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 무산에 국민 분노 폭발…“국힘, 내란 공범 시인”
헌정 사상 초유 대통령 내란 사태
여당 의원 표결 불참에 비난 고조
“민심 외면한 채 尹 선택 비열하다”
전국 곳곳 “국힘도 탄핵해야” 규탄
입력 : 2024. 12. 08(일) 18:52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앞둔 지난 7일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 모인 시민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치며 탄핵소추안 가결을 염원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주최측 추산 100만명이 운집했다. 서울=정성현 기자
“광주에는 계엄에 대한 공포가 있지 않나. 국민들을 계속 혼란스럽게 하고 국정을 요란하게 만드는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행태를 더 이상 지켜보면 안 될 것 같아 참석하게 됐다. 꼭 탄핵시키겠다.”(지난 7일 KIA타이거즈 응원복을 입고 서울 여의도 집회에 참여한 광주시민 현지현씨)

탄핵의 불길이 윤석열 대통령에서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으로까지 무섭게 번지고 있다.

지난 7일 열린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국민들의 절절한 부름을 외면하고 국회 본회의장을 비운 여당을 향한 분노가 빠르고 거세게, 거침없이 전국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전날 본회의에 상정된 윤 대통령 탄핵안은 재적 의원 300명 중 195명이 표결에 참여해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투표가 성립되지 않았다. 표결에는 민주당 등 범야권 의원 192명, 국민의힘 안철수·김상욱·김예지 의원 등 195명만 참석했다.

여당은 “대통령은 사실상 직무 정지”라고 밝혔지만, 분노한 국민은 “국민의힘도 내란 공범”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윤 대통령의 죄를 같이 뒤집어 쓰겠다’는 여당의 이번 결정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8일 더불어민주당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 108명 중 안철수 의원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고 당론에 따라 퇴장했던 김예지, 김상욱 의원은 다시 돌아와 표결에 참여했다. 탄핵에 대한 찬반을 넘어 국회의원의 본분을 지킨 세 분께 박수를 보낸다”면서도 “내란수괴 윤석열 편에 선 부역자 105명 이름을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국혁신당·기본소득당 등은 한발 더 나아가 관련자들의 빠른 체포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대한민국에서 내란죄를 직접 수사할 수 있는 기관은 국가수사본부가 유일하다”며 “대통령실과 국방부 등 내란에 관여한 모든 혐의자를 체포하고 관련 기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라”고 말했다.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도 즉각 반발했다.

강기정 시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도대체 무슨 권한으로 한동훈 대표와 한덕수 총리가 국정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며 도대체 누구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인가”라며 “한 총리가 국정운영의 권한을 위임받는 길은 헌법이 정한 절차뿐이다”고 분노했다.

김영록 도지사도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 불성립에 대해 “분하고 안타까운 마음 뿐”이라면서도 “우리 국민들이 대한민국을 위해 힘내시길 바란다. 국민들의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열망 그 자체가 눈물겹도록 큰 감동”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앞둔 지난 7일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 모인 시민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치며 탄핵소추안 가결을 염원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주최측 추산 100만명이 운집했다. 서울=정성현 기자
국민들의 분노는 폭발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실제 탄핵 투표가 무산된 전날부터 이날까지 전국의 시민사회단체 대부분이 국민의힘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상당수의 시민들은 “탄핵 집회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SNS와 각종 게시판, 뉴스 댓글에는 국민의힘이 거론되면 짧은 시간에 수천개의 댓글이 붙었고 “대한민국은 국민의힘 것이 아니다”, “국힘이야 말로 내란죄의 진짜 몸통”, “무능한 것은 알았지만 비열하기까지 할줄 몰랐다”, “이제 대한민국의 진짜 적이 누구인지 드러났다” 등의 성토가 뒤를 이었다.

여기에 여당 의원들의 공개된 전화번호로는 수천건의 비난 문자가 쇄도하고 있다.

여의도 집회에 참석한 수능을 마친 고3 장서윤(19)양은 “정치인들이 항상 하는 말이 ‘투표해 달라’다. 그런데 정작 본인들이 투표를 거부하고 회의장을 박차고 나간 것에 어이가 없다”며 “투표를 하지 않는 의원들은 자격 박탈이다. 민의의 전당에 있을 이유가 없는 사람들이다. 수많은 시민들이 국회 앞에 와 있는데 이마저도 무시한 처사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수진(33)씨는 “정말 참담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다. 많은 국민들이 모여있는 걸 알고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탄핵까지) 장기전이 될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계속해서 이 자리에 나와 탄핵 가결을 외치려고 한다. 다음 탄핵 표결 때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도망치지 말고 국민의 뜻대로 정의를 펼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병하·오지현·서울=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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