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선결제, 배식봉사' 무안에 전달된 위로의 나눔 손길
"조금이나마 위로와 힘 됐으면"
입력 : 2024. 12. 30(월) 18:51
30일 오전 무안 양학리 무안종합스포츠파크 제주항공 여객기 희생자 추모 합동분향소 앞에서 신영호(53)씨 부부가 추모객들에게 음료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윤준명 기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큰 슬픔에 빠진 유족들과 지역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곳곳에서 따뜻한 나눔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오전 무안 양학리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희생자 추모 합동분향소 앞에서는 수많은 지역 자원봉사단체와 개인 단위 봉사자들이 식사와 간식 무료나눔을 펼쳤다.

목포에서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청각장애인 신영호(53)씨 부부는 이날 추모객 등에게 무료로 음료를 나눴다. 신씨의 푸드트럭에는 ‘소리를 듣지 못해 손짓으로 말씀해주시라. 잠시 기다리시면 맛있는 음료를 만들어 드리겠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신씨는 “휴일이면 푸드트럭을 이용해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는 한다”며 “이웃도시인 무안에서 안타까운 참사가 발생해 추모객과 유족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과 위안이 되고 싶어 분향소를 찾았다. 상황이 일정부분 마무리될 때까지 매일 봉사를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남도사랑 목포봉사단은 이른 아침부터 각종 반찬을 준비해 와 추모객들에게 점심을 배식하고, 분향소 앞을 지키고 있는 경찰과 공무원들에게도 핫팩과 초코바 등 간식류를 나눴다.

봉사자 정숙희(54)씨는 “봉사단은 매주 화요일마다 무료 배식 봉사를 펼치고 있다”며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참사로 비통함에 빠져있는 지역민들에게 따뜻한 밥 한끼라도 대접하고, 함께 이겨내자는 마음으로 분향소에 나왔다”고 밝혔다.

30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전남자원봉사자센터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들에게 음식 등을 나눠주고 있다. 정상아 기자
같은날 오전 무안국제공항에도 시민사회단체와 기업들이 참사 유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부스가 설치됐다.

광주남구자원봉사센터는 소고기뭇국과 계란말이 등으로 구성된 400인분의 음식을 제공했으며,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은 공항 2층에서 칫솔과 치약 등 위생용품과 음료와 간식 등을 제공하며 유족들을 위로했다.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는 지난 29일 무안공항 1, 2층에 200여개의 임시 숙소를 설치하고 생수, 담요, 방한용품 등을 유족들에게 제공한 데 이어 이날도 800인분의 구호급식 활동을 지원하고,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전문상담가를 통한 심리회복지원을 계속하는 등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구조요원 및 피해가족을 위한 지원을 지속 전개할 예정이다.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출연으로 이름을 알린 안유성 셰프 역시 이날 김밥 200인분을 준비해 무안공항을 찾았다.

안 셰프는 “희생자 중에서 평소 친분이 있던 방송국 관계자도 계셨다”며 “오늘처럼 음식으로라도 봉사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유족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 셰프는 내년 1월1일에도 유가족들을 대상으로 떡국 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30일 무안국제공항 2층 카페에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들과 봉사자들을 위한 선결제 안내문이 붙어있다. 정상아 기자
무안국제공항 2층 4번 게이트 인근 카페에는 ‘봉사자 및 유가족은 아메리카노나 카페라테를 드시기 바란다. 선결제 됐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카페 점주는 “한 시민이 와서 아메리카노 100잔, 카페라테 100잔을 유가족과 봉사자들이 마실 수 있도록 미리 결제하고 갔다”며 “앞서 전날(29일)에도 다른 시민이 아메리카노 50잔을 선결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정상아·윤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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