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서해에서 북한군에 납치됐다가 귀환했으나 간첩으로 몰려 처벌받았던 동림호 사망 선원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광주고법 형사4부(양영희 수석판사)는 반공법·국가보안법·수산업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을 선고 받은 동림호 선원 A(2020년 사망)씨에 대한 재심 선고공판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971년 5월께 여수선적 동림호를 타고 서해바다에서 어로 작업에 나섰다가 북한 경비정에 납치·억류됐다.

이후 1년 뒤인 1972년 5월 10일 인천항으로 겨우 귀환했으나 영장도 없이 경찰에 연행돼 불법 감금과 고문을 통해 간첩으로 조작됐다.

당시 검찰은 A씨에게 800시간에 걸쳐 공산주의 사상, 남조선 혁명 등에 대한 강의를 듣고 북괴의 선전 활동에 동조했다는 혐의를 씌워 1974년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등이 확정됐다.

대법원에서 파기송환된 A씨에 대한 혐의는 광주고법에서 모두 유죄로 인정, 동일 형이 선고됐다.

광주지검은 지난해 11월 직권으로 A씨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고 A씨는 사망한 후에나 다시 재심에서 무죄 구형을 받았다.

재판부는 “앞서 재판과 수사에서 아무런 법률적인 근거 없이 피고인을 구금하고 검찰도 이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등 증거 능력이 없다. A씨에 대한 수사행위는 직권남용에 의한 불법 행위로 무죄를 선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