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126-4>의대 증원 그리고 사교육 시장의 난립
박고형준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상임활동가
입력 : 2024. 06. 30(일) 18:21
박고형준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상임활동가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정책에 따라, 2025학년도 전국 40개 의대 모집 인원이 전년 대비 1540명 늘어난 총 4695명으로 확정됐다. 이 중 비수도권 26개 의대의 지역인재전형 모집 인원은 지난해보다 888명이 늘어난 1913명인데, 구체적인 비율은 지역·대학마다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 소재 의대의 경우, 전남대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은 78.8%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조선대도 66.7%로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치다. 이러한 지역인재전형 확대는 지방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 간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할 수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아, 최근 국회 청문회까지 추진된 상황을 지켜보면,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은 너무 섣부른 정책이 아닌지 매우 우려된다. 지방자치단체의 행태도 우려스럽다. 시설, 인력, 시스템 등 교육 인프라에 대한 사전검증 없이 정부 정책이 보증수표인 마냥 긍정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광주시교육청은 우수인재를 지역대학에 진학시킬 수 있다며 찬성 입장을 보였고, 전남도는 국립의대 설립까지 추진하겠다며 한몫 거들고 있다.
이렇듯 마치 정부의 의료개혁이 교육개혁인 것처럼 지자체가 추동하는 이유는 특권 계급을 획득하기 위한 통로를 만들어 입시성과로 보여주기 위해서다. 결국 대학서열 체제는 그대로 존치하고, 의대 등 또 다른 계급 체제를 강화하는 꼴인데, 이는 오히려 지역균형 발전을 왜곡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역인재전형 등 의대 입시를 염두에 두고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사 가는 지방유학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실제 광주의 강남(일명 봉남)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부촌인 봉선동은 의대 정원 증원 발표와 동시에 정체되고 있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찌감치 학원가와 부유층이 몰려 있어 주요 학군을 이뤘는데, 조기 전학 등 요인으로 아파트 수요가 급격히 늘어 부동산 가격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봉선동 일대 학원 등 사교육 시장은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변화된 입시 판도를 설명하는 행사를 개최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그뿐만 아니라, 학원의 홈페이지, SNS, 현수막 등을 통해 의대 정원 증원 관련 정보, 의대입시반 모집 등 홍보하며 사교육으로 유인하는데 총력을 쏟고 있다.
특히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의대입시반을 운영하며 사교육을 조장하고 있을 정도니,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은 더욱 늘어나고, 조기 선행학습은 날로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지역인재전형이 늘어나도, 최고 수준의 사교육과 부모의 사회·경제적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의대 진학 확률은 바늘구멍에 가깝다.
한편 2023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에 따르면, ‘희망직업이 없다’고 응답한 광주지역 고등학생의 비율은 14.7%로, 그 이유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직 잘 몰라서(56.7%)’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는 교육당국이 대학 진학 실적을 높이는데 매몰되고, 다양한 진로를 지원하지 못한 탓이 크다.
지금이라도 교육당국은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의 블랙홀에 빠져 학생들의 진로 선택에 혼란을 가중시키거나 입시경쟁을 부추기는 행태를 중단하길 바란다. 의대 진학이 희망고문이 되지 않도록, 한창 도전의식이 많을 초등학생이 의대입시반이 아닌 꿈을 찾아갈 수 있도록, 우리 교육이 가야 할 길을 성찰하길 바란다.
광주 소재 의대의 경우, 전남대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은 78.8%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조선대도 66.7%로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치다. 이러한 지역인재전형 확대는 지방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 간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할 수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아, 최근 국회 청문회까지 추진된 상황을 지켜보면,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은 너무 섣부른 정책이 아닌지 매우 우려된다. 지방자치단체의 행태도 우려스럽다. 시설, 인력, 시스템 등 교육 인프라에 대한 사전검증 없이 정부 정책이 보증수표인 마냥 긍정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광주시교육청은 우수인재를 지역대학에 진학시킬 수 있다며 찬성 입장을 보였고, 전남도는 국립의대 설립까지 추진하겠다며 한몫 거들고 있다.
이렇듯 마치 정부의 의료개혁이 교육개혁인 것처럼 지자체가 추동하는 이유는 특권 계급을 획득하기 위한 통로를 만들어 입시성과로 보여주기 위해서다. 결국 대학서열 체제는 그대로 존치하고, 의대 등 또 다른 계급 체제를 강화하는 꼴인데, 이는 오히려 지역균형 발전을 왜곡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역인재전형 등 의대 입시를 염두에 두고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사 가는 지방유학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실제 광주의 강남(일명 봉남)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부촌인 봉선동은 의대 정원 증원 발표와 동시에 정체되고 있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찌감치 학원가와 부유층이 몰려 있어 주요 학군을 이뤘는데, 조기 전학 등 요인으로 아파트 수요가 급격히 늘어 부동산 가격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봉선동 일대 학원 등 사교육 시장은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변화된 입시 판도를 설명하는 행사를 개최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그뿐만 아니라, 학원의 홈페이지, SNS, 현수막 등을 통해 의대 정원 증원 관련 정보, 의대입시반 모집 등 홍보하며 사교육으로 유인하는데 총력을 쏟고 있다.
특히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의대입시반을 운영하며 사교육을 조장하고 있을 정도니,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은 더욱 늘어나고, 조기 선행학습은 날로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지역인재전형이 늘어나도, 최고 수준의 사교육과 부모의 사회·경제적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의대 진학 확률은 바늘구멍에 가깝다.
한편 2023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에 따르면, ‘희망직업이 없다’고 응답한 광주지역 고등학생의 비율은 14.7%로, 그 이유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직 잘 몰라서(56.7%)’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는 교육당국이 대학 진학 실적을 높이는데 매몰되고, 다양한 진로를 지원하지 못한 탓이 크다.
지금이라도 교육당국은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의 블랙홀에 빠져 학생들의 진로 선택에 혼란을 가중시키거나 입시경쟁을 부추기는 행태를 중단하길 바란다. 의대 진학이 희망고문이 되지 않도록, 한창 도전의식이 많을 초등학생이 의대입시반이 아닌 꿈을 찾아갈 수 있도록, 우리 교육이 가야 할 길을 성찰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