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우크라이나 전쟁과 고려인>러시아가 점령한 영토, 우크라 전체 면적의 20%
<28>우크라이나 전쟁 2년 현주소
전쟁의 인명 피해 계속 늘어나고 큰 반격 없는 소모전 양상
사망·부상당한 러시아와 우크라 측 군인 총 50만 명에 육박
우크라를 영원히 지원할 수는 없다는 유럽과 미국의 분위기
입력 : 2024. 02. 15(목) 13:50
2024년 1월 25일 기준 짙은 갈색 지역은 우크라이나가 통제하고, 연주황 지역은 러시아가 통제하고 있다. (출처: 러시아 국방부)
전쟁은 이제 만 2년째 계속되고 있지만, 현시점에서 누구에게도 완전한 승리는 더 이상 불가능해 보인다. 그것은 위기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갈등이라기보다는 미국이 주도하는 러시아와 서방 사이의 여러 전선에서 벌어지는 세계적인 대결이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 인명 피해는 늘어나고 큰 반격은 없는 소모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첫째, 가장 심각한 피해는 인명 피해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유리 루첸코 전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2024년 1월 7일 우크라이나 TV에 출연해 미국과 러시아의 대리전에서 우크라이나가 50만명의 사망자를 냈으며, 우크라이나에서는 한 달에 3만 명이 전선에서 사망하고 중상을 입는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 당국이 실제 전투 손실 수치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2023년 8월 뉴욕타임스는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벌이는 동안 사망하고 부상당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측 군인의 총 수가 5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러시아는 전쟁에서 약 30만 명의 군인을 잃었으며 그중 최대 12만 명이 사망하고 17만~18만 명이 부상당했으며, 반면에 우크라이나의 손실은 대략 7만 명의 사망자와 10만 명에서 12만 명의 부상자로 추산했다. 2023년 12월 1일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6월 이후 우크라이나 반격으로 인해 12만 5천 명 이상의 군인을 잃었다고 말했다.

둘째,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는 우크라이나 전체 영토의 약 20%에 해당된다.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과정에서 우크라이나는 약 400㎢를 점령했다. 이는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 20%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우크라이나 군대의 반격은 광범위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러시아가 통제하는 영토를 수복하거나 크림반도로 가는 육로를 자르는 것이 불가능했다. 수천 명의 우크라이나 군인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었고 수백 대의 서방 군사 장비가 파괴되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 결과 우크라이나의 사기는 떨어졌고 분쟁 초기에 볼 수 있었던 전례 없는 결속력에 격차가 나타났다.

우크라이나의 반격 후 러시아는 공세로 바꾸었다. 전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 자고로드뉴크(Загороднюк)는 러시아는 항상 겨울에 공격을 시도한다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특히 북동부 지역에서 추가 영토를 차지했으며 현재 연초보다 거의 320㎢ 더 많은 우크라이나 영토를 통제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전쟁연구소는 러시아군이 최전선의 3곳의 핵심 지역에서 전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3곳의 핵심 지역은 아르테모프스크(바흐무트), 아브디브카(도네츠크 근처) 및 자포로지예 지역이다. 하지만 전쟁연구소 전문가들은 전선 전역에서 진지전이 계속된다고 지적했다.

2022년 러시아군의 가장 중요한 군사적 성과 중 하나는 러시아와 크림반도 사이의 영토에 대한 통제권을 장악한 것이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이 2023년 반격 때 이 육로를 절단하려고 계획했으나 실패했다. 양군은 크린키(Кринки) 마을 근처 드네프르 동쪽 강둑에 있는 헤르손에서 30km 떨어진 곳에서 치열한 전투를 하였다. 이곳에 교두보를 유지하면 대공 방어 시스템을 포함해 중장비를 강을 건너 이동하는 것이 가능해지며, 우크라이나 군대는 크림반도의 주요 목표에 더 가까워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드네프르강의 교두보가 우크라이나에는 유일한 기회로 생각했으나 이곳 주변의 요새를 돌파하려는 계획은 성공하지 못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방어 진지로 후퇴함에 따라 러시아는 상실한 영토를 회복하였다.

또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크림반도의 페오도시야 항구에 정박 중인 대형 상륙함 노보체르카스크의 파괴, 흑해 함대 기함 순양함 모스크바에 대한 공격 등은 러시아에 위협이 되었다. 하지만 아나톨 리벤 케임브리지 대학교 교수는 우크라이나의 최근 러시아 벨고로드에 대한 공격은 광대한 규모의 러시아라는 관점에서 볼 때 우크라이나 군대가 공격 범위를 대폭 늘린다고 해도 러시아에게는 모기에 물린 것에 불과할 뿐이라고 했다.

한편, 이런 상황에서 유럽에서는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축소되고 있다. 항상 러시아에 대해 매우 강경한 영국은 입지를 잃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국방부 장관도 우크라이나를 위한 추가 무기 자원은 무한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탈리아 총리 조르지아 멜로니는 유럽은 지쳤으며 협상할 시간이 왔다고 선언했다. 프랑스도 이제부터 우크라이나가 무기를 원한다면 무기를 사야 할 것이라고 분명히 설명했다.

