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공부하며 역사에 큰 관심 갖게 됐어요"
●찾아가는 여순사건 골든벨-여수무선중
진상규명·명예회복 공감대 확산
자료집 열심히 공부 99명 참여
정답·오답자, 환호와 탄성 교차
치열한 접전 끝 1등에 김경민군
입력 : 2024. 10. 17(목) 18:25
여수 무선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17일 여수 무선중 체육관에서 전남일보·전일엔컬스가 주최·주관하고 전남도·전남도교육청의 후원으로 열린 ‘2024 찾아가는 여순사건 바로알기 골든벨’에서 퀴즈의 답을 들어보이고 있다. 나건호 기자
“친구야 1등 할 수 있다. 파이팅!”

17일 오후 ‘2024 찾아가는 여순사건 바로알기 골든벨’이 열린 여수 무선중학교 강당은 학생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전남일보·전일엔컬스가 주최·주관하고 전남도·전남도교육청이 후원한 이번 골든벨 행사는 여수·순천 10·19사건 76주기를 맞아 역사의 진실 공유와 공감대 확산을 위해 마련됐다.

이번 골든벨에는 여수무선중 3학년 학생 99명이 참가했으며, 교사와 다른 학생들도 응원석에 앉아 큰 목소리로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김기중 전남일보 사업본부장은 인사말을 통해 “대한민국의 비극적 현대사인 여순사건은 극심한 이념 대립과 국가권력 탓에 70여년간 방치되다시피 했다”며 “다행히 2021년 7월 여순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제는 온 국민이 여순사건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행사가 여순사건의 온전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그리고 전국화를 통한 공감대 확산에 힘을 보태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규태 여수 무선중 교감은 축사를 통해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들을 토대로 골든벨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라 믿는다. 이번 골든벨을 통해 지역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큰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황규태 여수 무선중학교 교감과 김기중 전남일보 사업본부장이 17일 여수 무선중 체육관에서 열린 ‘2024 찾아가는 여순사건 바로알기 골든벨’에서 수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이번 골든벨 참가 학생들에게는 이해도를 높이고 적극적인 참여 유도를 위해 사전에 여순사건의 배경과 전개과정, 피해, 영향 등이 담긴 자료집이 별도로 제공됐다. 일부 학생들의 자료집에는 형광펜으로 밑줄이 잔뜩 그어져 있는 등 열심히 공부한 흔적이 엿보였다.

이날 진행을 맡은 양홍석 여수고 교사가 힘찬 목소리로 시작을 알리자, 자리에 앉아서도 한참 자료집을 살피던 여수 무선중 학생들은 무릎에 화이트보드를 올려두고 손에 마카를 든 채 귀를 쫑긋 세웠다.

‘○X 퀴즈’로 치러진 예선전부터 학생들의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첫 번째로 출제된 ‘여순사건은 8·15 광복 이전에 발생한 사건이다’라는 문제에 참가자 대부분이 정답인 X를 써내면서 학생들의 저력을 보여줬다.

황규태 여수 무선중학교 교감과 무선중 3학년 학생, 김기중 전남일보 사업본부장이 17일 여수 무선중 체육관에서 열린 ‘2024 찾아가는 여순사건 바로알기 골든벨’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이후 대부분의 학생이 연달아 정답을 맞히면서 긴장감이 강당 내부를 가득 메웠다.

답을 맞춘 학생들은 기쁨의 환호를, 답을 틀린 학생들은 아쉬운 탄식을 내뱉으며 희비가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예상외의 접전 속에 예선에서 많은 문제를 치르고 나서야 본선 진출자 30여명가량이 가려졌다. 탈락한 학생들은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뒤쪽으로 가서 친구들을 응원하거나 패자부활전을 기다리며 열심히 자료집을 집중해서 살펴봤다.

패자부활전에서는 ‘1948년 10월25일 순천과 여수에 선포된 임시계엄령은 당시 사령관이 법적 근거 없이 내린 명령이다’는 OX퀴즈에 20여명의 학생이 정답을 맞히면서 다시 최후의 1인에 도전할 기회가 주어졌다.

정답을 맞힌 학생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화이트보드를 들고 다시 자신의 자리를 찾아 돌아갔다.

후반전에서는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최초의 금지곡으로 지정된 노래로, 여순사건의 내용을 다룬 노래의 제목’을 묻는 문제에 정답인 ‘여수야화’를 적어낸 학생들이 있는가하면 ‘애국가’, ‘너무 슬퍼’, ‘어떡해’, ‘불타오르네’ 등 웃음을 자아내는 오답들이 쏟아지며 탈락자가 대거 발생하기도 했다.

치열한 퀴즈 풀이 끝에 수상자 4명이 탄생했으며 이중 최후의 1인으로 김경민군이 골든벨의 주인공이 됐고 △최우수상 강시현양 △우수상 김다영양 △장려상 김연서양이 선정됐으며, 문화상품권 2만원부터 최대 10만원까지 지급됐다.

1등의 영예를 안은 김경민군은 “오늘 골든벨을 앞두고 여순사건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게 되면서 역사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1등을 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는데 너무 뿌듯하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 더 많이 공부해 나가겠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한편 ‘2024 찾아가는 여순사건 바로알기 골든벨’은 오는 21일 순천 별량중학교에서도 개최될 예정이다.
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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