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장축제 앞두고 광주 숙박업소 바가지 요금 기승
30~300%까지 객실요금 고공상승
일방적으로 기존 예약 취소까지
‘자율요금표시제’ 탓 단속도 못해
동구 “업소 상대로 대대적인 계도”
입력 : 2024. 09. 19(목) 18:47
지난해 9월 5일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 개막식이 광주 충장로 일원에서 열린 가운데 인기가수 코요테가 무대 위에 올라 공연을 펼치고 있다. 정상아 기자.
광주의 대표 축제로 불리는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를 앞두고 지역 숙박업소들이 일방적으로 기존 예약을 취소하거나 가격 인상을 하면서 공정상거래 논란 및 지역 이미지 저하 등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동구는 바가지요금 근절을 위해 대대적 계도에 나선다.

19일 제보자 A씨에 따르면 A씨는 다음달 2일부터 시작되는 충장축제에 맞춰 예약했던 광주 동구 충장로 인근 숙박업소에서 갑작스럽게 예약 취소 통보를 받았다.

해당 숙박업소는 ‘가격 오책정’을 이유로 예약 취소 통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약 취소 통보는 A씨 뿐만 아니라 다수의 관광객들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숙박업소는 일방적으로 고객들에게 취소통보를 보낸 뒤 가격을 두 배가량 인상해 놓은 상태다. 기존에 하루 4만3000원이었던 숙박 요금을 현재는 8만원 수준으로 올려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서울에서 충장축제를 보러 가기 위해 한달 전부터 예약을 했는데 갑자기 가격 오책정의 이유로 일방적인 취소 통보를 받았다”며 “다시 숙박업소 검색을 해보니 가격이 두 배가량 올라있는 것을 보고 축제를 앞두고 숙박업소들이 이때다 싶어 가격담합을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충장축제가 열리는 광주 동구 충장로 인근의 다른 숙박업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날 숙박업소 중개 앱을 살펴보니 평일 1박 기준 3만원 초반대로 예약 가능했던 숙박업소들이 충장축제 기간에 맞춰 적게는 5만원까지 올랐고, 심지어 요금이 300%가 치솟은 10만원 수준까지 오른 곳도 있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숙박비 바가지’는 단속이 어렵다. 법적으로 숙박요금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에 처벌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시 가격보다 높은 금액을 요구한다면 제재가 가능하지만, 자율요금표시제에 따라 당초에 가격을 높게 게시하면 단속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축제를 주관하는 동구가 사전에 대비했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목포시는 104회 전국체전과 43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를 앞두고 대한숙박업중앙회 목포시지부와 사전 예약 및 바가지요금 차단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도 했다.

이에 동구도 축제까지 남은기간 동안 바가지 요금을 막는 데 총력을 펼칠 방침이다. 동구는 오는 23일부터 명예감시원을 파견해 충장로 인근 숙박업소의 가격들을 점검하고 갑작스럽게 가격을 인상한 숙박업소들을 상대로 협조를 구할 계획이다. 명예감시원은 광주시에서 공중 이용업소의 전반적인 부분에 관해 교육을 수료한 인원들로 구성됐으며 일일히 숙박업소들을 돌며 계도할 예정이다.

또 충장로 숙박업소 밀집구역에 바가지 요금 근절을 위한 현수막들을 내걸고 충장축제 전까지 숙박업소들이 자체적으로 가격을 낮출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주승일 충장로 상인회장은 “관광객들이 광주를 찾아 느끼는 바가지 요금에는 먹거리, 볼거리에 드는 비용도 있겠지만 숙박요금도 그에 포함되는 부분이다”면서 “충장축제는 충장로를 알리는 기회가 되고 나아가 광주를 알리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외부에서 온 관광객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축제로 전락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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