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 높고 입구는 좁고···장애인, 사전투표 불편
2층 투표소·이동약자 배려 부족
1층 임시투표소도 이용률 저조
노후화 시설에 접근성도 안좋아
1층 임시투표소도 이용률 저조
노후화 시설에 접근성도 안좋아
입력 : 2024. 04. 07(일) 18:19
사전투표가 시작된 지난 5일 오후 남구 사직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박대왕(25)씨가 사전투표소를 가기 위해 사회복지사의 도움을 받아 급경사 길을 오르고 있다. 나다운 수습기자
“투표소 가는 길이 너무 급경사라 휠체어를 타고 올라갈 수가 없네요.”
22대 총선을 앞두고 광주지역 내 사전투표소가 마련됐지만 접근성이 불편하고 편의시설이 마련되지 않아 여전히 장애인이 유권자로서 한 표를 행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전투표가 시작된 지난 5일 오후 남구 사직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박대왕(25)씨는 눈앞에 보이는 급경사에 사전투표소에 들어가지 못하고 길가에 멈춰서 울분을 토했다.
박씨는 “휠체어 탄 사람들은 승강기가 없으면 사전투표소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전투표소를 찾은 장애인 입장에서는 투표를 하지 말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고 토로했다.
이어 “한 명의 국민으로서 투표권을 행사해야 하는데 투표소를 들어가지도 못하는 상황이니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곳 투표소는 2층에 있어 계단이나 경사가 높은 길을 올라야 투표를 진행할 수 있다. 노후된 시설로 승강기가 없어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나 휠체어 이용자들은 이용이 어렵다.
이동 약자를 위해 센터 1층 한 곳에는 임시투표소가 마련돼 있지만 좁은 통로 탓에 휠체어 진입이 어려웠고 자세한 안내가 부족해 대부분 시민들은 임시투표소 존재조차 몰라 힘겹게 2층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이었다.
같은 날 문흥1동 행정복지센터에는 사전투표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투표소가 지하에 있어 이곳을 찾은 노약자들은 미끄러지듯 위태롭게 이동하거나 넘어지지 않게 옆에 있는 손잡이를 꼭 붙잡고 발을 뗐다.
승강기가 없는 해당 투표소는 좁은 입구와 가파른 경사로 탓에 휠체어 장애인들은 물리적으로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곳 역시 이동 약자를 위해 1층에 임시투표소가 마련됐지만 안내가 부족해 이용률이 적었다. 이날 임시투표소를 이용한 시민은 단 한 명밖에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휠체어 장애인 강경식(54)씨는 “선거 때마다 장애인 투표권 행사에 어려움이 많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 편의시설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비슷한 문제로 선거때마다 논란이 된다는 건 장애인에게 권리 행사를 하지 말라는 말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든 항상 투표하던 곳에서 투표할 테니 편리하고 안전하게 투표할 수 있도록 환경이 잘 갖춰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광주지역 장애인 단체는 사전투표 기간 광주지역 투표소를 사전 방문한 결과 곳곳에서 차별사례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차별사례가 발생한 투표소는 급경사와 출입문 폭이 좁은 탓에 휠체어 사용자가 접근할 수 없는 구조였다. 안내가 부족하고 기표소의 위치가 너무 높아 장애인의 이용이 불편한 곳도 있었다.
김형국 오방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회복지사는 “장애인도 평등한 선거권을 가지고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며 “본투표에서는 세부적인 사항을 정비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시각장애인·신체장애인·발달장애인 등 투표 시 도움이 필요한 분들은 보호자 가족 1인을 동반해 기표소에 들어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며 “보호자가 없는 경우에는 사무 대리인 두 명이 보조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지역 96개 사전투표소 중 3곳에 이동 약자를 위한 임시투표소를 마련하고 수어 통역사도 7곳에 배치하며 장애인들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며 “보안과 접근성을 고려해 본투표에서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고 밝혔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광주지역 내 사전투표소가 마련됐지만 접근성이 불편하고 편의시설이 마련되지 않아 여전히 장애인이 유권자로서 한 표를 행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전투표가 시작된 지난 5일 오후 남구 사직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박대왕(25)씨는 눈앞에 보이는 급경사에 사전투표소에 들어가지 못하고 길가에 멈춰서 울분을 토했다.
박씨는 “휠체어 탄 사람들은 승강기가 없으면 사전투표소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전투표소를 찾은 장애인 입장에서는 투표를 하지 말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고 토로했다.
이어 “한 명의 국민으로서 투표권을 행사해야 하는데 투표소를 들어가지도 못하는 상황이니 화가 난다”고 말했다.
1층에 마련된 임시투표소로 향하던 박씨는 좁은 입구에 휠체어가 걸려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나다운 수습기자 |
문흥1동 행정복지센터는 사전투표소가 지하에 위치해 있어 노약자들이 넘어지지 않게 부축을 받으면서 걸음을 옮기고 있다. 정상아 기자 |
이동 약자를 위해 센터 1층 한 곳에는 임시투표소가 마련돼 있지만 좁은 통로 탓에 휠체어 진입이 어려웠고 자세한 안내가 부족해 대부분 시민들은 임시투표소 존재조차 몰라 힘겹게 2층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이었다.
같은 날 문흥1동 행정복지센터에는 사전투표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투표소가 지하에 있어 이곳을 찾은 노약자들은 미끄러지듯 위태롭게 이동하거나 넘어지지 않게 옆에 있는 손잡이를 꼭 붙잡고 발을 뗐다.
승강기가 없는 해당 투표소는 좁은 입구와 가파른 경사로 탓에 휠체어 장애인들은 물리적으로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동 약자를 위해 문흥1동 행정복지센터 1층에는 임시투표소가 마련됐지만 안내가 부족해 이날 임시투표소를 이용하는 시민은 단 한 명밖에 없었다. 나다운 수습기자 |
휠체어 장애인 강경식(54)씨는 “선거 때마다 장애인 투표권 행사에 어려움이 많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 편의시설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비슷한 문제로 선거때마다 논란이 된다는 건 장애인에게 권리 행사를 하지 말라는 말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든 항상 투표하던 곳에서 투표할 테니 편리하고 안전하게 투표할 수 있도록 환경이 잘 갖춰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광주지역 장애인 단체는 사전투표 기간 광주지역 투표소를 사전 방문한 결과 곳곳에서 차별사례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차별사례가 발생한 투표소는 급경사와 출입문 폭이 좁은 탓에 휠체어 사용자가 접근할 수 없는 구조였다. 안내가 부족하고 기표소의 위치가 너무 높아 장애인의 이용이 불편한 곳도 있었다.
김형국 오방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회복지사는 “장애인도 평등한 선거권을 가지고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며 “본투표에서는 세부적인 사항을 정비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시각장애인·신체장애인·발달장애인 등 투표 시 도움이 필요한 분들은 보호자 가족 1인을 동반해 기표소에 들어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며 “보호자가 없는 경우에는 사무 대리인 두 명이 보조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지역 96개 사전투표소 중 3곳에 이동 약자를 위한 임시투표소를 마련하고 수어 통역사도 7곳에 배치하며 장애인들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며 “보안과 접근성을 고려해 본투표에서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고 밝혔다.
정상아 기자·나다운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