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비극적 역사 반복 안되도록 배우고 기억해야”
●괄주 동구 ‘오월 기억 여행’ 투어
궂은 날씨에도 시민 29명 참여
전일빌딩245·주남마을 등 방문
계엄군 만행 접하며 분노하기도
17일 5·18 최초 발포지 등 투어
궂은 날씨에도 시민 29명 참여
전일빌딩245·주남마을 등 방문
계엄군 만행 접하며 분노하기도
17일 5·18 최초 발포지 등 투어
입력 : 2025. 05. 11(일) 18:18

지난 10일 ‘동구의 오월 기억여행’ 투어 프로그램에서 5·18민주화운동 기록관을 방문한 시민들이 역사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이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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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5·18 민주화운동 45주기를 앞두고 5·18 민주광장에서 동구가 주관한 ‘동구의 오월 기억여행’투어 프로그램이 열렸다. 이정준 기자 |
5·18민주화운동 45주기를 한 주 앞둔 지난 10일 오전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는 가운데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5·18 민주공원에는 29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광주 동구가 주관한 ‘동구의 오월 기억 여행’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이 프로그램은 5·18 역사 현장을 직접 보고 체험하면서 오월의 영령들을 기리고, 다시는 같은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투어 프로그램은 5월을 맞아 오는 31일까지 매주 토요일 ‘마을 코스’와 ‘민주 코스’ 두 가지로 나눠 운영된다.
지난 3일 첫 번째 투어에 이어 두번째인 이날 투어는 5·18민주광장, 전일빌딩245,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주남마을, 동구 인문학당을 방문하는 ‘마을코스’로 운영됐다.
가족, 지인과 함께 참여한 시민들은 역사 해설사의 설명을 경청하며 1980년 5월의 진실을 마주했다.
첫 장소인 전일빌딩245에 들어선 시민들은 80년 5월 당시 헬기사격의 흔적과 계엄군이 시민군을 무력으로 제압하는 상황을 재현한 영상을 보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현자(64)씨는 “당시 계엄군에게 억울하게 희생된 오월의 영령들을 생각하니 너무나 안타깝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당시 끔찍했던 일들을 잊지 않고 끝없이 배우고 싸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는 10일간 지속됐던 80년 5월 항쟁에 대한 설명을 듣고 당시 민주화운동에 참여해 안타깝게 숨진 열사들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80년 5월을 경험하지 못했던 참가자들은 신군부의 등장 배경과 광주 고립 이유, 시민들을 짓밟는 계엄군의 만행 등에 대해 분노를 참지 못했다.
광주에 거주하는 이영란(45)씨는 “아이들에게 5·18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싶어서 투어를 신청했는데 몰랐던 사실들을 여러 개 알게 됐다. 직접적인 상황들은 보지 못했지만, 당시 이야기를 자세히 들으니, 화가 너무 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어린 학생들은 계엄군들이 무섭다며 부모의 등 뒤에 숨기도 했다. 원서우(10)양은 “5·18에 대해 잘 몰랐는데 사람들을 때리고 잡아가는 계엄군이 너무 무섭다”고 말했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 투어를 마친 참가자들은 버스를 타고 광주 동구 주남마을로 이동했다.
주남마을은 80년 5·18 당시 계엄군이 버스, 구급차를 상대로 무차별 발포를 한 장소이며 5월 23일에는 시민 두 명이 계엄군의 총격에 부상을 당하고 끌려가 살해당한 곳이다.
시민들은 빗줄기를 뚫고 산속에 있는 위령비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위령비 앞에 선 참가자들은 헌화한 뒤 경건한 마음으로 영령들을 추모했다.
시민들은 다시 버스를 타고 동구 인문학당으로 이동해 이번 투어에서 느낀 점과 5·18에 대한 토론을 한 뒤 행사를 마무리했다.
나주에서 가족들과 함께 온 홍용우(47)씨는 “작년에도 투어에 참여했었는데 올해는 12·3 비상계엄 사태를 생각하니 더욱 의미있는 5·18이라고 생각한다” 며 “80년 당시의 자료들을 볼 때마다 너무 분하지만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오늘 함께 온 아이들도 잘 배우고 갔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동구의 오월 기억여행’ 세 번째 투어 프로그램은 오는 17일 5·18 최초 발포지와 5·18 국립 민주묘지를 방문하는 ‘민주코스’로 진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