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3.25%→3.00% ‘깜짝 인하’
2회 연속 인하…16년여만에 처음
"내수침체·트럼프 정책 불확실성"
입력 : 2024. 11. 28(목) 16:58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한국은행이 내년 1%대의 저성장을 전망하고 2회 연속 금리 인하로 경기 부양에 나섰다. 내수 침체에 반도체 경기와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 등 수출 불확실까지 더해지며 금리 인하를 더 늦출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11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3.25%에서 3.00%로 낮췄다. 2회 연속 인하는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8년 10월(임시 금통위 포함)부터 이듬해 2월까지 6회 연속 인하 이후 16년 여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한·미 금리차는 1.50%포인트에서 1.75%포인트로 다시 확대됐다.

금통위는 지난해 1월 0.25%포인트 인상을 마지막으로 2월부터 올해 8월까지 13회 연속 기준금리를 3.5%로 묶었다가 지난 10월에는 0.25%포인트 낮춰 3년 2개월 만에 긴축을 마무리한 바 있다. 금리 인하로는 4년5개월 만이다.

금리 인하 환경은 이미 마련됐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1.3%까지 떨어지며 2개월 연속 1%대로 낮아졌다. 반면 내수 개선세는 밋밋한데 다 반도체 경기 불확실 등 수출 둔화 우려가 높아지며 한은이 금리를 낮춰 경기를 부양해야 할 명분이 높아졌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당선자의 취임 후 관세 정책의 본격 시행 전에 서둘러 금리를 낮춰 경기 침체에 대응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 역성장에 3분기 성장률도 0.1%에 그쳐 경기 부진이 가시화됐다. 통상 통화정책 효과는 4분기 가량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는 점에 금리 인하가 시급했다는 해석이다.

한은은 경제 전망을 통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잠재성장률(2.0%)보다 낮은 1.9%로 낮춰잡고 저성장을 예고한 상황이다. 잠재성장률은 물가를 자극하지 않은 선에서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적정 성장률을 뜻한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의 보편적 관세 정책 등 보호무역 강화와 이민자 강화 공약은 필연적으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연준의 금리 인하를 지연시키는 요소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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