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회사 생활, 자립준비 위한 '동력'"
●광주청년센터 'GT컴퍼니' 성료
보호종료-사회진출 공백 없애
"2기 모집…심리·헬스 추가"
입력 : 2023. 07. 23(일) 17:55
지난 21일 광주 동구 광주청년센터에서 자립준비청년 가상회사 ‘GT컴퍼니’ 1기 사원 및 관계자들이 활동을 마치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
“마지막 출근이라니 믿기지 않네요. 그래도 여기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은 계속될 거라 믿어요.”

지난 21일, 광주 동구의 한 사무실에는 ‘계속 연락할 거지’, ‘시간이 너무 짧다’는 등의 아쉬움 가득한 대화가 이어졌다. 5개월 전 ‘신입사원’ 명찰을 달고 어색한 표정으로 처음 이곳에 모였던 10명의 청년은 어느새 그 누구보다 서로 믿고 의지하는 ‘동료’가 된 모습이었다. 이들은 서로 어깨를 토닥이며, 이제 회사 바깥에서 친구이자 가족으로 함께할 것을 다짐했다.

이날 마지막 출근을 한 청년들은 ‘GT컴퍼니’ 사원들이다. GT컴퍼니는 광주청년센터가 보호종료 후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해 설립한 가상회사로, 지난 2월 첫걸음을 뗐다.

통상 자립준비청년들은 보호종료 후 사회에 정착하기까지 공백기가 생기는데, 이 과정에서 경제적·사회적 고립 등을 경험한다. 또 사회 진출을 하더라도 관련 정보를 얻는 데 한계가 있어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GT컴퍼니는 이 같은 문제를 돕기 위해 교육·홍보·총무팀을 나누고, 생활임금을 지급하는 등 실제 회사와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됐다. 또 사내교육을 통해 손해사정·청년 주거 종류 및 LH 신청방법 등 생활에 필요한 기본 지식을 습득게 했다.

청년들은 회사 생활을 통해 많은 것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타인과 소통하고 이해하는 방법을 배웠으며, ‘자립’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지난 21일 광주 동구 광주청년센터에서 자립준비청년 가상회사 ‘GT컴퍼니’ 1기 사원들이 활동을 마치고 롤링페이퍼를 작성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
자립준비청년 A씨는 “GT컴퍼니 구성원들은 각기 역량도 다르고, 관심사도 달랐다. 처음에는 이를 조율하고 합을 맞추는 데 어색한 부분이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타인을 수용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출근하는 날만큼 생활임금을 지급받게 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여러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어도 경제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 GT컴퍼니는 삶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적절한 보상을 지급해 모두가 끝까지 수료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청년 B씨는 “자기 주도 프로젝트 시간을 따로 마련해줘 컴퓨터활용능력 등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 공부를 했다. 또 자기소개서와 이력서 작성 방법을 터득해 전공인 사회복지 관련 기관에 접수도 했다”며 “이를 발판 삼아 취업에 적극적으로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GT컴퍼니의 가장 큰 의미는 그동안 부재했던 지역 자립준비청년끼리의 관계망을 자연스레 형성했다는 점이다. 현재 일부 사원의 주도하에 GT컴퍼니와 별도로 운영되는 ‘한울’이라는 저역 최초 당사자 커뮤니티가 만들어졌으며, 회원들은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자립에 대한 고민과 정부 정책 등을 공유하고 있다.

GT컴퍼니는 지난 20일 2기 사원모집을 종료하고, 내달 1일부터 2기 사원들을 중심으로 새롭게 활동을 시작한다.

이솔희 GT컴퍼니 대표(광주청년센터 청년정책팀원)는 “자기 주도 활동 이전에 심리적 안정·체력 증진 등 활력을 돋우는 것이 먼저라는 판단에 2기부터는 ‘마인드·헬스 케어’를 추가하기로 했다. 심리 상담 및 개별 PT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며 “1기 수료자들 역시 여기서 끝이 아니라 2기의 멘토 역할로 함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강주비 기자 jubi.kang@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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