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대표 창작 뮤지컬 ‘광주’, 올해 무대 못 오르나
2020년부터 작년까지 공연 지속
관련 국비 확보 안돼 무산 가능성
기존 편성 시비 4억 타 공연 대체
“지역 공연자산 자리매김 재개를”
입력 : 2024. 08. 27(화) 18:28
광주를 대표하는 공연으로 자리 잡은 뮤지컬 ‘광주’가 관련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올해 공연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뮤지컬 ‘광주’ 한 장면. 광주문화재단 제공
광주를 대표하는 브랜드 공연으로 자리 잡은 뮤지컬 ‘광주’가 지난해 시즌 네 번째 공연을 끝으로 올해 공연이 재개되지 않고 있다. 뮤지컬 광주는 지난 2020년 초연 이후 매년 광주를 비롯해 서울, 고양, 부산, 전주, 미국 브로드웨이 등에서 공연을 이어왔으나, 올해 관련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무대에 올리지 못했다.

뮤지컬 광주는 지난 2019년 ‘님을 위한 행진곡 대중화·세계화’ 사업 일환으로 광주문화재단이 창작뮤지컬 콘텐츠를 기획하면서 제작됐다. 당시 13억원(국비 9억·시비 4억)을 투입해 제작사를 선정하고 스타급 뮤지컬 배우를 캐스팅하는 등 광주가 제작한 블록버스터급 뮤지컬로 화제를 모았다.

2019년부터 제작에 돌입한 뮤지컬 광주는 2020년 10월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첫 선을 보인 뒤, 국비 9억원을 추가로 확보해 같은 해 전국 순회공연을 이어갔다. 2021년부터는 ‘민주주의 상징 문화콘텐츠 제작사업’ 명목으로 해마다 시비와 국비를 합쳐 10억여원을 확보하면서 시즌 공연을 이어왔다.

특히 2022년 시즌 세 번째 공연 당시,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 이어 미국 브로드웨이 쇼케이스를 성황리에 마치는 등 국내 창작 뮤지컬로서 독보적인 해외 진출 성과를 낸 바 있다. 2023년 시즌 네 번째 공연에서는 유료관객 점유율 98%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의 경우 ‘민주주의 상징 문화콘텐츠 제작사업’을 통해 시비 4억원이 책정됐지만, 국비가 매칭되지 않아 공연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편성된 시비 예산 4억원은 뮤지컬 광주 공연 대신 △윤상원 열사 계승 5·18 기념음악회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획공연 △문익환 서거 30주년 뮤지컬 등의 비용으로 대체됐다.

광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전문 예술극장 장르로 시민들이 뮤지컬을 가장 선호하고 있는 만큼 뮤지컬 광주의 시즌공연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광주시가 지난 21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문 예술극장 유형으로 뮤지컬 공연장을 선호한다는 답변이 49.8%로 가장 많았다.

광주문화재단 관계자는 “2019년 뮤지컬 광주 기획 단계에서 사업이 5개년 계획으로 추진됐다. 애초 계획된 기간은 끝났고 2024년부터 재개 여부를 고민해야 하는데, 관련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공연을 올리지 못했다”며 “지난해 작품 주인공 ‘박한수’ 역의 편의대 설정에 역사 왜곡 논란이 있었는데,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된 여파도 있는 것 같다. 공연 재개 여부는 현재로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황풍년 전 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재임 당시 뮤지컬 광주가 시즌 네 번째 공연을 이어오면서 지역 공연자산으로 자리 잡았다”며 “특히 광주 출신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열어 광주 배우를 발굴하고 지역에서 대규모 뮤지컬 공연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공연이 다시 시도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뮤지컬 ‘광주’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대한민국 대표 창작 뮤지컬이다. 작품은 평범한 일상을 지키기 위한 소시민들의 뜨거웠던 투쟁을 그리고 있으며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의 레미제라블’로 거듭난 뮤지컬 ‘광주’는 지역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을 확장했다는 평을 받는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문화일반 최신뉴스더보기

기사 목록

전남일보 PC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