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일의 색채인문학>라비냑, 피아노를 ‘타악기·검은색’으로 표현
(263) 색채와 생활
박현일 문화예술 기획자·철학박사·미학전공
입력 : 2024. 09. 11(수) 17:48
●색채와 숫자

서구에서는 활강 스키의 코스 난이도를 표준화하여 색으로 단계를 나타냈는데, 검은색은 가장 고난도 코스이다.

체스 게임을 비롯한 능력이 필요한 모든 종류의 게임에는 검은색과 하얀색을 사용한다.

●색채와 형태

오륜기는 1914년 쿠베르탱(Pierrede Coubertin)에 의해 만들어져 1920년 제7회 벨기에 앤트워프 올림픽 때부터 게양되었으며, 5가지 색채로 표현되었다. 검은색은 아프리카이고, 5개의 원을 연결하는 방식은 세계(World)의 약자 더블유(W)를 의미한다.

러시아의 화가인 칸딘스키(Kandinsky, Wassily, 1866년~1944년)는 그의 저서인 정신적인 조화의 예술(he Art of Spiritual Harmony, Houghton Mifflin Co., Boston, 1914.)에서 색을 운동으로써 파악하였다. 예를 들면, 선에 있어서 수평선은 검은색 또는 파란색을 의미한다. 각도에 있어서 180도는 검은색의 성격이 있다.

골턴(Galton, Francis, 1822년~1911년)은 그의 저서(인간 능력의 탐구, Inquiries into Human Faculty and Its Development, Macmillan & Co., Ltd., London, 1883.)에서 색채와 사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지적하였다. 알파벳 O는 투명한 검은색이며, 깨끗한 얼음을 통해서 보는 물의 색이다. 자음의 M은 검은색을 느낀다. 숫자를 색채의 연상 방식으로 기술한 결과 1은 검은색이다.

●색채와 음계

베토벤은 음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는데, 그는 나단조(短調)를 블랙 키(black key)라고 불렀다.

러시아 작곡가 알렉산드르 스크랴빈(Alexander Skryabin, 1872년~1915년)은 6가지 스케일을 언급하였는데, 그는 검은색을 마장조(E)라고 했다.

라비냑(Lavignac, Albert)에 의하면, 각 악기는 각각 다른 색채를 가지고 있으며, 이것은 악기의 특별한 성질이다. 그러나 눈과 귀의 형태 차이로 관찰자에 따라 약간씩 달라질 수 있다.

라비냑은 그의 저서인 음악과 음악가들(Music and Musicans, 1903.)에서 관현악의 편성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관현악의 편성법은 색채를 응용하는 화가와 매우 흡사하며, 음악가의 팔레트(palette)는 오케스트라의 리스트(list)이다. 음악가는 이것을 자기의 생각, 선율의 디자인, 화성의 조직을 톤으로 표현한다.

음악가는 빛과 음영을 다루기 위해 화가가 색채를 배합하는 것처럼 톤을 혼합한다. 이러한 이론으로 볼 때, 군악이나 화려한 취주악은 다른 장식회화와 일치한다. 실내음악은 매우 부드럽고, 미묘한 색채 농담을 가진 수채화와 같다.

라비냑은 그의 저서인 음악과 음악가들에서 5가지 색을 악기와 연결시켰다. 각 악기는 자신의 색채를 가지고 있으며, 이것은 그 악기의 특별한 성질이다. 눈과 귀의 차이로 관찰자에 따라 약간씩 달라질 수는 있으나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얀색과 회색 그리고 검정(white, gray, black)은 타악기를 뜻한다. 다시 말해서, 케틀드럼(kettle drum)과 같이 저음을 내는 북들은 저마다 다양한 소리로 커다란 어두운 구덩이를 만든다. 피아노는 타악기로서 검정빛으로 표현되며, 전음(顫音)은 피아니스트에게 중요하고, 이것은 페달을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서 미술가의 기법과 같다. 피아노의 음악은 연필로 그린 소묘나 목탄 스케치 그리고 판화와 같이 검은색과 하얀색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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