이다.
오리온은 지난 1일부터 ‘초코송이’, ‘마켓오 브라우니’ 등 13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다. 가격 인상 대상은 카카오 등 가격이 급등한 원재료의 사용 비중이 높아 이익률이 급감한 제품이다. 해태제과도 ‘홈런볼’, ‘자유시간’ 등 10개 제품 가격을 평균 8.6% 올렸다. 앞서 동서식품은 지난달 15일 인스턴트 커피,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8.9% 인상했고 롯데웰푸드는 지난 6월 ‘가나초콜릿’ 등 17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2% 인상한 바 있다. 동아오츠카는 내년 1월 1일부터 ‘포카리스웨트’ 등 자사 음료 제품 가격을 평균 6.3% 인상할 계획이다.
연말대목 식품 가격 인상으로 가계 부담이 가중된 소비자들의 시름은 갈수록 깊어질 전망이다.
이날 마트에서 만난 주부 임모(61)씨는 “연말에는 가족끼리 모여 식사를 할 일이 많은데, 아이들이 먹을 만한 과일 가격이 1만원을 우습게 넘어가니 장바구니 부담이 매우 크다”며 “최대한 지출을 아끼기 위해 노점을 이용하거나 할인 행사 등을 알아보고 있다. 향후 물가가 안정될 거라는 확신이 없는 데다가 쓸 수 있는 돈은 한정돼 있으니 막막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한편 녹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는 생육관리협의체를 중심으로 과수산업에 대한 생산·유통 관리를 지속 강화해 과일의 안정적인 공급에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감귤은 제주도에서 착색도 기준을 완화하고 만감류의 무게 기준을 제외하도록 조례를 개정해 시중 유통 물량을 늘릴 수 있도록 했다. 대형마트 할인 행사 추진 등을 통해 소비자 부담 경감을 위해 노력 중이다. 딸기는 12월 들어 작황이 회복되면서 점차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딸기 소비도 늘어나고 있어 평년보다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가공식품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업계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식품업계는 수입선 다변화, 기술 개발 등을 통해 원가 절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정부도 주요 원료 할당관세 운영, 원료 구입 자금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할 경우에도 소비자 부담이 크게 늘지 않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가격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