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재로 쓰이던 산수유…즙·잼·청·환·분말로 변신
●8년째 가공·생산 심복순 지리산특용작물재배팜 대표
산동면 1000그루 재배 가공 활용
미국 등 2021년부터 가공품 수출
전남농기원 2년마케팅 교육 성과
산수유야관문 담금주키트도 인기
입력 : 2024. 04. 01(월) 09:46
특용작물재배팜이 있는 산동면엔 구례군 전체 지역 중 90%의 산수유가 재배되고 있다.
지리산특용작물재배팜을 운영하고 있는 심복순 대표와 딸 이화영씨
산수유즙·청·잼·분말·환 등 그동안 한약재로만 쓰이던 산수유가 다양한 제품으로 제조·가공되며 농가소득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심복순 지리산특용작물재배팜 대표다. 8년째 구례군 산동면 탐정리 일원 3000평 규모 밭·1000그루 산수유 나무 에서 수확한 열매를 활용하고 있다. 전남도농업기술원 온라인 마케팅교육을 받은 뒤 온라인 시장을 개척하고 있으며 지난 2021년부터 미국·싱가포르 등 가공품을 수출하며 구례 산수유 우수성을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최근 산수유야관문담금주키트도 출시, 산수유 소비 다양화에 매진하고 있다.

●구례 산수유 우수성 가공 다양화 입증

구례군 산동면 정산길 103. 건물 한편에 산수유 세트라고 큼지막하게 쓰인 상자들이 한가득 쌓여 있다. 상자를 나르느라 분주한 직원들을 따라 들어가 보니 위생복과 위생모를 착용한 심복순 지리산특용작물재배팜 대표가 산수유 상자를 포장하고 있다.

지리산특용작물재배팜은 심복순 대표와 딸 이화영씨가 꾸려가는 농업회사법인이다.

구례 토지면이 고향인 심대표는 15명으로 이뤄진 정산마을 산수유작목반을 이끌다 2016년 10월 지리산특용작물재배팜 법인체를 구성 했으며 2017년 2월 구례농업기술센터 보조사업을 통해 20평 규모 가공시설을 구축해 산수유 가공즙을 첫 출시했다.

1차 원물 산수유에 이어 가공즙을 선보인 이유는 구례 산수유만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심 대표는 “구례 산수유 생산량은 전국 73%를 차지한다. 산수유는 타지역 경북 의성, 경기도 이천·양평 등에서도 재배 되지만 원물품질이 구례에 비해 떨어져 즙, 환 등으로 제조되고 있다”며 “소비자 취향에 맞추고 구례 산수유 명성을 지켜내기 위해 즙을 출시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심 대표는 구례군 산동면 탐정리 일원 3000평 규모에서 1000그루 정도 재배하며 가공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즙 출시에 이어 2019년 6월 남녀노소 쉽게 접할 수 있는 ‘맛있는 산수유 브랜드로 태양을 사랑한 열매’라는 뜻의 ‘솔라베리’를 출시했으며 간편 섭취를 위해 산수유청, 잼, 분말, 환 등 4가지 제품으로 확대했다.

4가지 증 산수유잼과 청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제품이다.

지리산특용작물재배팜은 2017년 2월 구례농업기술센터 보조사업을 통해 20평 규모 가공시설을 구축해 산수유 가공즙을 첫 선보였다
잼은 씨를 빼고 말린 산수유 분말에 비정제 원당, 올리고당을 첨가하고 유기농가바 현미 가루로 점도를 낮춰 토스트, 플레인 요거트 등에 곁들여 먹을 수 있다. 청은 저온숙성으로 영양소 파괴를 줄여 칵테일, 레몬 아이스티, 샐러드드레싱 등에 활용할 수 있어 소비자들이 선호한다는 게 심 대표의 설명이다.

남도장터, 농협몰 등 온라인 시장에서 50% 제품판매가 이뤄지고 있으며 수출도 진행중이다. 2021년 미국, 2022년 중국·미국·싱가포르, 2023년 미국·호주, 3월에는 미국에 솔라베리 제품이 수출길에 오르는 등 25%가 수출되고 있다. 나머지는 지역 직거래 유통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덕분에 지난해 1억2000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3월 기준 3000만원의 소득을 기록하고 있다.

