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만든 콘텐츠가 세계로"…애니메이션 '다이노맨' 개봉박두
●김호락 ㈜스튜디오버튼 대표 인터뷰
무등산 배경 TV시리즈 영화화 눈길
25일 전국 메가박스 개봉 앞둬
지역 명소·동물 이스터에그 가득
“멸종 공룡 통해 환경 중요성 전달”
입력 : 2025. 07. 16(수) 10:58
애니메이션 ‘다이노맨’ 캐릭터 모형과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호락 감독. ㈜스튜디오버튼 제공
‘다이노맨: 공룡산의 비밀’ 포스터. ㈜스튜디오버튼 제공
“멸종된 꼬마 공룡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하며 멸종동물들을 구조해 되살리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생명의 소중함과 자연보호에 대한 테마를 가진 착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자 했어요.”

광주의 상징인 무등산을 배경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영화 ‘다이노맨: 공룡산의 비밀’ 개봉을 앞둔 16일 본보는 ㈜스튜디오버튼 대표이자 이 작품을 연출한 김호락 감독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작품은 2022~2023년 방송된 TV 시리즈 ‘다이노맨’의 세계관을 확장한 약 60분 분량의 가족형 콘텐츠로, 시간여행을 통해 멸종위기 동물들을 구하는 꼬마 공룡 히어로들의 모험을 그린다.

이 작품은 무엇보다 “지구의 모든 생명은 연결돼 있으며,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한다”는 공감과 책임감을 메시지로 전달하는 데 초점을 둔다.

“다이노맨 구조대는 멸종된 공룡들이 모여 현재의 멸종위기 동물들을 구하는 히어로 팀”이라는 김 감독의 말처럼 영화에는 아이들이 쉽게 공감하고 따라갈 수 있도록 캐릭터마다 개성 있는 성격과 능력이 부여됐다.

시간여행이라는 설정이 도입된 계기도 흥미롭다. 김 감독은 “‘다이노맨 구조대’는 티라노사우르스, 브론토사우르스, 프테라노돈, 트리케라톱스 등 이미 멸종된 공룡들로 구성됐다. 이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멸종 위기의 동물들을 구하는 이야기를 통해 단순히 재미뿐 아니라 생태 교육적인 메시지도 함께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광주의 랜드마크를 배경과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녹여 광주시민들은 물론 타 지역민들 또한 관심 가질 만한 요소로 기능하게 배치한 것도 특징이다.

김 감독은 “무등산 입구와 정상, 서석대, 양림동 사직타워, 광주천 산책로, 국립광주과학관 등을 스토리 속 배경으로 활용했다. 무등산 수박, 수리부엉이, 수달처럼 광주를 상징하는 소재들도 함께 등장시켰다”며 “지역 어린이들이 영화를 보면서 반가워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스터에그가 담겼다”고 말했다.

배경으로 무등산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 그는 “광주의 대표적인 자연자산이자 상징적인 장소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도 등재된 만큼, 지역 정체성을 대표하는 공간을 조명하고 싶었다. 그런 무등산에서 태어난 주인공이 세계를 지킨다는 설정이 지역과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연결해 주는 구상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기존 시리즈와 차별화된 극장판만의 매력을 살린 장치들도 돋보인다. TV 시리즈가 시간여행을 통해 다양한 멸종 동물들을 구조하는 옴니버스식 에피소드 중심이었다면, 극장판은 주인공 다이노맨이 영웅으로 성장하는 연대기적 서사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또한 우주에서 온 악당과의 대결 등 액션 요소를 강화해 극장 관람의 재미를 높였다.

김 감독은 “5세 이하 아이들도 끝까지 몰입할 수 있도록 5분 단위로 사건과 액션을 배치해 지루하지 않게 구성했다”며 “3D 카툰렌더링 기법을 활용해 시각적인 집중도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극장판은 2023년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한 ‘지역특화콘텐츠’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기획됐다. 하지만 제작지원금을 제외한 나머지 제작비와 마케팅 비용을 스튜디오버튼 자체 예산으로 2년간 확보해야 했던 점은 제작 과정에 있어 큰 어려움이었다고 김 감독은 토로했다. 그는 “예산이 한정된 만큼 효율적인 제작 방식, 3D 카툰렌더링 기법을 통해 퀄리티와 제작 속도의 균형을 맞추는 데 집중했다”며 “하이라이트 시퀀스 외에 더 좋은 영상과 퀄리티를 올리지 못한 것이 제일 아쉽지만, 투자사로서 꾸준한 지원과 격려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이노맨’은 런칭 3년 만에 동남아, 중국, 유럽 등 10개국에 수출돼 현지어로 더빙 방송되고 있다. 작품 캐릭터들의 귀여운 디자인과 착한 이야기 구조가 세계 무대에서도 통했다는 평가다. 특히 유럽에서는 자연 친화적 메시지에 긍정적인 반응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현재 완구 3만개를 수출했으며, IPTV, OTT, 공중파, 케이블TV 등 다양한 플랫폼에 선판매 예약이 이뤄지고 있다. 극장 수익 외에도 IP를 활용한 글로벌 수익 다변화가 가능하다는 점이 ‘다이노맨’의 강점이다.

김 감독은 ‘다이노맨 시즌3’를 준비 중이며 심플한 캐릭터들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즌3에서는 산리오처럼 더 귀엽고 심플한 디자인으로 리뉴얼한 캐릭터들이 등장할 예정”이라며 “다음 극장판은 30분 미만의 러닝타임으로 저렴한 극장티켓가격, 유아와 보호자들에게 개선된 관람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배급사와 논의 중이다”고 덧붙였다.

극장판 애니메이션 ‘다이노맨: 공룡산의 비밀’은 오는 25일부터 전국 메가박스에서 만날 수 있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
문화일반 최신뉴스더보기

기사 목록

전남일보 PC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