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단상·이명노>"의회를 지킵니다"
이명노 광주시의원.
입력 : 2024. 12. 05(목) 17:47
이명노 광주시의원.
광주시 여성가족국 상임위 예산심사를 마치고 의원실 자리에 앉아 다음날 회의자료를 보려던 밤, 비상계엄이 선포됐다. 분주하던 창밖의 광주시청 앞 내방로는 금세 고요해졌고, 어디 의지할 곳을 몰라 불안해하는 지인들로부터 전화가 밀려 들어온다.
서둘러 TV를 켜고 노트북으로는 유튜브와 SNS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소식들을 확인한다. 민첩하고 현명한 우리 국민은 재빨리 방안을 찾았다. ‘헌법 제77조 ⑤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하여야 한다’. 서둘러 국회를 소집해야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의원들에게 신속히 국회로 모여달라 부탁했고 의원들은 본회의장으로 빠르게 모여들었다. 그리고 공권력은 의원들의 국회 진입을 막아섰다. 대한민국 의전서열 2위이자 5선의 우원식 국회의장은 담장을 넘어 국회로 진입했다. 우리 당 대표 역시 시민들의 도움으로 국회에 겨우 진입했다. 보좌진들은 죽기 살기로 의원들의 국회 진입을 거들고 있다.
돌아와 광주, 지금 당장 해야 할 역할을 고민하며 속보를 보던 중 계엄사령부 포고령이 전파된다. 그중 ‘제1호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 지방의회 활동이 금지됐다. 이상의 포고령 위반자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계엄법에 의하여 영장 없이 체포, 구금, 압수수색을 할 수 있으며, 계엄법 제14조에 의하여 처단한다고 한다.
의회에 있다가는 잡혀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감이 교차했지만 정신을 바짝 차리고 오히려 창문의 블라인드를 활짝 열었다. 그리고 현재 앉아있는 자리의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게시한다. “비상계엄에 반대한다, 의회를 지킵니다”는 메시지와 함께….
포고령이 퍼지고 10분이 채 되지 않아 동료 의원들께서도 자발적으로 의회로 모였다. 각 기초의회도 상황을 공유하며 각 의회로 모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는 긴박한 상황, 이 계엄령이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도 광주시민의 대리인들의 결기는 사뭇 비장했다.
이어 시청 중회의실에서 광주의 각계 지도자들로 구성된 ‘헌법수호 비상계엄 무효선언 연석회의’가 소집됐고 시장, 구청장, 의회, 시민사회 대표자, 대학총장, 종교계 등이 모여 긴급회의에 돌입했다. 선배들께서 물려주신 DNA였을까. 지금은 서로 역할을 나누고 편을 가를 때가 아니라는 대동의 정신과 연대 의식이 본능처럼 작용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것을 취재하며 상황을 파악하고자 필사적으로 뛰었던 언론계의 기자정신도 한마음이었다. 그렇게 광주에서 각개전투가 아닌 공통되고 정제된 메시지를 확정 짓고 대응 방안을 정한 뒤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은 개최 정족수가 채워졌다.
190/190 찬성. 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됐다. 아직 마음을 쓸어내리기에 이르지만 일단 여기서부터 대통령은 이를 거부할 명분이 없다. 비상회의를 마치고 각자 위치로 복귀한다. 다시 간담회실로 돌아온 시의회는 타 광역의회와 연대해 계엄 규탄 성명을 발표할 전략을 세우고, 다음날 오전 9시에 집결할 광주시민 총궐기대회에 합류할 것과 상임위 일정을 조정할 것을 결정했다.
이상 그날의 일기다. 계엄령이 해제되지 않았더라면 지금 어디에 있었을까. 뭐 그게 어디일지라도 의회를 지키겠다는 글은 썼을 것이다. 직접 겪지 않았지만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지방자치를 어떻게 쟁취했는지 좋은 선배들로부터 배워 익히 알고 있다. 그리고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출된 권한이 가지는 막중한 무게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시민들께서 믿고 위임 해주신 역할이다. 누구도 지방의회의 활동을 금할 수 없다는 생각, 그 역할을 빼앗을 수 있는 건 오직 다시 시민들뿐이라는 생각이었다. 오늘 끌려가더라도 지켜야 할 사명이었다.
