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범죄 '폭증'…수사인력·피해자 지원은 태부족
광주·전남 수사인력 각 5명
지원센터 3년새 직원수 반토막
입력 : 2024. 09. 04(수) 18:33
딥페이크 성범죄가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불법합성물 유포 수사를 맡고 있는 광주·전남 경찰청 디지털성범죄 전담수사 인력이 10명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불법촬영물 삭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직원 수도 3년간 절반으로 감소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4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전국에 발생한 디지털 성범죄는 9430건이었으나 지난해 2만127건으로 4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딥페이크 예방, 단속을 위한 전담인력은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이날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광주경찰의 디지털성범죄 전담수사 인력은 2019년 5명, 2020년 6명, 2021년 5명, 2022년 4명, 2023년 5명, 2024년 5명이다.

전남경찰도 인력이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로 2019년 4명, 2020년 4명, 2021년 4명, 2022년 4명, 2023년 5명, 2024년 5명에 그쳤다.

지난 2019년에 전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엔(n)번방’ 사건을 겪고도 경찰 전담 수사 인력이 제자리걸음인 상황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성가족부에게 제출받은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 운용계획안’에 따르면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운영하는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의 내년 예산도 올해보다 9억5000여만원(6.5%) 삭감됐으며 인력 운영비를 중심으로 예산이 삭감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원센터는 24시간 상담과 불법촬영물 삭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며, 피해자로부터 삭제 신청을 받으면 해당 플랫폼 기업에 삭제 요청을 하고 조치 결과를 확인하는 역할을 한다.

지원센터에 삭제 요청된 불법촬영물 건수는 2021년 16만6000여건, 2022년 20만6000여건, 2023년 24만3000여건으로 매년 최소 3만건 이상 크게 증가하는 추세지만, 지난해 디성센터 직원은 총 39명으로 2020년에 비해 28명(58.2%) 감소했다. 일손 부족으로 직원 한 명당 약 800여건의 불법 촬영물 삭제 요청을 해야 하는 셈이다.

서미화 의원은 “정부가 신종 디지털성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예산을 확대하고 전담 인력을 대폭 증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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