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말보다 실천 의지 더 중요한 국민소환제
이재명 대표 국회서 도입 제안
입력 : 2025. 02. 10(월) 17:29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광주를 찾은 이낙연 전 총리도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국회 연설에서 불체포 특권 포기를 선언했지만 결국 유야무야시킨 전례가 있다. 이 대표의 제안과 달리 갈 길은 멀지만 시민 주권을 실현시키겠다는 의지는 공감한다.

국민소환제는 선거로 선출된 공직자 중 부적격한 인사를 유권자가 임기 전 투표로 파면시키는 제도다. 임기 중 약속을 이행하지 않거나 무능·부패할 경우 시민이 직접 그 권한을 회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역민에게 지속적인 정치 참여 통로를 제공해 시민의 정치적 역량을 높이고 직접 민주주의 문화를 정착시킨다는 장점도 있다. 정책 실패나 도덕적 문제 등 선출직 공무원의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민주적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제는 지난 17대 국회때부터 21대까지 꾸준히 발의됐지만 그 때마다 국회 문턱을 통과하지 못했다. 특권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국회의 기득권 지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이 주민소환의 대상이라는 점에서 국회의원을 제외시킨 것은 엄청난 특권이다. 대통령도 탄핵하는 나라에서 국회의원만 예외인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서명 수부터 투표율까지 소환 요건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어렵다. 정파적 다툼의 도구로 변질 돼 되레 정치를 혼란에 빠뜨릴 가능성도 높다.

‘법 앞의 평등’은 법치주의 사회의 가장 중요한 헌법적 가치다. 이 대표에 앞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취임 전 ‘국민소환제를 진지하게 검토할 때가 됐다’고 했다. 정치권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헌법의 가치를 지킬 수 있도록 국민소환제 도입에 적극 나서야 한다. 공천금지 조건이나 당선후 국회의원의 자격 상실을 더욱 엄격히 제한하는 법적 토대도 만들어야 한다. 불체포 특권 포기 선언에서 체험했듯 말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에 대한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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