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양쪽 엔진서 발견된 깃털·혈흔 '가창오리'
입력 : 2025. 01. 25(토) 16:48
지난 4일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수색대원들이 엔진인양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여객기 양쪽 엔진에서 겨울 철새인 가창오리의 깃털과 혈흔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이날 오후 1시께 무안국제공항에서 유가족을 대상으로 사고조사 진행 현황과 향후 계획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사고기의 운항상황 및 외부영향, 기체·엔진 이상 유무 등을 파악하기 위해 비행자료기록장치(FDR),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 등의 블랙박스와 관제교신 기록 등 자료를 시간대별로 동기화하고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세부 분석과 검증에는 수개월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사고조사위 설명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9일 오전 8시54분43초 사고 여객기(7C2216편)는 무안공항 관제탑과 착륙 접근을 위해 최초 교신을 시도, 관제탑은 활주로 01로 착륙을 허가했다. 이어 8시57분50초 관제탑은 항공기에 조류 활동 주의 정보를 보냈으며 8시58분11초 조종사들이 ‘항공기 아래 방향에 조류가 있다’고 대화했다.

40여초 뒤인 8시58분50초에는 FDR과 CVR 기록이 동시에 중단됐으며 기록 당시 사고 항공기는 161노트의 속도로 고도 498피트를 비행 중이었다.

사고조사위가 CVR기록을 토대로 계산한 바에 의하면 기록 중단 직후인 오전 8시58분56초 사고기 복행 중 조종사는 관제탑에 조류 충돌(버드스트라이크)에 의한 비상선언(메이데이)를 실시했다. 당시 기상 상태는 바람이 110도 방향에서 2노트의 속도로 불고 있었으며, 시정(가시거리)는 9000m, 구름은 상공 4500피트에 조금 있는 정도였다. 온도는 2도, 해면기압은 1028hPa로 특별한 기상변화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랙박스 기록 중단 후 4분간 사고기는 활주로 좌측 상공으로 비행하다가 활주로 19로 착륙하기 위해 우측으로 선회 후 활주로에 접근,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은 상태로 동체 착륙했다. 이어 오전 9시2분57초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과 충돌했다.

사고조사위는 사고 항공기가 복행 중에 조류와 접촉한 장면도 공항 감시 카메라(CCTV) 영상을 통해 확인했다. 사고기 양쪽 엔진에서 발견한 깃털과 혈흔이 유전자 분석 결과 겨울 철새인 가창오리의 깃털과 혈흔임이 드러났다.

사고조사위는 “현재 발견된 시료로는 조류 개체수나 다른 종류의 조류 포함 여부를 알 수 없다”며 “엔진상태 확인 및 추가 시료 채취를 위해 엔진분해검사를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곽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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