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134-1>“폭염은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다”…취약계층
생존 위협
광주·전남 온열질환자 크게 증가
저소득 고령자 에어컨 없이 견뎌
‘통합돌봄' 성과 거뒀지만 한계도
복지사·간호사 등 처우 개선 절실
“적정비용이 지속가능 복지 견인”
저소득 고령자 에어컨 없이 견뎌
‘통합돌봄' 성과 거뒀지만 한계도
복지사·간호사 등 처우 개선 절실
“적정비용이 지속가능 복지 견인”
입력 : 2025. 07. 06(일) 18:47

폭염에 이글거리는 도로. 연합뉴스
‘폭염’은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다.
35도를 육박하는 무더위 속, 누군가는 집 안에서 에어컨을 틀고 더위를 피해 있지만, 누군가는 창문조차 열기 어려운 낡은 공간에서 뜨거운 하루를 견뎌야 한다. 또 누군가는 리어카를 끌고 폐지를 주어야 하며, 그늘 없는 공사 현장에서 온 몸으로 열기를 받아들여야 하는 작업자도 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에 광주와 전남의 온열질환자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일하는 현장에서 쓰러지는 빈도수 만큼이나 집에서 더위에 쓰러지는 경우도 늘고 있다.
주로 광주의 취약계층, 즉 저소득층에서 발생하는 일이다. 에어컨 등 냉방 시설이 부족한 주거 환경과 제한된 경제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저소득층 상당수가 만성질환 등 건강 문제를 안고 있어 그야말로 시한폭탄 같은 매일을 보내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광주·전남의 온열질환자는 6월 한달에만 이미 26명 발생했다. 예년 같으면 한 여름인 8월에 나올 수치다.
온열질환은 단순히 탈진이나 어지러움에서 그치지 않는다.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실제 전체 온열질환자의 1%(지난해 3704명 중 34명 사망)가 숨지고, 그 사망자의 3분의1 이상은 65세 이상 고령자다.
광주의 기초생활보장 및 차상위계층 수급권자 14만2256명 중 65세 이상 고위험군은 4만1307명에 달한다. 이들 중 일부는 생존을 위해 한낮 뙤약볕에 리어카를 끌기도 한다.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이들에게 에어컨은 그야말로 ‘꿈의 물건’이다.
두암종합사회복지관 김동수 부장은 “저소득층을 비롯한 취약계층 가정을 방문해보면, 여름철 필수품인 에어컨을 찾아보기기 매우 힘들다”며 “그런 분들에게는 냉방시설이 갖춰진 사회복지관 방문을 권유하는 등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욱 심각한 위기에 처한 이들은 실태 파악조차 되지 않는 비주거시설 거주자들이다. 비주거시설은 모텔, 고시원 등 일반적으로 최저주거기준에 미달되는 열악한 주거공간을 의미한다. 이곳은 인간이 생활하는 데 필수적으로 필요한 부억, 화장실, 목욕실 등을 단독으로 사용할 수 없다.
광주시는 저소득층의 폭염 등 생존권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난 2023년 4월부터 ‘광주다움 통합돌봄’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돌봄이 필요한 노인, 장애인, 중장년 독거가구 등을 대상으로 건강관리, 주거지원, 생활 돌봄 등을 통합 제공하는 복지 모델이다. 통합돌봄 정책은 상당한 성과도 내고 있다.
박미정 광주시의원은 “광주는 통합돌봄 모델을 통해 고독사 수치를 줄였고, 통합돌봄 목표 달성률도 143%에 달했다”며 “이는 단순한 행정 수치가 아니라, 지역 사회가 돌봄을 얼마나 절실히 필요로 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통합돌봄이 모든 위기가구에 닿기엔 갈 길이 멀다. 현장 인력 부족 때문이다.
