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이변’에 이재명 ‘리더십’ 흠집
대세 추미애 탈락...당초 예상 뒤집어
‘명심’논란 반발 심리·후보 불안감
부상중인 이 대표 연임론도 주춤할듯
입력 : 2024. 05. 16(목) 17:2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초선 당선자 워크숍에서 사회자에게 비공개 총회 때 인사말을 할 것을 요청한 뒤 미소짓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 경선이 이른바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과는 다른 결과가 나오면서 당내에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이재명 대표 리더십에 흠집을 남긴 셈이어서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 대표 연임론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6일 민주당 등에 따르면, 이날 국회의장 경선에서 ‘명심’에 힘입어 대세론을 형성했던 추미애 당선인이 낙선하고 우원식 의원이 당선됐다.

‘어차피 의장은 추미애(어의추)’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추 당선인이 무난하게 승리를 거둘 것이란 당초 예상을 뒤집는 결과였다.

정치권에선 원내대표 경선에 이어 국회의장 선거까지 명심 논란이 거론된 것에 대한 반발 심리라는 해석부터 추 당선인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했다는 분석 등이 나왔다.

국회 의원회관과 전국을 다니며 유권자(당선인)를 만난 우 의원의 선거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분석도 더해졌다.

무엇보다 친명(친이재명)계가 추 당선인을 중심으로 교통정리에 나선 게 당내 반발을 야기했다는 관측이 많다.

특히 경선 완주 의지를 피력했던 조정식·정성호 의원이 지난 주말사이 연이어 중도 하차하면서 ‘명심’이 노골적으로 개입한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왔다.

이날 경선 직후, 박찬대 원내대표 등 이재명 지도부를 향한 쓴소리가 쏟아졌다.

당 지도부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재선 의원은 “박 원내대표가 후보를 교통정리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안 좋았다”며 “의원들로선 투표권을 제한 당하는 것인데 국회의원을 도대체 무엇으로 보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한 3선 의원은 “후보 교통정리에 대한 반발표가 우 의원으로 일부 넘어갔다고 본다”며 “이번 선거 결과가 함의하는 바에 대해 이재명 지도부가 깊게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 일극체제가 지나치게 강해지는 데 대한 당내 민주주의 후퇴 등 위기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초선 당선인은 “(친명계로) 다 정리되는 게 별로 좋아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대표 의중을 비껴간 ‘이변’이 이 대표 연임론에 미칠 파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 리더십에 흠집이 난 결과여서 최근 빠르게 부상하고 있는 연임론은 당분간 주춤하는 모양새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경선 결과가 이 대표 연임 행보에 걸림돌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 반응이다.

당 일각에선 오히려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이 대표 연임론이 더욱 견고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선 직후 당원게시판 ‘블루웨이브’엔 우 의원의 후보직 사퇴 요구 등 선거 결과에 불만을 표하는 게시글이 쏟아졌다.

일부 강성 당원들은 우 의원에게 표를 행사한 당선인들을 향해 ‘수박’으로 지칭하는 등 반발하기도 했다.

추 당선인을 공개지지했던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번 경선 결과를 두고, “당원이 주인인 정당,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상처받은 당원과 지지자들께 미안하다”고 적었다.

정 최고위원은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전진해야 한다”며 “이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정권교체의 길로 가자”고 역설했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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