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구속·대통령실 압수수색…내란 수사 급물살
검찰, 김 전 장관 첫 소환 조사
구치소서 극단적 선택 시도도
경찰, 국회경비대 등 압수수색
사상 첫 대통령 체포·소환 전망
입력 : 2024. 12. 11(수) 18:29
지난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취재진들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의 조사 및 긴급체포 상황을 살피고 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 전 장관을 긴급체포하고 소지하고 있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시30분께 검찰에 자진 출석 의사를 밝히고 변호인과 함께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뉴시스
‘12·3 비상계엄 선포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소환조사 등 내란 사태 수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날 대통령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며 강제수사를 본격화했다. 사실상 ‘내란의 우두머리’로 지목된 윤 대통령에 대한 소환 조사도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고검장)는 11일 오후 2시께부터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김용현 전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구속 후 첫 소환 조사다.

앞서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신용해 교정본부장은 자정께 김 전 장관이 구치소 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을 직접 건의한 인물로, 그가 포고령 초안을 써서 보고하자 윤 대통령이 일부 내용을 수정·삭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본은 자진 출석한 김 전 장관을 긴급체포해 이틀간 세 차례 소환 조사한 끝에 전날 구속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았다.

특수본은 또 이날 오후 2시께 비상계엄 당시 707특수임무단을 국회로 수송한 김세운 특수작전항공단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비상계엄 당시 특수전사령부 병력이 탑승한 육군 특수작전항공단 헬기의 국회 진입 승인을 수도방위사령부가 보류하자, 편성 준비 중이던 계엄사령부가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본은 이날 오전부터 비상계엄 선포 당시 직접 국회로 병력을 보낸 육군 특수전사령부와 국회 통제 작전에 계엄군을 투입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자택에 대해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곽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비화폰으로 전화해 “‘국회의사당에서 의원들을 끄집어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경찰이 11일 용산 대통령실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이날 오전 “현재 대통령실, 경찰청, 서울지방경찰청, 국회경비대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특수단은 대통령실 등 4개소에 경찰 60여명을 투입했다. 특수본은 경찰청 안보수사단을 중심으로 서울경찰청 수사부장, 국수본 중대범죄수사과 등 총 15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대통령 집무실과 국무회의실, 경호처 등이 경찰의 압수수색 대상이며 윤석열 대통령도 영장에 피의자로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전후 국무회의 회의록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내란 및 군형법상 반란 등 혐의로 경찰과 검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된 상태다.

경찰은 서대문구 경찰청에 있는 경찰청장실과 종로구 서울경찰청의 서울청장실, 공공안전차장실, 경비부·과장실 등에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 등 수사 기관의 내란 사태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긴급체포 또는 소환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윤 대통령 체포와 관련된 질문에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다만 현직 대통령에 대한 영장없는 긴급체포는 대통령경호처와의 갈등이 예견되는 등 수사기관에 다소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정식 소환조사가 우선적으로 고려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대통령실에서 확보한 압수물 분석, 구속 된 김 전 장관 및 관련자 조사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이달 중 윤 대통령을 소환 조사할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탄핵 등 정치 일정과 수사 진행 속도에 따라 이 시기가 빨라질 수도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탄핵 변론 경험이 있는 법조인, 고검장 출신 법조인 위주로 변호인단 구성을 타진하며 수사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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