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시간대 광주 도심에서 고가 수입차 ‘마세라티’를 몰던 중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2명을 사상케 하고 도주한 30대 운전자에게 검찰이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광주지법 형사4단독 이광헌 부장판사는 22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도주치사·도주치상),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마세라티 운전자 A씨(33)와 도주 조력자 B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다.

이날 검사는 “A씨가 음주 사고를 내 20대의 피해자들을 숨지게 하고도 상당 기간 도피 행각을 하는 등 피해자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았으며 지인들에게 자신의 도피를 교사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 유족들로부터도 용서 받지 못해 엄벌이 필요하다”며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또 A씨의 도피 행각을 도운 혐의를 받는 B씨에게는 “A씨가 사망 사고를 내고 도주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대포폰을 구해주고 도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 수사를 방해했다”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지난 9월24일 오전 3시10분께 광주 서구 화정동 한 도로에서 음주상태로 운전하다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20대 운전자가 전치24주의 중상을 입었고 오토바이 뒷자리에 탑승했던 여자친구가 숨졌다.

사고 직후 A씨는 대전·인천을 거쳐 출국 시도를 했다가 다시 서울로 도주했고, 사고 67시간여 만에 강남의 유흥가에서 검거됐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A씨가 차량 운전에 앞서 3차례에 걸쳐 최소 소주 2병 이상을 마신 사실을 확인하고, 위드마크(Widmark) 공식으로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해 사고 당시 운전면허 취소 수치에 해당하는 만취 상태로 운전했다고 판단, 음주운전 혐의도 추가 적용했다.

앞서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차로 사람을 친 사실을 알고 있었고, 술을 마신 상태다 보니 경찰 사이렌 소리가 무서워 도망갔다”며 음주운전을 인정한 바 있다.

A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제가 저지른 사고로 인해 고통받고 힘겨워하는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깊은 사죄를 드린다”고 말했다.

피해자 유족 측은 A씨 등의 엄벌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A씨의 선고 재판은 오는 12월13일 오후 2시에 열린다.

한편 광주경찰은 마세라티 차량이 특정 법인 소유의 대포 차량이었고 해당 법인 명의로 등록된 대포 차량 10여대도 확인해 법인 대표 등 4명을 자동차 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