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대선 승리 우크라에 악재? 오히려 불확실성이 나을 수도"
입력 : 2024. 11. 15(금) 14:54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접근 방식은 성공을 보장하지 않았죠. 대신 동유럽에 서서히 출혈만 만들어냈을 수도 있어요. 그러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예측 불가능성에 희망이 있을 수 있죠.”

독일 민간재단 메르카토어에서 선임연구원을 지낸 스와보미르 시에라코프스키는 14일(현지시각) 키이우인디펜던트에 기고해 미국 국민이 트럼프 당선인을 새 백악관 주인으로 선택한 상황을 놓고 이같이 평가했다.

시에라코프스키는 “바이든 행정부는 이 문제(우크라이나 전쟁)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같은 정책을 계속한다고 해서 우크라이나가 완전히 승리할 수는 없다”면서 “앞으로 비대하고 온 마음을 다 빼앗을 정도의 자존심을 가진 사람이 그냥 우크라이나를 넘길 것이라고 상상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협상의 타결 가능성을 낮게 본 그는 “그는 무엇을 얻겠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아무것도 제공할 것이 없는 데다 트럼프 당선인이 몹시 싫어하는 사람(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하급자가 됐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미국의 대외 정책 중점이 중국을 겨냥해 아시아·태평양으로 움직이는 점을 인정하고 유럽 차원의 자강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시에라코프스키는 “광범위한 대서양 동반자관계 측면에서 미국은 조만간 유럽에서 이탈하는 방향 전환을 할 것”이라면서 “이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시대부터 계속됐다. 이제 유럽연합(EU)은 마침내 필요한 충격을 받을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오바마 행정부는 외교 전략으로 ‘피벗 투 아시아(pivot to Asia·아시아로 회귀)’를 설계·운영했던 바 있다.

그러면서 “무기·방위 산업에 투자하는 데 있어 영원히 시간을 끌 수는 없다. 한국이 감당할 수 있다면 독일과 EU 전체가 왜 못 하겠나”라며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 전쟁은 EU도 공통의 방위 정책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제 마침내 이 목표를 진지하게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동유럽과 비교해 서유럽 방위비 지출 규모가 적다는 점을 환기하며 그는 “위험이 불균등하게 분산돼 있다는 점을 공유할 때 (가장 큰 위협을 받는 동유럽이 아닌) 나머지 EU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은 공동방위예산 비용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인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위비 지출과 관련해 유럽 국가에 가진 회의론은 주로 독일과 프랑스를 겨냥하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 유권자가 다음 해 1월 백악관에 입성할 새 인물로 트럼프 당선인을 고르면서 유럽 안보 지형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팽배한 상황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과거 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안에 끝내겠다면서도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고립주의로 회귀를 공언해 왔다.

동맹을 철저히 손익 기반으로 평가하는 그는 재임 기간 나토를 비롯한 주요 동맹에 ‘무임승차론’을 주장, 방위비 인상 등 기여분 확대를 요구해 왔다. 나토 회원국 탈퇴를 거론한 전력도 있다.

특히 이번 대선 기간에는 나토 회원국의 지출이 충분하지 않으면 푸틴 대통령이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하도록’ 독려하겠다고 해 우려를 자아냈다.

일부는 우크라이나 지원 종료나 협상 종용을 통해 그가 유럽에 ‘불합리한 평화’를 강요할 것이라는 우려한다. 과거 트럼프 당선인은 전쟁을 하루 만에 끝내겠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예고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3년을 바라보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인물은 트럼프 당선인뿐이라는 전망을 바탕으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곧 우크라이나 평화특사를 임명해 러시아와 종전 협상을 위한 작업을 개시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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