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봄의 시작을 알리는 계절이다. 3월은 영어로 행진곡을 뜻하는 ‘마치(march)’라고 하는데 ‘march’의 동사는 ‘군대가 행진하다’, ‘행군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는 라틴어 ‘Martius’에서 유래된 것으로, 전쟁의 신 ‘마르스(Mars)’에서 따왔다. ‘마르스’는 로마 신화의 주신 유피테르(Jupiter)와 그의 아내인 유노(Juno) 사이에서 태어난 전쟁과 농경의 신(神)이다.

지금은 3월이 율리우스력과 그레고리력에 의해 세 번째 달로 자리하고 있지만, 고대 로마 시대 달력에는 한 해를 시작하는 첫 번째 달이었다. 그래서 3월이면 대자연의 꽃들은 팡파르를 울리고 아름다운 봄을 노래한다. 3월은 단순한 시간적인 의미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담는 특별함이 주어진다. 변화와 성장을 위한 최적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새로운 학년이 시작되는 중요한 달이다. 새로운 교실에서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난다. 저마다의 목표를 향해 힘찬 발돋움을 하게 될 것이다. 희망과 설렘이 교차하는 시간이다. 또, 가정에서는 집집마다 겨우내 묵혔던 먼지를 털어내는 때이다. 개인들은 작심삼일(作心三日)이 될뻔한 새해의 계획을 다시 다잡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3월은 새로운 출발이요, 생명이요, 성장의 시간이라 할 수 있다.

숫자 3은 우리 생활과 문화적 맥락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우리는 가끔 ‘삼세번’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세 번의 기회’를 말하는 것이다. 어떤 일을 시행함에 있어 처음에는 잘 풀리지 않더라도 결국, 세 번째 도전에는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인내와 끈기를 강조하는 말로, 지금은 힘들고 어렵더라도 그 어떤 것에 여러 번 도전하게 되면 언젠가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처음 두 번은 실패했더라도 세 번째 도전은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믿음을 반영한 것이다.

이 표현은 영화나 문학 작품에서도 종종 등장한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여러 번의 시도 끝에 목표를 이루는 이야기나, 실패와 좌절을 경험한 후 마침내 성공을 거두는 상황에서 자주 사용된다. 문학 작품에서는 시작과 중간, 그리고 끝의 구성을 갖춘 이야기 구조에서 세 번째는 결말에 도달한다. 세 번의 시도, 삼각관계, 세 명의 인물 등이 반복되는 이야기들이 조화와 성장을 상징하는 중요한 문학적 기법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숫자 3은 음악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그중에 3/4 박자는 매우 특별함을 가지고 있다. 주로 왈츠와 같은 춤곡에서 사용되는데, 이는 단순히 춤의 리듬을 넘어서 감정의 깊이와 곡 흐름에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회전하는 리듬은 사람들에게 우아함과 동시에 감정의 순환을 느끼게 하며, 때로는 고독, 사랑, 슬픔을 묘사하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이밖에도 숫자 3은 종교적 또는 심리적으로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기독교에서는 성부, 성자, 성령의 세 위격(位格)의 하나님이 하나로 존재한다고 믿고 있으며 불교에서도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삼학(삼선)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처럼 3이라는 숫자는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하고 강한 설득력이 있는 숫자이기에 시작과 끝을 의미하기도 하고 삼각형처럼 단단한 균형을 나타내는 완전한 숫자로도 인식된다. 그래서 숫자 3이나 셋은 중요하고도 특별한 순간을 나타내는 것이다. 사진을 찍을 때, 누구 하나 빠짐없이 ‘하나’, ‘둘’, ‘셋’을 외치는 모습을 연상해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벌써 3월이 많이 지나갔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언제나 세 번의 기회가 있다. 지금 다시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동화 속의 세 가지 소원처럼 우리도 세 가지 목표를 세우고 세 가지 소원을 빌어보자. 분명 내가 변화되고 세상이 변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