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2연패에 도전하는 호랑이 군단이 시범경기를 통해 개막 직전 마지막 퍼즐을 맞추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타순에 대해 고른 실험에 나선 가운데 아직은 확실한 해답을 도출하기엔 어려운 모습이다.

KIA타이거즈는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자이언츠와 2025 KBO 시범경기에서 0-0으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전날 경기에서 롯데에 3-4로 재역전패했던 KIA는 시범경기 첫 턴을 1무 1패로 마쳤다.

이범호 감독은 롯데를 상대로 세 가지 과제를 먼저 해결하려는 모습이었다. 테이블 세터와 클린업 트리오 등 타순을 정립하고, 5선발과 필승조 라인업 결정을 위한 마지막 점검에 돌입했다.

1번과 3번, 8번 타순에 대해서는 주인공이 가려진 모양새다. 박찬호와 김도영, 김태군이 나란히 두 경기를 같은 타순으로 나섰다. 다만 개막까지는 약 2주가 남아있는 만큼 컨디션을 점차 끌어올릴 전망이다.

이들 중에서는 김도영이 6타수 2안타(타율 0.333)로 1타점을 생산하며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김태군은 4타수 1안타(타율 0.250)로 1타점을 내며 무난한 활약을 보였고 박찬호는 6타수 1안타(타율 0.167)로 저조했다.

테이블 세터는 박찬호의 뒤를 받칠 한자리를 두고 최원준과 김선빈이 경합한다. 최원준은 2번과 9번, 김선빈은 7번과 2번 타순에서 고루 점검을 거쳤다. 지난 시즌에도 이 감독은 2번 타순에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김선빈, 최원준 등을 고루 기용한 바 있다.

최원준과 김선빈 역시 컨디션 조정기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다. 최원준은 6타수 1안타(타율 0.167), 김선빈은 5타수 무안타로 아직 시간이 필요한 모습이었다.

이 감독은 클린업 트리오는 김도영과 나성범, 패트릭 위즈덤으로 실험에 나섰다. 두 경기 모두 최형우를 6번 타순으로 후진 배치해 우타자와 좌타자가 번갈아 타석에 서는 까다로운 조합을 가져갔다.

다만 위즈덤은 한국 야구에 대한 적응이 필요한 시기다. 6타수 무안타에 그쳤는데 파워를 자랑하는 타자인 만큼 적극적인 스윙을 가져가면서 투수들의 공을 익히는 단계다. 나성범은 5타수 1안타(타율 0.200), 최형우는 4타수 1안타(타율 0.250) 1득점으로 나란히 첫 안타를 신고했다.

5선발을 두고는 나란히 스프링 캠프 연습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달린 김도현과 황동하가 경합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이 감독의 결정이 임박했다. 시범경기에서는 황동하가 김도현에게 앞서는 양상이다.

황동하는 9일 경기에 등판해 2이닝을 소화하며 3피안타 1볼넷을 내줬지만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도현은 전날 경기에서 3이닝을 던지며 나승엽에게 솔로포를 허용하는 등 3피안타로 1실점했다.

또 최지민과 김대유, 이준영, 전상현 등 불펜 자원들은 모두 호투를 펼치며 필승조 경쟁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이들은 나란히 1이닝 씩을 무실점으로 책임졌고, 조상우는 1이닝 2실점으로 주춤하면서 아직은 컨디션 관리가 필요한 흐름이었다.

한편 KIA는 10일과 11일 오후 1시 경남 창원NC파크에서 NC다이노스를 상대로 시범경기 2연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