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일의 색채인문학>검은색 '꿈 해몽'은 '마음 속 도덕관' 암시
(270) 검은색과 시대
박현일 문화예술 기획자·철학박사·미학전공
입력 : 2024. 11. 06(수) 18:33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색채와 시대

기독교 신화에서 악마는 검다. 그러나 아프리카 화가들은 천사를 검은색으로 표현한다. 기독교에서 검은색 상복은 죽음에 대한 슬픔이고, 죽은 자를 애도하는 사람은 검은색 상복을 입지만, 죄인을 데려가기 위해 지옥에서 온 저승사자는 검은색 외투를 두르고 있다.

스탕달의 소설 적과 흑은 나폴레옹 혁명 후부터 왕정복고 후까지 사회상을 그린 작품으로, 그 당시 젊은이들에게 출세는 군직과 성직이었다. 적은 군인 제복의 빨간색을, 흑은 성직자 의복인 검은색을 나타낸다. 이 당시에 대립하던 공화주의(적)와 왕정주의(흑)의 정신과 시대를 상징적으로 구별했다.

퍼거슨(Fergusson, James)은 고대 바빌로니아인들이 사용했던 진흙으로 만든 원통형 인장(상형 문자가 새겨짐)을 해독했다. 이 사원의 각 층은 일곱 개의 혹성으로 구성됐으며, 각각의 층은 각 혹성의 색으로 장식됐고, 풍부한 장식이 새겨져 있다. 검은색으로 돼 있는 1층은 토성의 색이다. 로마 제정 초기의 자연과학자인 플리니(Pliny the Elder, 플리니우스(Plinius)라고도 부름)에 의하면, 마술사들도 한때는 흑옥(黑玉)을 가지고 다님으로써 자신을 악마의 눈으로부터 보호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h, 1452~1519년)는 검은색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는데, 검정은 색이 아니다. 틴토레토(Tintoretto, 1518~1594년)는 검은색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는데, 색깔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색은 검정이다.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 1866~1944년)는 검은색에 대해 검정의 내적 음향은 가능성 없는 허무, 태양이 꺼진 뒤의 죽은 허무, 미래도 희망도 없는 영원한 침묵과 같다고 언급했다.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 1869~1954년)는 검은색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는데, 이 색은 힘이다. 르누아르(Pierre Auguste Renoir, 1894~1979년)는 검은색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는데, 검정은 색의 여왕이다.



●색채와 이름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검은색을 나타내는 이름이 한때 인기가 있었다. 예를 들면, ‘검은 여자’를 뜻하는 그리스 이름으로는 ‘멜라니(Melanie)’, 영어 이름으로는 ‘파멜라(Pamela)’, 이탈리아 이름으로는 ‘모레나(Morena)’, 페르시아 이름으로는 ‘라일라(Laila)’가 있다. 흑인을 뜻하는 라틴어 ‘마우리티우스(Mauritius)’에서 나온 프랑스 이름으로는 ‘모리스(Maurice)’, 영국 이름으로는 ‘모리스(Morris)’, 독일 이름으로는 ‘모리츠(Moritz)’가 있으며, 인기 있는 남자 이름이다. 우리나라의 꿈해몽에 있어서, 흑색이나 검은색이 나타나는 꿈은 권력이나 더러워진 마음을 암시하고, 마음속 깊은 곳의 도덕관을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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