박 의원은 “현재 통합돌봄의 핵심 인력은 사회복지사와 간호사인데, 임금에 비해 필요한 인력과 업무의 양은 너무 많다”며 “예산 부족, 인력 한계, 행정 실행력의 차이가 구조적 장벽이 돼 정책과 현실 사이의 거리를 넓히고 있다. 지속적인 교육과 직무 고도화, 장기 근속을 위한 구조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라는 말은 휴먼서비스 영역에서는 적용될 수 없다. 사람을 돌보는 일에는 반드시 적정한 비용과 존중이 함께 가야 지속가능한 복지가 된다”고 덧붙였다.
정유철 기자 yoocheol.jeong@jnilbo.com
35도를 육박하는 무더위 속, 누군가는 집 안에서 에어컨을 틀고 더위를 피해 있지만, 누군가는 창문조차 열기 어려운 낡은 공간에서 뜨거운 하루를 견뎌야 한다. 또 누군가는 리어카를 끌고 폐지를 주어야 하며, 그늘 없는 공사 현장에서 온 몸으로 열기를 받아들여야 하는 작업자도 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에 광주와 전남의 온열질환자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일하는 현장에서 쓰러지는 빈도수 만큼이나 집에서 더위에 쓰러지는 경우도 늘고 있다.
주로 광주의 취약계층, 즉 저소득층에서 발생하는 일이다. 에어컨 등 냉방 시설이 부족한 주거 환경과 제한된 경제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저소득층 상당수가 만성질환 등 건강 문제를 안고 있어 그야말로 시한폭탄 같은 매일을 보내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광주·전남의 온열질환자는 6월 한달에만 이미 26명 발생했다. 예년 같으면 한 여름인 8월에 나올 수치다.
온열질환은 단순히 탈진이나 어지러움에서 그치지 않는다.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실제 전체 온열질환자의 1%(지난해 3704명 중 34명 사망)가 숨지고, 그 사망자의 3분의1 이상은 65세 이상 고령자다.
광주의 기초생활보장 및 차상위계층 수급권자 14만2256명 중 65세 이상 고위험군은 4만1307명에 달한다. 이들 중 일부는 생존을 위해 한낮 뙤약볕에 리어카를 끌기도 한다.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이들에게 에어컨은 그야말로 ‘꿈의 물건’이다.
두암종합사회복지관 김동수 부장은 “저소득층을 비롯한 취약계층 가정을 방문해보면, 여름철 필수품인 에어컨을 찾아보기기 매우 힘들다”며 “그런 분들에게는 냉방시설이 갖춰진 사회복지관 방문을 권유하는 등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욱 심각한 위기에 처한 이들은 실태 파악조차 되지 않는 비주거시설 거주자들이다. 비주거시설은 모텔, 고시원 등 일반적으로 최저주거기준에 미달되는 열악한 주거공간을 의미한다. 이곳은 인간이 생활하는 데 필수적으로 필요한 부억, 화장실, 목욕실 등을 단독으로 사용할 수 없다.
광주시는 저소득층의 폭염 등 생존권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난 2023년 4월부터 ‘광주다움 통합돌봄’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돌봄이 필요한 노인, 장애인, 중장년 독거가구 등을 대상으로 건강관리, 주거지원, 생활 돌봄 등을 통합 제공하는 복지 모델이다. 통합돌봄 정책은 상당한 성과도 내고 있다.
박미정 광주시의원은 “광주는 통합돌봄 모델을 통해 고독사 수치를 줄였고, 통합돌봄 목표 달성률도 143%에 달했다”며 “이는 단순한 행정 수치가 아니라, 지역 사회가 돌봄을 얼마나 절실히 필요로 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통합돌봄이 모든 위기가구에 닿기엔 갈 길이 멀다. 현장 인력 부족 때문이다.
박 의원은 “현재 통합돌봄의 핵심 인력은 사회복지사와 간호사인데, 임금에 비해 필요한 인력과 업무의 양은 너무 많다”며 “예산 부족, 인력 한계, 행정 실행력의 차이가 구조적 장벽이 돼 정책과 현실 사이의 거리를 넓히고 있다. 지속적인 교육과 직무 고도화, 장기 근속을 위한 구조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라는 말은 휴먼서비스 영역에서는 적용될 수 없다. 사람을 돌보는 일에는 반드시 적정한 비용과 존중이 함께 가야 지속가능한 복지가 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