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백경자>생활인구가 답이다-강진의 새로운 희망 이야기
백경자 강진군 문화관광과장
입력 : 2024. 12. 12(목) 18:07
백경자 강진군 문화관광과장
인구 감소는 이제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우리의 터전과 미래를 위협하는 현실이다.

특히 지방 소멸의 위기는 많은 지역을 슬픔과 불안으로 몰아넣고 있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도 길은 있다. 강진군은 이러한 어려움을 새로운 가능성으로 바꾸며 모두가 꿈 꿀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 답은 바로 ‘생활인구’다.

생활인구란 지역에 주소를 두지 않아도 잠시 머물며 경제활동과 따뜻한 교류를 통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단순한 방문객이 아니다. 지역 상점과 음식점, 숙박업소에서 흔적을 남기고, 때로는 축제와 사람들 사이에서 추억을 만들어 가는 중요한 주체이다. 강진군은 이 생활인구를 통해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그 중심에는 강진군의 혁신적인 정책인 ‘반값여행’이 있다. 반값여행은 강진을 찾는 관광객의 여행 경비를 절반 지원해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강진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정책이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강진의 자연, 문화,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을 경험하며 강진과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강진군은 이러한 성과를 공유하고 더 나은 미래를 모색하기 위해 지난달 제2회 강진 반값여행 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한 전문가는 “강진 반값여행은 단순한 정책을 넘어 지역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생활인구 증가와 지역화폐 회전율 상승으로 강진의 경제가 되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포럼에서 발표된 바에 따르면, 올해 강진 반값여행을 통해 발생한 소비 금액은 51억3원, 생산유발 효과는 150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60억원에 이른다. 숫자 이상의 이 성과는 강진 곳곳에서 뿌리내리고 있다.

강진의 축제도 이 여정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하맥축제와 청자축제는 강진의 전통과 문화를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방문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하며 다시 강진을 찾고 싶게 만든다. 강진을 처음 방문한 이들이 “강진에 가면 꼭 다시 가고 싶다”고 말할 때, 우리는 생활인구의 가능성을 본다.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강진군민들이 있다. 강진읍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한 군민은 “반값여행 덕분에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이 정책이 가져온 변화를 기쁨으로 전했다. 또 다른 군민은 “강진이 전국에서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며 지역이 함께 성장하고 있음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강진군의 변화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지역 주민에게 자부심을, 방문객에게 따뜻한 기억을 남기며 강진은 조금씩 더 나은 곳으로 변해가고 있다.

행정안전부 역시 생활인구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상주 인구 중심의 정책을 넘어 생활 인구를 포함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강진군의 반값여행은 이러한 변화를 선도하는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생활인구가 늘어날수록 강진군은 더 많은 이들과 연결되고, 그 연결이 지역 경제와 공동체의 새로운 활력이 되고 있다.

강진군이 보여준 변화는 단순한 성공 사례가 아니다. 그것은 위기를 기회로 바꾼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이곳에서 머물렀던 이들의 발자국 하나하나가 강진의 오늘을 만들었고,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여정에 함께할 것이다. 생활인구가 늘어날수록 강진의 경제는 활기를 찾고, 사람들은 강진이라는 이름을 잊지 않을 것이다.

강진은 이제 단순히 방문하는 곳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다시 오고 싶은, 그리고 더 오래 머물고 싶은, 마음이 쉬어가는 특별한 장소가 되고 있다. 강진의 내일은 생활인구와 함께 더 밝고 아름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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