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 제12기 독자위원회> "지역 이슈, 차별화된 관점과 접근 필요"
예술·체육, 지속 보도로 연속성 강화
"예향의 도시 광주 홍보 위한 노력을"
市·道 주요 현안의 균형감 있는 보도
한강 노벨상, 수상 '5월 문학' 재조명
충장로 상권 활성화 적극 행정 필요
입력 : 2024. 10. 31(목) 18:13
전남일보 제12기 독자위원회가 31일 전남일보 회의실에서 열려 독자위원들이 주요 이슈에 대한 지면평가 및 대안 등을 이야기 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전남일보 제12기 독자위원들이 ‘예향의 도시’ 광주의 이슈를 차별화된 관점과 방향으로 심도 있게 다뤄줄 것을 요청했다.

전남일보는 31일 제12기 독자위원회를 열고 지난 두 달간 본보에 보도된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지역 정론지로서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는 이미경 위원장, 김준기 위원, 정순기 위원 등이 참석했고 장춘식 위원은 서면으로 의견을 전달했다.

회의에 앞서 박성원 전남일보 편집국장은 “지난 9월 초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 장기화로 인한 시민들의 피해를 지적하며 정부에 해법 마련을 촉구하는 ‘일주이슈’를 기획하는 등 주요 현안을 심층적으로 보도하기 위해 주력했다”며 “제15회 광주비엔날레 개막과 함께 지난 30년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기획기사를 통해 행사도 상세히 소개했다”고 말했다.

박 편집국장은 이어 “2024년 본사 어젠다인 ‘지역소멸 극복 원년 만들자’에 맞춰 고향사랑기부제 지정기부를 통해 64년 만에 문을 연 곡성의 소아청소년과와 전남도의 인구 늘리기 프로젝트를 추석 특집 지면에 집중 조명했다”며 “최근 지역을 뜨겁게 달군 KIA타이거즈의 정규리그 및 한국시리즈 우승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뤄 팬들의 기쁨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에 주목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독자위원들의 의견.

●이미경 위원장

10월은 KIA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우승,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성황리에 마무리된 충장축제 등 광주시민들에게 행복한 일이 많았다. 예술·체육을 필두로 한 문화중심 도시 광주의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에 대한 논의와 연구가 활발해져야 한다.

올해 충장축제에서 2000여명이 장구를 치는 모습을 유튜브에서 시청했다. 음악이 주는 감동과 공동체를 만드는 의미에 대해 다시 되돌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퍼포먼스가 축제에서 진행된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이러한 예술 공연과 행사에 사람들이 더욱 많이 오게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충장축제는 이제는 전국에서도 인지도가 있을 만큼 큰 축제로 발전했지만, 여전히 동구의 지역축제라는 이미지가 남아 있다. ACC, 비엔날레 등을 보유한 예향의 도시 광주가 문화·체육 콘텐츠를 활용한 축제를 더 늘리고 확대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지역 출신 인물이 이룬 대업이다. 언론에서는 이 같은 이슈를 단편성 보도에 그치지 않고 더 부각할 수 있게 전체적 맥락에서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김준기 위원

광주와 전남은 행정적으로 분리돼 있지만, 여러 분야에서 통섭됐다고 볼 수 있다. 전남일보는 회사명에서도 ‘전남’을 내세우며 광주뿐 아닌 전남을 통합해 다루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언론사다. 이를 되새기고 광주와 전남 모두 집중해서 균형 있게 다뤄주길 바란다.

최근 화두인 한강은 시대정신의 산물이다. 1980년대 광주에서 피와 땀과 눈물을 흘렸던 이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강 한 명의 인물뿐 아니라 ‘5월 문학’이란 큰 틀의 흐름을 잡고 그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가능할 수 있었던 역사를 되짚을 필요가 있다. 여러 예술 분야 종사자들과 전체적인 5월 예술을 심도 있게 다루며 다른 언론사와 차별화된 보도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정순기 위원

동구는 충장로 상권 활성화를 목표로 공용주차장 조성 등 이를 위한 실질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관련 사업 추진을 위한 인허가를 위한 행정당국의 심의위원회 일정이 지연되는 사례가 많아 아쉽다고 느낄 때가 많다.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 전남일보도 지역 정론지로서 충장로 살리기를 위해 힘쓰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지역 행사나 문화 프로그램에 대한 지자체의 예산 부족 탓에 지원이 부족할 때가 많다. 행정의 난맥상을 개선하기 위해 언론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 지적해야 한다. 광주시와 시의회에서 지역의 상인회장들을 직접 대면하고 현장에서 확인된 어려움과 문제점을 수렴해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 지원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춘식 위원

지난 10월11일자 3면에 ‘전남 공직기강 해이…음주운전 징계 전국 2위’라는 기사가 보도됐다. 해당 기사를 보면 2023년 전남도 산하 공무원 총 153명이 징계를 받았고 이 가운데 음주운전 징계는 총 51건으로 경기도 67건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고 한다. 이는 관내 공무원들의 음주운전에 대한 의식이 다른 지역에 비해 확연히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사를 보면 소시민으로서 느끼는 허탈감이 너무 크다. 전남일보는 해당 현안을 일회성 보도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취재를 통해 음주운전에 대한 공무원의 의식 개선에 기여해야 한다.

10월29일자 4면 ‘광주 전남 대학 졸업생, 3명중 2명 수도권행’ 기사에서는 매년 반복되는 광주·전남지역 대학들의 정원 ‘사실상 미달’ 상황과 서울과 지방대학의 양극화 격차를 다루고 있다. 지방대 폐교 공포에 직면한 현실을 광주·전남 지역대학 졸업 후 관내에서 구직활동과 취업을 하지 않고 수도권을 비롯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청년들의 수를 통해 심각성을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청년들이 떠나는 걸 막기 위해서 지역기업과 공공기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기획 기사의 보도 빈도가 늘어나 해결책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박성원 편집국장은 앞으로도 중앙·지역 이슈를 나누지 않고 시민들의 실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심층 취재하고 대책과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편집국장은 “최근 광주시에서는 지역의 소프트파워를 적극 활용한 여러 사업을 진행·준비 중이다. KIA타이거즈의 선전으로 특수 효과를 누리고 있는 챔피언스필드 주변 상권 활성화를 통해 야구를 통한 관광객 유치,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책 읽는 도시’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전남일보에서도 이러한 지역의 주요 이슈를 잘 포착해 선도적인 보도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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