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맛집' 음식 재사용에 이용객 공분…지자체 행정처분
"모두 재활용 음식이라니 배신감 들어"
북구, 유통기한·위생 등 4개 항목 적발
입력 : 2024. 06. 23(일) 18:23
지난 21일 손님이 먹고 남긴 음식물을 재사용한 사실이 적발된 광주 북구 용두동의 A정육식당. 독자 제공
광주의 한 유명 식당에서 손님이 먹고 남긴 음식물을 재사용한 사실이 적발돼 이용객들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관할 지자체도 행정처분에 나섰다.

최근 한 방송사의 프로그램에 광주 북구 용두동 A정육식당의 전 직원 B씨가 해당 식당의 잔반 재사용 실태를 제보했다.

방송사 제보 영상에는 손님이 먹고 남은 김치와 양념 등을 다시 숟가락으로 긁어 양념통에 넣고 선지국의 선지는 바구니에 담아 헹궈 사용하는 모습 등이 공개됐다.

B씨는 “손님상에 나갔다 회수된 음식은 모두 재활용한다고 보면 된다”며 “음식 재사용은 사장의 지시로 이뤄진 일이다. 아이들이 가족과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며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30여 년 동안 운영돼 온 A식당은 하루 매출액이 700만원에 달하고 포털사이트에서 높은 평점을 기록할 정도로 지역 내 ‘맛집’으로 알려져 있었다.

식당 이용객들은 지역 맛집으로 사랑받던 A식당의 음식 재사용·위생상태 불량 실태에 대해 배신감과 불쾌함을 드러냈다.

광주 맛집 블로그를 운영 중인 서모(32)씨는 “오래전 A식당 추천글을 게재한 적이 있는데 최근 제보로 식당명을 알게 된 일부 시민들이 해당 글에 악플을 남겨 황급히 글을 지웠다”며 “회사 회식으로도 자주 가던 식당이라 좋은 마음으로 소개했는데 같이 욕을 먹게 되니 너무 당혹스럽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역 맛집으로 이름나 타지 친구들이 오면 데려가기도 했는데 모두 재활용 음식이었다고 생각하면 배신감도 든다”고 덧붙였다.

관할 지자체인 북구는 21일 오전 A식당을 상대로 현장점검을 나서 총 4개 항목의 위반사항을 적발했다.

A식당은 잔반을 모아 손님상에 내놨고, 유통기한이 지난 식자재를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냉장 창고의 위생상태 불량, 영업장 면적을 무단 확장한 사실도 적발됐다.

업주는 현장에서 위반사항에 대해 모두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북구는 업주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북구는 음식물 재사용과 소비기한 경과 제품 보관에 대해 각각 영업정지 15일 또는 과징금 등 행정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저온 냉장 창고 위생 관리 위반에 대해서 과태료 50만원을 부과한다.

건축법 상 영업장 면적을 무단 확장해 사용한 사실에 대해서도 행정지도 처분에 나선다.

북구 관계자는 “위반 사항에 대해 조속히 행정 처분을 실시하겠다”며 “지속적 지도·점검을 통해 재발 방지와 식품안전 건전성 확보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북구는 다음달 12일까지 관내 식육취급 일반음식점 417개소에 대한 점검을 진행한다.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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