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역 반이민 시위 확산 조짐
LA 통금 이후 소강 상태 유지
주방위군, ICE 단속 보조 투입
14일 ‘노 킹스’ 시위 예고돼
입력 : 2025. 06. 12(목) 08:31
지난 10일 밤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가 통행금지령이 내려진 도심 고속도로 일대를 지키는 모습. 로스앤젤레스 AFP=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위가 통금령 이후 진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ICE 단속 확대에 반발한 트럼프 반대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LA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이민자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가 11일(현지시간) 엿새째 이어졌다. 주요 시위 지역 내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진 후 시위 양상은 다소 진정된 상태다.

경찰은 밤사이 해산 명령에 불응하거나 통행금지령을 위반한 시위대를 다수 체포했다. 반면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여러 지역에서 단속을 강화하면서 시위는 곳곳에서 격화하고 있다.

캐런 배스 LA 시장은 시위가 집중된 다운타운 지역에 저녁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통금령을 발령했다. 그는 “어젯밤에는 약탈이나 기물파손이 없었다”며 “통금령이 효과를 봤다”고 평가했다.

경찰은 간밤 시위대 220여명을 체포했다. 이 중 203명은 해산 명령 불응, 17명은 통금위반 혐의였다. 총기 소지자 3명과 경찰관 폭행, 레이저 조준 등 혐의자도 포함됐다. 경찰관 2명이 부상을 입었다.

도심 상점들은 유리창을 보호하기 위해 나무 판자를 설치했고, 밤 사이 시내는 대체로 조용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동원한 캘리포니아 주방위군은 일부 병력을 ICE 단속에 투입했다. 주방위군이 ICE 작전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토안보부는 이들이 단속 현장을 보호한다고 밝혔다.

태스크포스 51의 스콧 셔먼 소장은 약 500명의 병력이 단속에 동행할 수 있도록 훈련 중이라며, 이들이 시위대 일부를 일시 억류한 뒤 경찰에 인계하는 방식으로 조력했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가 LA에 파견한 해병대 700명은 현재 비살상 무기 사용 등 훈련을 받고 있으며, 실제 현장 투입 여부는 미정이다.

ICE는 캘리포니아와 네브래스카의 농장과 공장에서 대규모 단속을 벌였고,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벤투라 카운티 의원들은 “단속 대상은 범죄자가 아니라 노동자들”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뉴욕, 시카고 등 주요 도시에서도 수백 명이 시위에 나섰고, 다수 체포됐다. 14일 트럼프 대통령 생일에 맞춰 ‘노 킹스’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열릴 예정이다.
노병하 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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