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이겨낸 반등… “지금 몇 위인진 중요하지 않다”
KIA, 2025 시즌 전반기 결산·전망-상
전반기 88경기 45승 3무 40패
주전 줄줄이 이탈 속 4위 마감
대체선수들 '여름야구' 대반등
입력 : 2025. 07. 14(월) 14:21
KIA타이거즈는 주전선수들이 줄부상으로 빠지며 시즌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2군에서 올라온 대체선수들의 활약으로 6월부터 맹위를 떨치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의 원정경기에서 수비로 나선 오선우, 김규성, 박민 선수가 주먹을 마주치고 있다. KIA 제공
“지금 당장 몇 위에 있는지보다는, 순위는 시즌이 끝나야 정해지는 거라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현재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즐겁게 야구하고 있고, 야구장에서 이기는 기쁨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의 2025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앞두고, 이범호 감독은 이 같은 소감으로 상반기를 정리했다.

이 감독의 말처럼 KIA는 시즌 초반부터 투타 주요 자원들이 부상과 부진에 시달렸지만, 시즌이 진행될수록 2군에서 콜업된 대체 자원들을 활용하며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 하지만 얇은 선수층 탓에 야수진 교체나 휴식조차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고전했다.

KIA는 전반기 88경기에서 45승 3무 40패, 승률 0.529를 기록하며 단독 4위에 자리했다. 1위 한화 이글스와는 7경기 차로 벌어졌지만, 2위 LG 트윈스와는 2.5경기, 3위 롯데 자이언츠와는 1.5경기 차로 상위권과의 격차는 크지 않다. 지난 4월 12일에는 10위까지 추락하기도 했으나, 반등에 성공하며 이달 초에는 단독 2위까지 오르기도 해 가능성을 입증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이 감독은 “우리가 ‘극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 시즌 종이 한 장 차이로 이기고 지는 경험을 많이 했고, 매 경기를 잘 준비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해 우승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은 만큼 올해도 우승을 목표로 달려가겠다”고 각오를 전했지만, 현실은 순탄치 않았다.

시작부터 악재가 쏟아졌다. 김도영과 김선빈이 시즌 초 두 차례나 부상을 당했고, 박찬호(타박상), 곽도규(토미존 수술), 나성범(종아리), 황동하(교통사고), 위즈덤(허리), 김건국(타박상), 박정우(햄스트링), 김석환(어깨), 윤도현(골절) 등 잇따른 전력 이탈로 팀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박찬호, 위즈덤, 김건국, 김석환은 전반기 내 복귀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후반기 복귀를 기다리거나 사실상 시즌아웃돼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내야와 외야 가리지 않고 이어진 줄부상 속에 박찬호와 위즈덤, 최형우에게 체력 부담이 쏠렸다.

타자들의 이탈과 타격 침체는 투수진에 고스란히 부담으로 전가됐다. 제임스 네일은 평균자책 2.39로 리그 3위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지만, 득점 지원 부족으로 5승 2패에 머물렀다. 반면, 양현종은 지난 9일 4이닝 5실점으로 조기 강판됐고, 6월 8일에는 2.1이닝 5실점, 5월 28일에도 4.2이닝 6실점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개막 4선발로 나섰던 윤영철은 시즌 초 3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 15.88이라는 부진한 성적을 남긴 끝에 지난 11일 팔꿈치 굴곡근 손상이 확인되며 최소 4주간 전열에서 이탈하게 됐다.

불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시즌 초반 KIA는 리그 최하위권에서 시작해 5월 초까지 기록한 패배 중 절반 이상이 역전패였다. 앞서가던 경기를 놓치는 흐름이 반복되면서 팀 전체 사기가 크게 흔들렸고, 5월까지 불펜 평균자책은 5.59로 리그 9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6월을 기점으로 KIA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모두가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여름 초입, KIA는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 대체 자원들의 활약이 두드러졌고, 무엇보다 투수진의 회복세가 팀 반등의 중심축이 됐다. KIA는 6월 한 달간 리그 최고 승률인 7할을 기록했다. 당시 팀 타율은 0.271로 리그 5위였지만, 평균자책은 3.47로 리그 2위, 선발 피OPS와 불펜 ERA 등 핵심 지표에서 리그 1위를 차지하며 ‘투수력의 팀’으로 다시 떠올랐다.

전반기 중 한때 리그 최하위였던 KIA는 단 3개월 만에 상위권으로 도약하며 ‘우승 레이스’에 재합류했다. 주전 선수들의 공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후반기 일정 역시 만만치 않지만, 전반기 마지막까지 가능성을 입증한 만큼, KIA의 후반기 반격에도 기대가 쏠리고 있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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