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전반기’ 페퍼저축은행, 창단 첫 봄배구 나설까
2024-2025 V-리그 전반기 결산
장소연 감독 체제로 복병 탈바꿈
18경기 만에 역대 최다 6승 달성
19점으로 역대 최다 승점도 경신
주전급 부상·체력 관리가 새 과제
입력 : 2025. 01. 02(목) 18:19
페퍼저축은행 AI 페퍼스 선수단이 지난달 29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6차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 승리를 거둔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프로배구가 정규리그의 반환점을 돈 가운데 장소연 감독 체제로 새출발한 페퍼저축은행 AI 페퍼스가 탈꼴찌에 성공하며 달라진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전반기 만에 역대 최다 승리와 승점을 모두 갈아치운 페퍼저축은행은 내친김에 창단 첫 봄배구에도 도전한다는 각오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달 29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염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6차전에서 3-2(22-25, 25-23, 19-25, 26-24, 15-12)로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페퍼저축은행은 이번 시즌 전반기를 6승 12패(승점 19)로 마무리하며 5위에 자리 잡았고,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5승 13패·승점 15)와 GS칼텍스 서울Kixx(1승 17패·승점 6)를 제쳤다.

이로써 페퍼저축은행은 창단 이후 최다 승리와 승점 기록을 모두 새로 썼다. 종전 기록은 2022-2023시즌과 2023-2024시즌 5승과 2023-2024시즌 17점으로 페퍼저축은행은 이를 모두 전반기에 넘어섰다.

이번 시즌 개막에 앞서 페퍼저축은행의 냉정한 목표는 탈꼴찌였다. 페퍼저축은행은 자유 계약(FA)으로 리베로 한다혜를 영입하고, 세터 이고은과 맞트레이드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에서 세터 이원정을 데려오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또 아시아쿼터와 외국인 선수 모두 전체 1순위 행운을 안으면서 미들 블로커 장위(중국)와 아포짓 스파이커 바르바라 자비치(크로아티아)까지 품었음에도 선수층이 얇은 것이 막내 구단의 현실이었다.

실제로 페퍼저축은행은 1라운드에서 1승 5패로 승점 4점을 획득하는데 그치면서 주춤한 출발을 보였다. 개막전에서 한국도로공사에 셧아웃 승리를 거두면서 네 시즌 만에 처음으로 승리의 기쁨을 누렸으나 정관장에게 풀세트 접전 끝 패배하며 승점 획득에 만족해야 했고, 이후 내리 네 경기를 승점 없이 패배했다.

주춤한 분위기에 장 감독은 강수를 뒀다. 어깨 부상을 호소하며 두 경기 출장에 그친 자비치와 계약을 해지하고 새 외국인 선수로 아포짓 스파이커 테일러 프리카노(미국)를 영입했다.

테일러가 빠르게 한국 무대에 적응하면서 페퍼저축은행은 2라운드 들어 반등에 성공했다. 한국도로공사와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에 연승을 달리고 GS칼텍스를 꺾는 등 3승 3패로 승점 8점을 적립했다.

페퍼저축은행은 3라운드에서도 차곡차곡 승점을 쌓았다. GS칼텍스와 현대건설을 꺾고, 한국도로공사와 정관장을 상대로는 풀세트 접전을 펼치는 등 2승 4패로 승점 7점을 챙겼다.

페퍼저축은행이 차분하게 승점을 쌓아나가면서 창단 첫 봄배구의 희망도 여전히 살아 있다. 봄배구 마지노선인 4위 IBK기업은행 알토스(11승 7패·승점 31)와 격차는 승점 12점으로 후반기에 충분히 추격을 노려볼 수 있는 수준이다.

또 창단 첫 전 구단 상대 승리도 노리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한국도로공사와 GS칼텍스에 2승, 정관장과 현대건설에 1승씩을 챙겼는데 흥국생명, IBK기업은행과도 세 차례 맞대결이 남아 있다.

후반기의 가장 큰 과제는 선수들의 부상과 체력 관리다. 페퍼저축은행은 이원정과 박사랑이 경쟁을 펼치고 있는 세터진을 제외하면 테일러와 한다혜, 장위, 박정아, 이한비, 하혜진으로 주전이 굳어져 있다. 이예림과 박경현, 박은서가 백업을 맡고 있지만 타 구단에 비해 가용 폭이 좁다.

이한비와 이원정에게는 부상 이슈가 있다. 이한비는 발가락 통증을 참고 경기에 출전 중으로 시즌 내내 부상을 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고, 이원정도 몸 상태가 온전치 않아 전반기를 조기 마감한 상황이지만 이들이 건강을 회복한다면 확실한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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