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필리핀 등 7개국에 대한 새로운 상호관세율을 담은 서한을 추가로 공개했다. 앞서 14개국에 이어 공개된 이번 서한에는 필리핀, 브루나이, 몰도바, 알제리, 이라크, 리비아, 스리랑카가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각국에 부과할 상호관세율을 공개하며 필리핀에는 20%, 브루나이와 몰도바에는 각각 25%, 알제리·이라크·리비아·스리랑카에는 각각 30%의 세율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4월 2일 처음 발표한 상호관세율 대비 일부 조정된 내용이다. 필리핀은 기존 17%에서 3%포인트 인상됐고, 브루나이는 24%에서 1%포인트 올랐다. 반면 몰도바는 31%에서 6%포인트 낮아졌고, 스리랑카는 44%에서 30%로 크게 조정됐다. 이라크(39→30%)와 리비아(31→30%)도 하향됐다. 알제리는 변화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90일 유예를 거쳐 9일부터 상호관세를 부과할 예정이었지만, 부과 시점을 다음달 1일로 조정하며 지난 7일부터 각국 정상에게 수정된 세율을 담은 서한을 순차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그는 9일 오전 최소 7개국에 대한 서한을 공개했고, 당일 오후 추가로 일부 국가에 대한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다만 미국의 핵심 무역 파트너인 유럽연합(EU)과 인도에 대한 서한은 이날 정오까지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양측 간 관세 협상 진행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호관세 부과 시점을 다음달 1일로 다시 늦추자고 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배경에는 EU와 인도 등 일부 주요 무역 상대와의 관세 협상에서 일정 수준의 진전을 이루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