구례 산수유 생산량은 전국 73%를 차지하고 있다
2019년 6월 쏠라베리 브랜드를 만들어 산수유 청, 잼, 분말, 환, 즙 등의 제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90%가 산수유 분포…산수유 대중화 선도

특용작물재배팜이 있는 산동면은 구례군 1개읍·7개면 가운데 산수유 90%가 분포된 지역이다. 산동면은 산으로 둘러싸인 산간지역으로 경작지가 부족해 주민들은 논·밭으로 생계유지가 여의치 않자 집 주변 빈 땅에 산수유를 심기 시작했다.

산수유가 구례 산동면에 들어온 시기는 1000년 전 중국 산동성에 사는 한 여성이 구례로 시집을 오면서부터다.

산수유 열매를 먹기 위해 씨·과육을 분리해야 한다. 산동면 여성들이 어릴 때부터 입에 산수유를 넣고 앞니로 씨를 분리한 탓에 앞니가 많이 닳아 타지역에서도 산동 처녀를 쉽게 알아봤다는 설화도 전해진다.

특용작물재배팜은 친환경 재배·생산을 추구하고 있다. 2019년 5월 농산물무농약 인증을 받아 매년 갱신하고 있고 2019년 10월 GAP 인증을 받았다.

심 대표는 “무농약 인증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농산물을 뜻하고 GAP인증은 농산물 안전성을 확보하고 농업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농산물의 생산·수확 후 관리·유통 각 단계에서 작물이 재배되는 농경지·농업용수 등의 농업환경과 농산물에 잔류할 수 있는 농약, 중금속 등 유해요소를 관리해 110개 항목의 관리기준을 통과해야 인증받을 수 있다”며 “지리산 밑 구례 산동 지역은 기본 100년 이상된 산수유나무들이 자라고 있어 좋은 품질관리로 소비자들에게 신뢰받는 가공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 대표가 산수유 가공에 매진하는데는 산수유가 한약재로만 쓰인다는 인식을 전환시키기 위해서다.

심 대표는 “산수유 열매에는 코르닌, 모로니사이드, 로가닌, 타닌, 사포닌 등의 배당체와 포도주산·사과산·주석산 등의 유기산이 함유돼있고 비타민 A와 당분도 포함돼 있다”며 “ 동의보감, 향약집성방 등 한방 분야에서 강음, 신정과 신기보강, 수렴 등의 효능이 있어 두통·이명·해수병, 해열·월경과다 등에 약재로 쓰이고 식은땀·야뇨증 등의 민간요법에도 쓰인다고 기록돼 있다. 산수유가 한약재로만 쓰인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잼, 청 등으로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산수유 수출 확대

지리산특용작물재배팜 법인체를 구성해 2017년 2월 구례농업기술센터 보조사업을 통해 20평 규모 가공시설을 구축 했다
산수유 하나만으로 시장 개척을 하기까지 쉽지만은 않았다. 마케팅 공략 경험이 없었던 것.

심 대표는 “2017년 산수유로 즙을 처음 출시했을 당시 열매 원물만 사용해 오던 소비시장에서 인식은 낯설었다. 산수유로도 즙을 만들 수 있다는 인식 변화를 위해 관공서·단체 등에 무료로 나눠주며 산수유 가공품에 대해 알렸으나 이렇다할 변화가 없었다”며 “전남도농업기술원이 시행하는 온라인 마케팅교육을 2018년부터 2년간 받으면서 라이브커머스 사용법, 스마트폰을 활용한 광고 게시글 작성법, 타업체 마케팅 동향 등을 익혀 오늘날 온라인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특용작물재배팜은 산수유 가공품 외 2021년 산수유야관문담금주키트도 출시했다. 1ℓ용기에 건조된 산수유 20g과 야관문40g이 담겨있어 소비자가 원하는 주종을 담궈 섭취할 수 있는 형태다. 2022년 미국에 300만원 상당이 수출되면서 러시아·싱가포르를 해외소비자들의 수출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특용작물재배팜은 구례 산수유 우수성을 알리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심복순 지리산특용작물재배팜 대표는 “가공품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온라인 쇼핑몰 쇼피, 미국 아마존, 일본 라쿠텐에 입점돼 있다”며 “국내시장을 넘어 전세계인들이 구례 산수유를 접할 수 있도록 젤리, 콜라겐 건강식품 등을 수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글·사진=조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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