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과 신화로 풀어낸 풀어낸 ‘전남 이주사회’
전남도립미술관 기획전 ‘몽상블라주’
베트남·아프리카 등 해외작가 참여
모태·변이·혼몽 등 3개 키워드 조명
“미술 통해 인권·다문화 공존 함축”
입력 : 2024. 09. 18(수) 16:30
김기라 작 ‘편집증으로의 비밀정원’.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전라남도는 다문화 가정 비율이 높은 지역 중 하나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전남의 이주 생태계를 조망한 기획전 ‘몽상블라주 The Assemblage of Dreams’를 오는 12월 8일까지 선보인다. 한국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는 ‘이주’ 현상과 그 중요성에 대해 주목하는 전시로, 이주민의 인권과 다문화 존중에 대한 가치를 환기한다. 전시에는 전남 출신 작가들이 포함된 5명의 한국 작가들과 가나·미국·베트남·중국·태국·아프리카 출신의 해외작가들을 포함해 총 11명이 참여한다.

‘몽상블라주’는 ‘몽상(夢想)’과 ‘집합·조합’을 뜻하는 ‘아상블라주(Assemblage)’의 합성어로 ‘꿈들의 집합체’라는 공존의 사회를 은유한다. 일자리·학업·결혼 등 여러 이유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한국 사회로 꾸준히 이주하고 있는 가운데, 전시는 문화의 교류, 충돌, 융합, 교배 현상에 천착하며 진화 가능성에 대한 사유를 이끈다. 이주인들은 서로 다른 문화를 이어주는 매개자로 자리하게 된다.

정영창 작 ‘SSAL(쌀)’.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전시는 이주의 과정을 상징적으로 해석한 ‘모태-변이-혼몽’ 3개의 키워드를 가진다. 첫 번째 ‘모태(母胎)’는 ‘자신의 존재가 발생한 토대인 태생지’를 의미하며 주로 태생지의 역사와 전통, 문화적 정체성과 기억 등을 다룬 작품들을 포함한다. 모태에는 전남 출신 박문종, 김형숙과 가나 출신 엘 아나추이(El Anatsui),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윌리엄 켄트리지(William Kentridg)의 영상·설치 작품들을 선보인다.

두 번째 ‘변이(變移)’는 ‘장소를 옮겨서 변한다’는 의미로 전쟁, 정치 격변, 인종 차별 등과 같은 사회적 문제나 개인사로 인해 낯선 환경으로 이주하며 생긴 갈등과 정체성의 고민 등을 표현한 작품들이 포함된다. 여기에 전남 출신 정영창, 박동화와 베트남 출신 투안 마미(Tuan Mami)의 설치·회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혼몽(混夢)’은 ‘꿈들이 혼재한다’라는 뜻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저마다 새로운 꿈을 꾸며 공존하는 삶을 가리켜, 꿈·환상·신화 등과 관련한 작품들을 아우른다. 여기에는 서울에서 활동하는 김기라와 태국 출신 아피찻퐁 위라세타쿤(Apichatpong Weerasethakul), 중국 출신 루 양(Lu Yang), 미국 출신 태미 응우옌(Tammy Nguyen)이 참여해 설치·영상·회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 관장은 “다문화 사회로 빚어진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권의 가치와 존중에 대한 의미를 함축하는 전시다”며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펼치는 다채로운 작품 세계를 통해 다양한 꿈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공존의 사회를 함께 그려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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