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올해 7월 신권 도입에 라멘집 '비상'
신권용 결제 기기 교체 100만엔
지방정부, 발권기 교체 비용 보조
입력 : 2024. 04. 24(수) 11:31
일본 라멘. 뉴시스
일본의 라멘(라면) 업계가 일본 중앙은행의 올여름 ‘신권 발행’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도쿄신문·TV아사히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올해 7월 1000엔·5000엔·1만엔 등 지폐를 신권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이에 점주들은 구권만 인식하는 기존의 ‘현금 발권기’를 신권이 호환되는 새 기기로 교체해야 한다.

밀·계란 등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폐업하는 라멘집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신권용 결제 기기를 위한 교체 비용으로 약 100만엔이 더 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점주들 사이에선 한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도쿄의 라멘집 점주 니시타니 히로시씨는 “비용은 코로나 이전의 1.5배로 늘었는데, (자판기 교체비) 100만엔을 벌려면 하루 100그릇을 팔아도 최소 반년은 걸린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당초 일본 라멘 가게는 별도의 계산대를 두지 않고 신용카드도 받지 않는 경우가 많고, 따로 마련된 현금 발권기에 소비자가 직접 현금을 집어넣고 라멘 교환권을 받는 주문 방식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신권용 결제 기기 도입은 불가피한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라멘 가격을 올릴 수도 없다. ‘한 그릇당 1000엔(약 9000원) 이상 내고는 사 먹지 않는 음식’이라는 일본 소비자들의 인식이 워낙 강한 탓이다. 일본에선 이런 불문율을 ‘1000엔의 벽(壁)’이라고 부른다.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자 일부 지방정부는 영세 점포들의 발권기 교체 비용을 보조하기로 했다. 도쿄 가쓰시카구는 7월부터 석 달간 현금 발권기 교체비를 점포당 최대 30만엔 지원한다. 일본 중부 아이치현 오구치초 당국도 점포당 최대 50만엔을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지현 기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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