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상원의원 저격범은 14세 소년…“총기, 美서 밀반입 확인”
마약조직 사주 정황 드러나
피격 의원, 대선주자 중 한 명
대통령 “경호 축소 경위 조사”
입력 : 2025. 06. 10(화) 08:17
콜롬비아 상원 의원 쾌유 기원 물품들. 보고타 AP=연합뉴스
콜롬비아 야당 상원의원을 겨냥한 저격범이 14세 미성년자이며, 미국에서 밀반입한 권총을 범행에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카를로스 페르난도 트리아나 콜롬비아 경찰청장은 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암살 미수와 불법 무기 소지 혐의로 조사 중인 피의자는 14세 소년”이라며 “피해자의 머리 뒤쪽을 향해 총을 발사했으며, 배후에는 마약밀매 조직과 연계된 인물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9㎜ 글록 권총이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구매돼 콜롬비아로 불법 반입됐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소년은 ‘솥을 든 남자’라는 별칭의 조직원에게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으며, 현지에서는 ‘솥(오야)’을 마약 운반에 사용하는 은어로 통용된다.

피해자인 미겔 우리베 투르바이(39) 상원의원은 지난 7일 보고타 공연장에서 연설 중 총격을 받아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대수술을 받았다. 중도우파 야당 중도민주당 소속인 그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내 유력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던 인물이다.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은 “피격 당일 의원 경호 인력이 기존 7명에서 3명으로 축소된 사실을 보고받았다”며 “이례적인 경호 인력 축소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페트로 대통령은 “가해자는 청소년 보호 프로그램 대상자였으나 참여를 중단했고, 사회적 관계 형성 능력이 결여돼 있다는 전문가 보고도 있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 엘티엠포는 노동법 개정안 반대 등 야당과 정부 간의 갈등이 사건의 배경에 작용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고, 정부는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노병하 기자·연합뉴스
사건사고 최신뉴스더보기

기사 목록

전남일보 PC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