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흉기로 찌른 지적장애 10대, 항소심서 감형
또래 괴롭힘에 용돈 요구 중 범행
1심 “위법성 매우 중해” 실형 선고
2심 “교화과정 필요”…소년부 송치
입력 : 2024. 10. 22(화) 18:36
또래의 괴롭힘과 협박에 시달려 용돈을 요구하다가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10대 중증 지적장애인이 항소심에서 감형 받았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김유진)는 특수존속상해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장기 2년 6개월, 단기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미성년자 A군(17)을 광주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A군은 지난 4월 나주시 자택에서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단기 1년6개월, 장기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조사결과 중증 지적장애가 있는 A군은 학교 또래인 후배·친구들로부터 협박을 받은 뒤 아버지에게 용돈을 구하던 중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돈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데 화가 나 중상을 가해 위법성이 매우 중하고 죄질도 극히 불량한 점, 범행 당시 만 16세에 불과한 점, 중증 지적장애 등으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소년으로 아직 인격이 형성돼 가는 과정이고 중증 지적장애가 있는 피고인이 후배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자 사리분별력이 미숙한 상태에서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구금생활을 하면서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항소심에서의 진술과 태도에 비춰볼 때 개선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윤리 의식을 상실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형사처벌을 부과하기보다 적절한 교육, 교화과정을 통해 품행을 교정시켜 건전한 사회인으로 인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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