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윤석열 정부 ‘여성’ ‘성평등’ 지우기 가속화”
● 오늘 3·8 세계 여성의 날
어제 5·18민주광장서 여성대회
한국사회 여성에 불평등·불안정
임금차별·여성지위 하락 미해결
“국가·정치가 해결할 과제 산적”
입력 : 2024. 03. 07(목) 18:28
6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2024년 3·8세계여성의 날 기념 광주전남여성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성평등을 향해 전진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금남로 일대 거리를 행진했다. 정상아 기자
3·8 세계 여성의 날을 이틀 앞둔 지난 6일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광주전남여성대회가 열리고 있다. 윤준명 수습기자
“빛나는 우리의 연대로 성평등을 향해 전진합시다!”

광주·전남 여성단체들이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의제 선포와 실천을 결의하며 성평등한 사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은 지난 6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2024년 3·8세계여성의날 기념 광주전남여성대회’를 개최했다.

대회에 참석한 300여명의 참가자들은 여성의 날을 상징하는 보라색 옷을 입은 채 ‘성평등을 향해 전진하라’, ‘바꾸자, 여성유권자의 힘으로’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성평등 민주주의를 향한 결의를 다졌다.

임수정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대회사를 통해 “2024년 한국사회는 여전히 여성에게 불평등하고 불안정하기만 하다”며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은 남성 대비 18.9% 낮고,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는 전체 여성 임금노동자의 46%로 남성에 비해 15.4%p 높다”고 밝혔다.

이어 “OECD 국가 중에서 노인 빈곤율 1위, 성별 임금 격차도 거꾸로 1위, 출생률도 나쁜 쪽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며 “저출생 고령사회인 데다 성차별적 사회라는 객관적 평가”라고 덧붙였다.

여성 단체연합은 현 정부의 정부정책에서 노동, 복지, 교육, 평화 등 전 분야에 걸쳐 퇴행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은 “윤 정부의 정책기조에 따라 정부정책에서 ‘여성’, ‘성평등’ 지우기가 가속화됐다”며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근절하고 성평등 실현을 위해 국가와 정치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산적해있다”고 비판했다.

또 “총선을 앞두고 발표하는 공약들이 근본적인 대안과는 거리가 멀다”며 “이번 선거를 앞두고 정당에서 공약으로 내세운 정책이 돌봄과 가사노동은 여성의 몫이라는 고정관념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연합은 △평등한 시민적 삶 보장 △평등하게 일할 권리 보장 △젠더폭력 없는 존엄한 일상과 권리 보장 △기본권 보장을 위한 사회안전망과 복지제도 개선 △돌봄과 생태사회로 국가 비전 수립을 요구했다.

고광완 광주시 행정부시장은 축사를 통해 “사회적 지위, 경제적 능력이 높고 낮음은 물론 성별에 따른 차별이 사라질 때 우리 사회는 보다 큰 역동성을 갖게 될 것”이라며 “광주는 저출생 문제 해결에 앞장서면서 임신과 출생, 보육, 일가정 양립이 여성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제도와 정책으로 뒷받침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성단체 회원들은 2012년부터 광주 연극계에서 발생한 상습적 성폭력 사건을 비롯해 여성노동자와 청년 정책 문제, 장애인 참정권 문제 등의 여성이슈에 대한 발언을 이어나갔다.

김화순 광주연극계성폭력사건해결대책위원회 대표는 “예술계 성폭력 사건이 공론화된 이후에 많은 변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그 변화는 너무 미미하다”며 “주변 미술계에서도 성폭력 문제가 간간이 들리고 이번 일을 겪으면서 예술계 같은 폐쇄적인 공간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몸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들이 아직까지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아직 사건이 해결되지 않았다”며 “시민분들의 따뜻한 응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대회에 함께 동참한 시민들도 여성 인권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정현지(24)씨는 “해마다 이곳에서 여성대회를 하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포스터를 보고 관심이 생겨 참여하게 됐다”며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후보들이 많이 참석했고, 젠더 이슈에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앞으로도 성평등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정책을 이끌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계 여성의 날은 사회, 경제, 정치 등의 분야에서 여성의 권리를 외치고 기념하기 위해 지정됐다. 1908년 3월 미국 1만5000여명의 여성노동자들이 근로여건 개선과 참정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는 1985년부터 매년 3월8일을 전후로 한국여성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광주에서는 1992년부터 광주전남여성대회가 열리고 있다.
정상아 기자·나다운·윤준명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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