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농특산물 활용…전남만의 ‘달콤한 맛’ 세계로
●세월이 빚어 낸 전남 발효식품의 게미진 맛 <9>한과
쌀·견과류와 전통제조방식 결합
기후 온화하고 각종 재료 풍부해
나주·담양·순천 등지 지역별 특성
“전남 정체성 표현 고유한 문화”
쌀·견과류와 전통제조방식 결합
기후 온화하고 각종 재료 풍부해
나주·담양·순천 등지 지역별 특성
“전남 정체성 표현 고유한 문화”
입력 : 2024. 12. 02(월) 18:41
담양의 한 한과업체에서 유과, 약과, 강정 등이 만들어지고 있다. 담양군 제공
한국의 전통·문화·역사를 담고 있는 ‘한과’는 단순히 간식을 넘어 지역 정체성과 고유문화를 상징하는 중요한 유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자연 재료로 만들어진 전남 한과는 명절이나 제례 등에 사용되면서 전통과 예의를 상징해 왔다. 전통 방식을 고수하며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한과를 만들고 있는 장인들은 새로운 맛 개발을 통해 농가 소득에 기여하고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풍부한 농산물 활용 ‘독창적 맛’
전남의 전통 한과는 오랜 역사를 지닌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과자다.
전남지역은 기후가 온화하고 농산물이 풍부해 한과에 필요한 쌀, 콩, 견과류, 꿀 등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조선시대부터 이어져온 전통 제조방식과 함께 지역 자연재료를 사용해 독창적인 맛을 내는 간식이다.
전남 한과는 △유과 △약과 △강정으로 구분된다.
유과는 찹쌀 반죽을 숙성시킨 후 튀겨 엿에 굴려 만든 과자로 전남의 유과는 바삭한 식감과 단맛이 어우러져 명절 제사 음식으로 인기가 높다.
약과는 밀가루와 꿀, 참기름을 섞어 반죽한 뒤 기름에 튀겨내는 과자로, 약식에서 유래돼 예로부터 특정기념일에 즐겨 먹는다.
강정은 튀긴 찹쌀 반죽에 깨, 콩, 견과류 등을 붙여 만든 것으로 깨강정, 콩강정 등 지역별 특색에 따라 다양한 종류로 제작된다.
전남 한과의 기원은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국 당나라와의 교류를 통해 한과의 제조방식이 전래됐을 것으로 추정되며 한국 고유의 재료와 조리법이 더해져 독창적인 한국 전통 음식으로 발전했다. 고려·조선시대에 궁중과 사대부가의 명절 제례의식에서 한과를 즐겨 사용하며 중요한 예식 음식으로 자리잡게 됐다.
●지역 자원 활용…해외 판로 개척
농산물과 특산물을 활용해 만들어지고 있는 전남 한과는 △나주시 △담양군 △순천시 △구례군 △강진군 등 지역별로 독특한 방식이 반영된게 특징이다.
나주에서는 찰기가 좋은 쌀과 단맛이 풍부한 배를 활용한 유과, 배를 첨가한 강정류가 만들어지고 있다.
담양의 한과는 대나무숯을 이용해 향을 덧입혀 전통방식으로 생산되고 있어 건강간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순천은 바다와 인접해 있어 해풍을 맞고 자란 쌀과 벌꿀이 풍부하다. 강정에 품질 좋은 벌꿀과 콩, 깨, 견과류 등을 더해 식감과 영양을 살리고 있다.
구례에서는 산지에서 자란 찹쌀과 새콤달콤한 맛을 내는 특산물 매실로 한과를 만든다. 특히 구례 한과는 매실 농축액이 첨가돼 소화 기능에 도움을 줘 소비자들에게 기능성 한과로 인기다.
강진에서는 깨를 첨가해 특유의 쫄깃함과 부드러운 식감을 제공하는 깨강정이 만들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마다 특색 있는 한과에 대해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귀정 국립농업과학원 박사는 “전남 한과는 수백년 동안 한국인의 삶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명절, 제례 등 다양한 의식에서 빠지지 않는 필수 음식이다. 한과를 만들 때 사용되는 찹쌀, 꿀, 참깨, 견과류 등 지역만의 재료를 사용해 특유의 맛과 향을 내며 한과 하나하나에 문화와 풍습이 반영되고 있어 전남지역 정체성을 표현하는 고유한 문화유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박사는 이어 “전남 한과는 한국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매개체로서의 가치도 지니고 있다. 한국적인 미(美)와 정성,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는 한국인의 철학이 담긴 음식”이라며 “지역 특산물과 전통방식이 결합돼 만들어진 한국 고유의 유산인 한과를 세계적으로 알린다면 한국 식문화의 소중함을 전 세계에 알리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남 한과를 다양한 제품으로 만들어 지속가능한 지역경제 자원으로 활용, 해외 판로를 개척해나가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 박사는 “한과 생산은 지역 내 농산물 소비를 촉진하고 전통 식품산업을 발전시켜 지역민들의 소득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일례로 고흥 유자, 보성 녹차 등 전남의 다양한 특산물과 연계해 로컬푸드 형태의 전통 한과를 발굴해 낸다면 지속가능한 지역 먹거리 자원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높아진다”며 “인공첨가물 없이 쌀, 꿀, 참기름, 견과류 등 자연재료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건강한 간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K-푸드에 힘입어 현지 입맛에 맞춘 한과 개발도 시도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 취재는 전라남도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자연 재료로 만들어진 전남 한과는 명절이나 제례 등에 사용되면서 전통과 예의를 상징해 왔다. 전통 방식을 고수하며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한과를 만들고 있는 장인들은 새로운 맛 개발을 통해 농가 소득에 기여하고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풍부한 농산물 활용 ‘독창적 맛’
전남의 전통 한과는 오랜 역사를 지닌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과자다.
