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파수꾼’ 암행순찰대…추석 연휴 ‘긴장’
● 광주경찰 암행순찰대 동행해보니
연휴 이틀차 전통시장 등 순찰
신호위반 등 5건·과속 10건 적발
위반·도주 후 “봐달라”고 읍소도
“시민들의 교통수칙 준수 당부”
입력 : 2024. 09. 18(수) 18:06
지난 15일 광주 도심 도로에서 광주경찰 암행순찰대 윤시연 팀장과 김현수 경위가 차량 내 장비를 이용해 과속차량 단속을 펼치고 있다. 윤준명 기자
지난 15일 광주 북구의 한 도로에서 광주경찰 암행순찰대 윤시연 팀장과 김현수 경위가 신호위반 차량 단속을 펼치고 있다. 윤준명 기자
“광주경찰청 암행순찰대입니다. 차량번호 XXXX, 선생님은 지금 신호를 위반하셨습니다. 차량을 갓길에 세우고 대기해 주세요.”

추석 연휴 이틀째인 지난 15일 오전 9시께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 인근 도로.

신호를 위반한 차량이 횡단보도를 건너는 시민들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지나쳐 주행했다. 그 순간 승용차 1대가 사이렌을 울리며 따라붙어 급히 정차 지시를 내렸다.

차에서 내린 김현수 광주경찰 경위가 “도로교통법에 따라 벌점 15점에 범칙금 6만원을 부과하겠다. 면허증을 제시해달라”고 지적했고 운전자는 “급하게 일하러 가는 중이었다. 한 번만 눈 감아달라”고 읍소하다 이내 고개를 푹 숙이며 한숨을 내쉰 뒤 김 경위에게 면허증을 내밀었다.

김 경위는 운전자에게 “차량 이동량이 급증하는 추석 명절 기간 교통사고에 대해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사소하게 생각하는 법규 위반이 자칫 대형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교통법규를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추석 연휴를 맞아 광주경찰 암행순찰대가 도심 내 도로 안전을 지키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날 암행순찰대는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터미널과 역 등 명절날 시민들의 유동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장소를 중심으로 계도·단속을 펼쳤다.

2시간여동안 암행순찰차를 타고 동행해 보니 일반 승용차와 다르지 않은 외관에 순찰차인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곡예주행을 펼치던 운전자들이 속속들이 적발됐다.

지난 15일 광주 서구의 한 주택가에서 광주경찰 암행순찰대 윤시연 팀장과 김현수 경위가 중앙선을 침범하고 주행한 오토바이에 대해 단속·계도조치 하고 있다. 윤준명 기자
오전 10시30분께 서구 광천터미널에서 송정역으로 이동하던 중에도 한 오토바이가 중앙선을 침범하고 암행순찰차를 지나쳐갔다.

조수석에 앉아 있던 윤시연 광주경찰 암행순찰대 팀장이 마이크를 들고 “방금 중앙선을 침범해 주행했다. 갓길로 정차해달라”고 요구하자 화들짝 놀란 오토바이 운전자는 이에 응하지 않고 좁은 골목으로 핸들을 틀었다.

윤 팀장이 “차량번호가 이미 카메라에 녹화됐다. 도주하면 가중처벌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자 20여m를 더 주행하던 운전자는 의지를 잃고 주택가 앞에 멈춰 섰다.

오토바이 운전자 역시 울상을 지으며 선처해달라고 읍소했지만, 윤 팀장은 단호히 거절한 뒤 위반사항에 해당하는 벌점과 범칙금을 부과했다.

윤 팀장은 “시민들의 교통의식이 크게 향상돼 암행순찰에 단속되면 대부분 수긍하고 잘못을 인정한다”며 “이처럼 가끔 도주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미 장비에 자동으로 녹화돼 있어 큰 소용이 없다. 오히려 위반 항목을 늘리거나, 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는 법규 위반에 그치지 않고 범죄로 이어질 수 있어 경찰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량 대시보드에 설치된 과속 단속 카메라도 교통안전 유지에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차량의 단속 카메라는 고정형 과속 단속 카메라가 없는 구간에서 쌩쌩 내달리는 차량의 후미 번호판을 놓치지 않고 잡아냈다. 이날 암행순찰대는 교통사고가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구역을 중심으로 돌며 과속 단속을 실시했다.

동행했던 2시간동안 적발된 중앙선 침범과 신호위반 등 12대 중과실 위반사항은 5건이었으며, 과속 단속은 10건가량이었다. 다행히도 음주운전이나 사고 등 특이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암행순찰대원들은 원활한 도로교통과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시민들의 교통법규 준수를 당부했다.

김현수 경위는 “추석 연휴는 제사 후 음복과 모임 횟수 증가 등으로 음주운전 적발도 늘어나는 모습을 보인다”며 “귀성·귀경객들의 이동도 많아 교통경찰을 비롯한 지역경찰들은 시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철저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시연 팀장은 “암행순찰대나 단속 등이 없더라도 시민들이 철저하게 교통법규를 준수한다면 어떠한 대형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며 “안전한 도로 환경 조성을 위해 시민들의 동참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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