내재된 의식을 마주하며 광주시민들께서 맡겨주신 역할의 숭고함을 깨달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마음 변치 않겠다는 다짐과 약속을 해본다. 더 나아가 그와는 180도 다른 의식을 가진 대통령을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함께한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다. 성난 국민은 들고 일어나기 시작했다. 곧 봄이 올 것 같다.
서둘러 TV를 켜고 노트북으로는 유튜브와 SNS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소식들을 확인한다. 민첩하고 현명한 우리 국민은 재빨리 방안을 찾았다. ‘헌법 제77조 ⑤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하여야 한다’. 서둘러 국회를 소집해야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의원들에게 신속히 국회로 모여달라 부탁했고 의원들은 본회의장으로 빠르게 모여들었다. 그리고 공권력은 의원들의 국회 진입을 막아섰다. 대한민국 의전서열 2위이자 5선의 우원식 국회의장은 담장을 넘어 국회로 진입했다. 우리 당 대표 역시 시민들의 도움으로 국회에 겨우 진입했다. 보좌진들은 죽기 살기로 의원들의 국회 진입을 거들고 있다.
돌아와 광주, 지금 당장 해야 할 역할을 고민하며 속보를 보던 중 계엄사령부 포고령이 전파된다. 그중 ‘제1호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 지방의회 활동이 금지됐다. 이상의 포고령 위반자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계엄법에 의하여 영장 없이 체포, 구금, 압수수색을 할 수 있으며, 계엄법 제14조에 의하여 처단한다고 한다.
의회에 있다가는 잡혀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감이 교차했지만 정신을 바짝 차리고 오히려 창문의 블라인드를 활짝 열었다. 그리고 현재 앉아있는 자리의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게시한다. “비상계엄에 반대한다, 의회를 지킵니다”는 메시지와 함께….
포고령이 퍼지고 10분이 채 되지 않아 동료 의원들께서도 자발적으로 의회로 모였다. 각 기초의회도 상황을 공유하며 각 의회로 모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는 긴박한 상황, 이 계엄령이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도 광주시민의 대리인들의 결기는 사뭇 비장했다.
이어 시청 중회의실에서 광주의 각계 지도자들로 구성된 ‘헌법수호 비상계엄 무효선언 연석회의’가 소집됐고 시장, 구청장, 의회, 시민사회 대표자, 대학총장, 종교계 등이 모여 긴급회의에 돌입했다. 선배들께서 물려주신 DNA였을까. 지금은 서로 역할을 나누고 편을 가를 때가 아니라는 대동의 정신과 연대 의식이 본능처럼 작용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것을 취재하며 상황을 파악하고자 필사적으로 뛰었던 언론계의 기자정신도 한마음이었다. 그렇게 광주에서 각개전투가 아닌 공통되고 정제된 메시지를 확정 짓고 대응 방안을 정한 뒤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은 개최 정족수가 채워졌다.
190/190 찬성. 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됐다. 아직 마음을 쓸어내리기에 이르지만 일단 여기서부터 대통령은 이를 거부할 명분이 없다. 비상회의를 마치고 각자 위치로 복귀한다. 다시 간담회실로 돌아온 시의회는 타 광역의회와 연대해 계엄 규탄 성명을 발표할 전략을 세우고, 다음날 오전 9시에 집결할 광주시민 총궐기대회에 합류할 것과 상임위 일정을 조정할 것을 결정했다.
이상 그날의 일기다. 계엄령이 해제되지 않았더라면 지금 어디에 있었을까. 뭐 그게 어디일지라도 의회를 지키겠다는 글은 썼을 것이다. 직접 겪지 않았지만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지방자치를 어떻게 쟁취했는지 좋은 선배들로부터 배워 익히 알고 있다. 그리고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출된 권한이 가지는 막중한 무게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시민들께서 믿고 위임 해주신 역할이다. 누구도 지방의회의 활동을 금할 수 없다는 생각, 그 역할을 빼앗을 수 있는 건 오직 다시 시민들뿐이라는 생각이었다. 오늘 끌려가더라도 지켜야 할 사명이었다.
내재된 의식을 마주하며 광주시민들께서 맡겨주신 역할의 숭고함을 깨달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마음 변치 않겠다는 다짐과 약속을 해본다. 더 나아가 그와는 180도 다른 의식을 가진 대통령을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함께한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다. 성난 국민은 들고 일어나기 시작했다. 곧 봄이 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