전남지역은 기후가 온화하고 농산물이 풍부해 한과에 필요한 쌀, 콩, 견과류, 꿀 등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조선시대부터 이어져온 전통 제조방식과 함께 지역 자연재료를 사용해 독창적인 맛을 내는 간식이다.
전남 한과는 △유과 △약과 △강정으로 구분된다.
유과는 찹쌀 반죽을 숙성시킨 후 튀겨 엿에 굴려 만든 과자로 전남의 유과는 바삭한 식감과 단맛이 어우러져 명절 제사 음식으로 인기가 높다.
약과는 밀가루와 꿀, 참기름을 섞어 반죽한 뒤 기름에 튀겨내는 과자로, 약식에서 유래돼 예로부터 특정기념일에 즐겨 먹는다.
강정은 튀긴 찹쌀 반죽에 깨, 콩, 견과류 등을 붙여 만든 것으로 깨강정, 콩강정 등 지역별 특색에 따라 다양한 종류로 제작된다.
전남 한과의 기원은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국 당나라와의 교류를 통해 한과의 제조방식이 전래됐을 것으로 추정되며 한국 고유의 재료와 조리법이 더해져 독창적인 한국 전통 음식으로 발전했다. 고려·조선시대에 궁중과 사대부가의 명절 제례의식에서 한과를 즐겨 사용하며 중요한 예식 음식으로 자리잡게 됐다.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과자 한과는 쌀, 콩, 견과류 등 지역의 농특산물을 재료로 사용해 다양한 맛을 만들어내고 있다. 담양군 제공 |
농산물과 특산물을 활용해 만들어지고 있는 전남 한과는 △나주시 △담양군 △순천시 △구례군 △강진군 등 지역별로 독특한 방식이 반영된게 특징이다.
나주에서는 찰기가 좋은 쌀과 단맛이 풍부한 배를 활용한 유과, 배를 첨가한 강정류가 만들어지고 있다.
담양의 한과는 대나무숯을 이용해 향을 덧입혀 전통방식으로 생산되고 있어 건강간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순천은 바다와 인접해 있어 해풍을 맞고 자란 쌀과 벌꿀이 풍부하다. 강정에 품질 좋은 벌꿀과 콩, 깨, 견과류 등을 더해 식감과 영양을 살리고 있다.
구례에서는 산지에서 자란 찹쌀과 새콤달콤한 맛을 내는 특산물 매실로 한과를 만든다. 특히 구례 한과는 매실 농축액이 첨가돼 소화 기능에 도움을 줘 소비자들에게 기능성 한과로 인기다.
강진에서는 깨를 첨가해 특유의 쫄깃함과 부드러운 식감을 제공하는 깨강정이 만들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마다 특색 있는 한과에 대해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귀정 국립농업과학원 박사는 “전남 한과는 수백년 동안 한국인의 삶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명절, 제례 등 다양한 의식에서 빠지지 않는 필수 음식이다. 한과를 만들 때 사용되는 찹쌀, 꿀, 참깨, 견과류 등 지역만의 재료를 사용해 특유의 맛과 향을 내며 한과 하나하나에 문화와 풍습이 반영되고 있어 전남지역 정체성을 표현하는 고유한 문화유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박사는 이어 “전남 한과는 한국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매개체로서의 가치도 지니고 있다. 한국적인 미(美)와 정성,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는 한국인의 철학이 담긴 음식”이라며 “지역 특산물과 전통방식이 결합돼 만들어진 한국 고유의 유산인 한과를 세계적으로 알린다면 한국 식문화의 소중함을 전 세계에 알리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남 한과를 다양한 제품으로 만들어 지속가능한 지역경제 자원으로 활용, 해외 판로를 개척해나가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 박사는 “한과 생산은 지역 내 농산물 소비를 촉진하고 전통 식품산업을 발전시켜 지역민들의 소득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일례로 고흥 유자, 보성 녹차 등 전남의 다양한 특산물과 연계해 로컬푸드 형태의 전통 한과를 발굴해 낸다면 지속가능한 지역 먹거리 자원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높아진다”며 “인공첨가물 없이 쌀, 꿀, 참기름, 견과류 등 자연재료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건강한 간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K-푸드에 힘입어 현지 입맛에 맞춘 한과 개발도 시도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 취재는 전라남도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최동환·조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