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아타이거즈>법정 출석 ‘김&장’ 묵묵부답…KIA 선수단 “깊이 사죄”
혐의 관련 질문 끝까지 침묵만
선수단 29~30일 호주로 출국
진갑용 “같은 팀원으로 죄송해”
나성범 “팬 기분 성적으로 전환”
입력 : 2024. 01. 30(화) 15:42
김종국 전 KIA타이거즈 감독이 3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배임수재 혐의를 받는 KIA타이거즈 김종국 전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이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면서도 끝까지 침묵을 지켰다. 대신 진갑용 감독 대행(수석 코치)과 주장인 나성범 등 선수단은 호주 출국 전 고개를 숙였다.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0일 김 전 감독과 장 전 단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김 전 감독과 장 전 단장은 서울중앙지검 차량에 탑승한 채 7분여 간격으로 법원에 도착했다.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수사부는 지난 24일 배임수재 등 혐의로 김 전 감독과 장 전 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검찰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의뢰한 장 전 단장의 계약 협상 과정 금품 요구 의혹과 관련 압수수색 등 수사 과정에서 이들의 추가적인 혐의를 확인했다.

김 전 감독과 장 전 단장은 구단 후원 업체인 모 커피 브랜드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커피 브랜드는 지난 2022년 8월 KIA 구단과 후원 계약을 체결한 뒤 김 전 감독에 1억원대, 장 전 단장에 수천만원의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에 출석한 장 전 단장은 ‘후원 업체 뒷돈 받은 혐의 인정하나’, ‘받은 돈 감독과 나눠가진 사실 인정하나’, ‘박동원에게 돈 요구한 것 맞나’,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등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이어 도착한 김 전 감독 역시 ‘후원 업체 뒷돈 받은 혐의 인정하나’, ‘수사 사실 왜 구단에 알리지 않았나’, ‘팬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 등 질문에 일체 대답하지 않은 채 출입구를 통과했다.

KIA타이거즈 주장 나성범이 30일 오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인터뷰를 갖고 스프링 캠프에 대한 각오를 밝히고 있다. 한규빈 기자
반면 진 감독 대행과 주장인 나성범은 거듭 고개를 숙였다. 이미 팀을 떠난 김 전 감독과 장 전 단장의 불미스러운 사건과 관련해 애꿎은 선수단만 사태 수습에 나선 모양새다.

진 감독 대행은 지난 2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스프링 캠프 출발 직전 취재진과 만나 선수단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잘 추슬러 시즌을 정상적으로 준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진 감독 대행은 “코칭스태프 모두 언론을 통해 관련 소식을 알게 됐고 마음이 무겁다”며 “같은 팀원으로서 죄송하다. 저부터 한 번 더 생각하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며 눈시울을 붉힌 채 고개를 숙였다.

나성범 역시 3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갖고 현재 상황에 대해 구단에 일임한 채 야구에 집중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나성범은 “스프링 캠프지인 호주 캔버라에 가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모여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고참들이 앞장서서 후배들을 잘 이끌겠다”며 “선수단도 생각지 못한 일이 일어났지만 팬들이 너무 기분 나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좋은 모습과 성적으로 기분 전환할 수 있는 선물을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김 전 감독과 장 전 단장은 2시간여 만에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말없이 구치소로 향했고 장 전 단장 변호인만이 “법리적인 주장을 했다”는 모호한 답변을 남겼다. 이들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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