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브로드웨이
김성수 논설위원
입력 : 2025. 06. 10(화) 15:06

브로드웨이에 오른다는 건 무명의 화가가 루브르에, 이름 없는 연주자가 카네기홀에 선 것과 다름없다.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부, 42번가를 따라 줄지은 극장들은 전 세계 공연 예술인들의 꿈이자 종착지다. 그 무대 위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성공’으로 여겨지고, 그곳에서 살아남는 작품은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로 기록된다.
브로드웨이의 역사는 길다. 18세기 말 소극장 몇 곳에서 시작된 이 거리는, 20세기 초 전기 조명과 대형 무대 장치의 도입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특히 500석 이상의 규모를 갖춘 41개의 정식 극장들은 모두 ‘브로드웨이 극장’으로 분류된다. 이 무대에 오르기 위해선 대본과 음악, 연출, 배우, 프로덕션까지 모든 요소가 혹독한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관객의 평가, 언론의 비평, 평론가의 점수는 물론, 업계 관계자들의 신뢰까지 쌓여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만큼 브로드웨이 무대는 ‘완성된 예술’만이 설 수 있는 공간이다.
브로드웨이에는 매년 수많은 작품이 오른다. 그중에서도 예술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걸작을 가려내는 시상식이 바로 ‘토니상’이다. 아카데미상(영화), 그래미상(음악), 에미상(방송)과 함께 미국 4대 예술 시상식 중 하나로 꼽히는 토니상은 브로드웨이 최고의 영예다. 연극과 뮤지컬 부문 전반을 아우르며 작품상, 연출상, 작곡상, 무대 디자인 등 세밀한 예술적 성취까지 조명한다.
그런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2025년 6월 8일 한국 창작 뮤지컬이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6관왕을 차지했다. 세계 공연계의 사건으로 기록될 문제의 작품인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은 뮤지컬 작품상, 극본상, 작사·작곡상, 무대디자인상, 연출상, 남우주연상까지 주요 부문을 휩쓸며 최다 수상작에 올랐다.
이 작품은 2016년 서울 대학로의 약 300석 규모 소극장에서 첫 막을 올렸다.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가 공동 창작했다. 이후 영어 버전으로 각색돼 뉴욕 맨해튼 벨라스코 극장에서 정식 개막했고, 현지 평단과 관객의 뜨거운 호평 속에 토니상의 주인공이 됐다.
브로드웨이는 단지 무대가 아니다. 그것은 문화적 언어이며, 세계가 공유하는 감정의 플랫폼이다. 그런 무대 위에 ‘한국적 감성’을 얹은 K-뮤지컬이 당당히 브로드웨이에서 주연으로 선 것은 K-컬처의 확장판이자, 세계 문화사에 길이 남을 일이다. 김성수 논설위원
브로드웨이의 역사는 길다. 18세기 말 소극장 몇 곳에서 시작된 이 거리는, 20세기 초 전기 조명과 대형 무대 장치의 도입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특히 500석 이상의 규모를 갖춘 41개의 정식 극장들은 모두 ‘브로드웨이 극장’으로 분류된다. 이 무대에 오르기 위해선 대본과 음악, 연출, 배우, 프로덕션까지 모든 요소가 혹독한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관객의 평가, 언론의 비평, 평론가의 점수는 물론, 업계 관계자들의 신뢰까지 쌓여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만큼 브로드웨이 무대는 ‘완성된 예술’만이 설 수 있는 공간이다.
브로드웨이에는 매년 수많은 작품이 오른다. 그중에서도 예술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걸작을 가려내는 시상식이 바로 ‘토니상’이다. 아카데미상(영화), 그래미상(음악), 에미상(방송)과 함께 미국 4대 예술 시상식 중 하나로 꼽히는 토니상은 브로드웨이 최고의 영예다. 연극과 뮤지컬 부문 전반을 아우르며 작품상, 연출상, 작곡상, 무대 디자인 등 세밀한 예술적 성취까지 조명한다.
그런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2025년 6월 8일 한국 창작 뮤지컬이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6관왕을 차지했다. 세계 공연계의 사건으로 기록될 문제의 작품인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은 뮤지컬 작품상, 극본상, 작사·작곡상, 무대디자인상, 연출상, 남우주연상까지 주요 부문을 휩쓸며 최다 수상작에 올랐다.
이 작품은 2016년 서울 대학로의 약 300석 규모 소극장에서 첫 막을 올렸다.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가 공동 창작했다. 이후 영어 버전으로 각색돼 뉴욕 맨해튼 벨라스코 극장에서 정식 개막했고, 현지 평단과 관객의 뜨거운 호평 속에 토니상의 주인공이 됐다.
브로드웨이는 단지 무대가 아니다. 그것은 문화적 언어이며, 세계가 공유하는 감정의 플랫폼이다. 그런 무대 위에 ‘한국적 감성’을 얹은 K-뮤지컬이 당당히 브로드웨이에서 주연으로 선 것은 K-컬처의 확장판이자, 세계 문화사에 길이 남을 일이다. 김성수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