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30년만의 전남 의대 설립 기회 꼭 살려야”
‘도민께 드리는 호소문’ 발표
공모 방식 통한 대학 선정 ‘최선’
의대 미선정 지역 보완대책 마련
국회의원 당선자 동·서 갈등 양상
“지자체·정치권, 하나된 목소리를”
입력 : 2024. 04. 17(수) 18:02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17일 전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전남 국립의과대학 설립과 관련한 대도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공모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는 전남권 국립의과대학 설립과 관련해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전남 의대 신설을 위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동·서부권 지역간 대학은 물론, 정치권의 갈등이 증폭되면서 30년 숙원의 ‘전남 의대 유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지역간 화합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영록 지사는 17일 전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전남 국립의과대학 설립을 위해 도민께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추천 대학 공모 과정을 비롯한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보완책 등을 설명하고 “지역 간 과도한 경쟁을 자제, 의대 설립을 위해 힘과 지혜를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김 지사는 “국립 의대 설립은 30년 만에 얻어낸 기회로 꼭 살려야 한다”며 “지금처럼 지역 내 논쟁과 대립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정부와 의료계의 협의 과정에서 국립의대 신설 문제가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전남 의과대학 설립은 정부 의대 증원 일정과 맞물려 돌아가는 긴박한 상황이기에 의대 신설 방침과 계획을 신속히 확정해 정부에 추천해야 했고, 공모 방식을 통해 추천 대학을 선정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 생각한다”면서 공모 철회 요구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추천대학 공모에 참여하지 않고 교육부에 직접 희망대학을 신청하겠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적합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김 지사는 “교육부가 공모방침을 밝히지도 않았음은 물론, 정부가 직접 신청서를 받아들일 리도 만무하다”며 “정부가 의료개혁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전남도에서 (대학을) 선정해 신청하도록 했고, 법률 전문가의 자문 결과 전남도의 공모절차를 통한 추천대학 선정이 적법 타당하고 가능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공정한 공모 절차와 기관 선정, 차후 의과대학에 선정되지 않은 지역의 도민 건강권과 균형 발전을 위한 보완대책 등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전남도는 추천 대학 선정까지 4~5개월, 이를 위한 공모기관 선정까지는 최소 한 달여가 걸릴 것이라고 예측하고 내년 5월로 예정된 2026학년도 대학 입시 요강 발표 전까지는 모든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일 전남도가 국립의대 유치 대학을 공모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은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후보대학인 순천대와 목포대는 물론, 동·서부권 정치권까지 각자 지역의 입장을 강조하며 갈등이 고조돼 왔다.

발표 직후 공모 방식에 대해 반발했던 목포대의 경우 지난 16일 “최선을 다해 공모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순천대는 이날 전남도의 공모에 사실상 불응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전남도의 방식에 제동을 걸었다. 순천대 측은 이 같은 입장이 노관규 순천시장, 정병회 순천시의회 의장, 김문수 순천광양곡성구례갑 국회의원 당선인 등과의 합의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목포와 순천 등 동·서부권 정치권은 전남 의대 유치를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 전남일보 주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광주·전남 당선자 교례회에서도 지역구 당선자 간 신경전이 벌어졌을 정도다.

김원이 목포 당선자가 소감 말미에 “전남 균형발전을 위해 의대는 반드시 목포로 유치해 주셨으면 한다”고 발언하자 김문수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선자가 “동부권은 인구도 많고 세금도 가장 많이 내는데 공공기관 하나 없다”며 “의대마저 목포로 가겠다고 하는 것은 염치가 없다”고 받아치는 등 날선 공방이 펼쳐졌다.

동·서부 지역 간 갈등으로 30년 숙원인 전남 의대 유치가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전남도의 공모 방식 추진에 문제를 제기했던 전남도의회마저 입장을 비꿔 이날 성명서를 통해 “국립의대 신설을 위해 갈등 없는 화합으로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도의회는 이날 차영수 의회 운영위원장이 대표로 발표한 성명서에서 “온 도민이 간절히 염원했던 전남 의대 신설이 마침내 확정됐지만, 과열된 유치 경쟁을 넘어 동·서 지역 갈등으로까지 확대되는 현실에 안타까움과 우려를 표한다”며 “지자체와 정치권, 대학이 하나된 목소리로 국립의대 신설이라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영록 지사는 18일 오후 이병운 순천대 총장, 노관규 순천시장 등과 면담을 갖고 의견 수렴 및 공모 방식에 대한 타당성을 설득할 예정이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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