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자급률 높은 전남에 전기요금 인하 혜택을”
정부,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 추진
도매가격 3분할 시행 전남에 불리
‘전력 多생산지역 요금 인하’ 역행
“균형발전·지방소멸 극복 기회로”
입력 : 2024. 11. 21(목) 18:40
전남도는 21일 정부의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본격 시행에 대비한 전문가 전략회의를 열고 관련 설계 방향을 논의했다. 전남도 제공
정부가 추진중인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과 관련, 전력 자급률을 반영한 차등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전력다소비 기업의 지방 이전을 촉진하기 위해선 재생에너지 발전효율이 높고, 발전소 부지 비용도 저렴한 전남지역 등에 전기요금 인센티브를 확대해 발전사의 수도권 유출 방지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남도는 정부의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본격 시행에 대비해 21일 전문가 전략회의를 열어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이 전남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전남에 유리한 차등 전기요금제 설계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에너지공단·한국전력거래소·전남연구원·전남테크노파크·녹색에너지연구원 관계자와 이순형 동신대 교수, 이재형 목포대 교수 등이 참석해 기관별 의견과 전남도 대응방안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정부는 분산에너지특별법에 규정된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과 관련해 내년부터 발전사업자가 한국전력에 전기를 판매하는 도매가격 시장에서 전력가격 차등을 우선 시행하고, 2026년부터 한국전력이 기업이나 가정에 전기를 판매하는 소매요금 시장으로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정부는 지역별 도매가격제를 수도권, 비수도권, 제주도 등 3개 권역 분할로 나눠 시행하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도매요금 적용을 단순히 수도권, 비수도권, 제주도로 크게 나누면서 전력 자급률이 높은 지역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방안이 확정되면 발전소 여부와 관계없이 차등요금제를 비수도권 시·도에 통째로 적용하게 된다. 이럴 경우 전남지역은 전기요금 인하 혜택에 한계가 발생한다. 발전소가 없는 비수도권 지역과 전기요금이 같아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력을 많이 생산하는 지역에 전기요금을 낮게 책정한다’는 당초 차등요금제 도입 취지와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날 토론에서 이순형 동신대 교수는 “지리적 인접성을 기준으로 도매 전력가격을 정할 경우, 분할 단위가 넓어 지역별 전기요금제 도입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할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전력 자급률이 높은 전남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기존 지리적 인접성 기준에서 벗어나 전국 시·도를 전력 자급률을 기준으로 상위권(전남 등), 중위권, 하위권으로 구분해 차등요금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면서 “이는 시·도 간 합의 가능성을 대폭 높여 차등요금제의 지역 연착륙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웅희 전남연구원 박사는 “정부가 추진하는 차등 전기요금제안을 보면 발전사가 수도권으로 집중되고 결과적으로 지방 소재 발전사가 유출돼 지역 투자가 감소하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며 “정부 차원의 면밀한 시뮬레이션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미금 녹색에너지연구원 팀장은 “전남은 재생에너지 발전효율이 높고, 발전소 부지 비용은 저렴하며, 재생에너지 발전소에 대한 주민 수용성은 높으므로 전남의 도매요금을 수도권 대비 하향 설정하면 발전사의 수도권 유출을 막으면서 전남지역의 도소매 전기요금 하락과 기업 유치 효과를 함께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상구 전남도 에너지산업국장은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를 도입하는 것은 별도 국가 재정투입 없이 지역균형발전과 지방소멸 극복을 이룰 기회로, 이런 맥락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전력다소비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도록 인구 감소지역에 한해 최대 20%까지 파격적인 전기요금 차등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전남도는 앞으로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최적화된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 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지역의 전력 자급률을 높이려는 차등요금제 본래 취지에 맞게 정부안이 설계되도록 자급률이 높은 시·도와 공조해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오지현 기자 jihyun.oh@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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