동유럽에서 우크라이나에 가장 전투적인 동맹국인 폴란드는 불과 얼마까지만 해도 우크라이나의 가장 열렬한 지지자 중 하나였지만 무기 공급을 거부했다. 특히 헝가리는 유럽 연합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정 지원을 공개적으로 반대해 오고 있다. 슬로바키아도 로베르트 피코의 총선승리 이후 공급을 중단했다. 마침내 많은 나라의 당혹감은 점차 불만으로 발전하고 아일랜드와 몰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에 참여하지 않는 중립 오스트리아에 합류했다. 어쨌든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영원히 지원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더불어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600억 달러 규모의 긴급 지원 패키지를 요청했지만,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로 인해 통과되지 못했다. 미국의 추가 대규모 지원이 없다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빠르게 패배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지원, 특히 지금까지 유지된 수준의 지원은 중기적으로도 보장될 수 없다는 점도 마찬가지로 분명하다. 부분적으로는 팔레스타인 가자 전쟁으로 인해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무기 지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에서는 올해 11월에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이는 우크라이나 지원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 민주당이 정부와 상하원 모두를 장악하지 않는 이상 미국이 계속해서 우크라이나 정권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전쟁을 계속하기 위해 여러 면에서 외국 원조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크라이나의 군사 경제는 서방의 재정적 지원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이다.

당연히 현재 전쟁 만 2년째를 앞두고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전망은 점점 더 불리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빠른 승리에 대한 희망을 버리고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2024년 생존을 위해 전략을 바꾸고 적극적인 방어로 전환하고 있다. 여름 반격이 실패한 후 우크라이나를 방어 태세로 몰아넣은 것은 러시아의 전장에서의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현재 통제하고 있는 영토를 계속해서 유지하고자 한다. 군사적으로 순전히 방어적인 전략은 장기적 이점이 있는 소모전을 치르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오늘날에도 군사 기술(포병 기술, 장거리 미사일 등)의 최신 발전은 명백히 방어에 유리하다. 이에 대한 예로는 2022년 실패한 러시아 공세, 2023년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실패, 돈바스의 아브디브카와 같은 도시 점령에서 러시아의 느린 진전 등이 있었다. 이를 위해 병력과 무기, 경제력의 우월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문제를 감독하는 한 서방 관리는 2024년에도 어느 쪽이든 작전적 돌파구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우크라이나는 무기와 군사 장비 부족이 심각하다. 러시아는 미사일과 폭탄 공격을 계속할 수 있는 무기와 탄약을 보유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군의 지상군 작전은 점점 더 심각한 탄약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아직 그러한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공 방어 시스템이 충분하지 않다. 유럽 연합 국가들이 탄약과 무기 공급에 관해 우크라이나에 약속했지만 이행할 수 없다고 인정하고 있다. 러시아는 북한의 군수물자로부터 막대한 도움을 받았다. 최성희 북한 외무상의 모스크바 방문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러한 관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력을 더욱 확대하고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우크라이나는 인력 문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대의 인력 부족 문제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사령부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50만 명 이상의 신규 군인을 동원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병력을 가혹한 조치로 추가 동원한다는 것이 쉽지 않으며 국민의 저항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새로운 범주의 우크라이나 남성에 대한 군사 징집 계획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아직 서명하지 않았다. 전쟁 중 군 복무 경험이 없는 남성의 징집 연령을 27세에서 25세로 낮추기 위해 우크라이나 의회가 승인한 계획이 연기되었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군인들의 평균 연령이 43세에 이를 정도로 많은 청년을 잃었고, 보통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연령의 남성들이 사망했기 때문에 대학을 폐쇄해야 할 정도다. 반면에 러시아는 병력을 증강하고 있다. 2023년 12월 1일 푸틴 대통령이 군인 수를 132만 명으로 늘리는 법령에 서명했다. 러시아 정부 승인된 2024년 예산은 국방비 지출에 10조8000억 루블, 즉 전체 지출의 약 30%를 할당했다.

우크라이나 군대 총사령관 발레리 잘루즈니는 우크라이나 군대는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으며, 러시아 포병의 공격과 동시에 우크라이나 군대는 대규모 기술 도약 없이는 전장 상황을 바꿀 수 없다고 했다. 실제로 주요 방향에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보다 4배나 많다.

셋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비교하여 경제적으로 불균형하다. 현재 분쟁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경제적 균형은 큰 차이가 난다. 러시아의 인구는 우크라이나보다 최소 4배 더 많고, GDP는 우크라이나보다 14배 더 크다. 경제 제재를 통해 러시아를 약화시키려는 서방의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다. 러시아 경제는 비서구 국가에 대한 에너지 수출 증가와 군수산업 부문에 대한 대규모의 성공적인 투자에 힘입어 2023년에는 약 3% 성장했다.

우크라이나 경제는 계속해서 붕괴되고 있다. 2022년 국가의 GDP가 약 30~35% 감소했다. 2023년 7~9월 실질 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9.3%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역사상 최대 규모의 경기 침체가 발생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이 나라의 빈곤율은 인구의 5.5%에서 2022년 24.2%로 급증했다. 전쟁으로 인해 710만 명이 더 빈곤에 빠졌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우크라이나 가구 3분의 1이 식량 불안에 처해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결국,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평화 협상을 하는 것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인명 피해와 영토 손실 등 상황은 훨씬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현시점에서 분쟁을 끝내고 우크라이나가 가진 80%의 영토에 독립을 유지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유럽 연합 가입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상과는 달리 현실은 완전한 승리를 보장할 힘이 없기 때문이다.
김영술 <전남대 글로벌디아스포라연구소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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